책읽기, 어린 시절의 즐겁고 행복한 한 부분인데, 걱정거리가 되고 계시다니 안타까워서 한 자 보탭니다.
저도 독서광이었고, 지금도 글읽고 글쓰며 살아야 하는 길을 걷고 있고, 두 딸들도 다 책을 많이 즐겨 읽는 편입니다. 그러나 아이들도 그렇고 저도 그렇고 글이 눈에 보이지 않는다고 불안하다거나, 심심하다거나 조급해진다거나 그렇진 않아요. 세상은 full of chocolates ^^ 그거 말고도 사실 재미난 일로 가득하잖아요.^^
아무런 문제도 아니고, 그저 성장과정 중의 한 면일 수도 있어요. 책을 많이 읽다보면, 혼자 생각이 많아져서 또래보다 과묵해지기도 하고 여기저기 부딪히고 멍해지기도 하고, 반대로 수다스러워지기도 하고 어느 순간은 오만해져서 다른 사람들이 우스워지기도 하고, 또 그런 순간들을 넘기면 책을 통해 다각도의 간접경험을 하면서 겸손해지고, 자기성찰을 하는 버릇도 생기구요... 그런데 이런 과정들은 되짚어보니 독서가 한쪽에 치우쳐있지 않아야 자연스럽게 이루어지지요.
활자중독이란 말에 예민하실 필요는 없다고 생각되지만, 걱정하시는 면면들이 과연 책 때문인지, 특정한 독서 성향 때문인지, 독서의 편중 때문인지, 혹은 부모와의 관계 때문인지 먼저 잘 가늠해보셔요. 저희 초5 도 어른용이라고 서점이 분류해놓은 책들도 꽤 보는데요, (특히 한국사나 수과학 책 분야는 어린이 청소년 서가쪽으론 만족못해서) 어른용 소설이나 팬터지는 조심스러워서 이제 슬슬 내가 보던 한국문학을 줘볼까 하는 정도입니다. 여전히 그림책도 보구요 ㅎ 동시, 한시, 철학책, 아래 걷자님이 쓰신 것처럼 문제해결과 관련된 책들, 어려운 사람들에 대한 도서들도 접합니다. 저의 경우는 책이 부족해서 아버지의 낡은 책들 가운데, 꿈의 해석이나 죄와 벌 등등도 초등 때 뒤져보았던 기억이 나네요.
베르나르 베르베르는 대서사라 할만큼 방대한 양의 글을 기발한 상상력으로 엮는 팬터지 소설을 주로 써 온 사람이지요^^ 프랑스인 특유의 현학적 문체도 있구요.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도 있지만, 팬터지의 특징 중 하나는 스토리의 강력한 흡인력 때문에 이해되지 않는 부분이 걸린다기보다는 그 다음이 자꾸자꾸 궁금해져서 중독이라 할만한 몰입을 보인다는 거에요. 팬터지에 몰입하는 거 자체도 문제점이라고 하기에는 좀 조심스럽습니다. 아드님의 독서 성향은 잘 모르겠지만, 팬터지는 사실 성장기 아이들에게 잘 걸러주어야 하고(저희 때는 무협, 애정 소설 등이었죠.),
독서의 폭을 넓히고, 또 속도의 강약을 조절할 필요도 있습니다. 읽는 책의 종류가 다양해지면 속도의 강약은 저절로 자리잡게 되죠. 신경써서 이해해야 할 부분은 늦어지거나 다시 곱씹고, 그렇지 않은 부분은 휘휘. 어떤 경우던 다독을 통해 인지능력 발달속도가 빨라진 아이들은 독서 속도가 평균보다 빠른 편입니다. 과연 제대로 이해를 했을까....? 독서량이 많아지면, 애들 성격에 따라 다르겠지만, 읽은 게 어쩔 수 없이 터져나옵니다. 말로, 글로, 혹은 그림으로. 나누면서 더 성장하기도 하지요. 쉽게 터뜨릴 수 있게 도와주세요 ^^
자주 대화를 하시는 편이십니까? 아이가 어떤 관심을 가졌는지, 어떤 책을 읽는지, 그 책이 그 아이에게 어떤 느낌과 생각을 주는지, 세상 돌아가는 거에 대해 어찌 생각하는지, 요즘 친구들의 관심사는 무엇인지, .....
부모나 친구들이 대화상대가 못된다고 생각하거나, 현실에서(부모, 친구, 학교 등등) 억압받는다고 느끼고 무의식중에 책에 몰두하는 친구들도 있을 거에요. 그런지 아닌지도 살펴보세요.
상담도 크게 거리낄 필요 없다고 생각해요. 과거와는 환경이 달라져서 제 3자의 시각으로 바라보고 이야기들어줄 필요도 있지요.
생각보다 다독이나 속독이 걱정되시는 분들도 많은가 봅니다. 전에도 비슷한 상황에 대해 답글 쓴 기억이 나네요. 딱 맞는 경우는 아니겠지만 혹시 도움이 될까하여 전에 제가 썼던 글 링크해볼께요. ^^
http://www.suksuk.co.kr/momboard/read.php?table=BEC_001&number=41712&page=2&sel=name&search=anthropo
: jin님의 글입니다.
> 안녕하세요.
> 저희 아이는 5학년 남자아이구요.
> 아이의 독서에 대해서 몇 말씀 여쭐까 싶어서 이렇게 처음으로 글을 올립니다.
> 제가 사는 곳은 지방이지만 그래도 이런 저런 학원들도 많고 아는 분들도 계신데, 이것이 사실 저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것은 아니것 같아요. 그래서 초등게시판에다 올려볼까? 하다가 중학생을 두신 분들이 조금 더 경험이 풍부하시지 않을까? 싶어서 이렇게 용기내어 봅니다.
> 저희 아이는 독서를 참으로 많이 하는 편입니다. 글쎄 제가 다른 아이들은 얼만큼 읽는지 실질적으로는 잘 모르겠으나 아이의 독서는 유아때부터 속도가 붙더니 이제는 어려운 그리고 두꺼운 상당한 양의 책들도 읽자마자 끝내니까요. 읽고 또 읽다보니까 자기 나름대로 속독법이 생겼고 어른들이 읽는(주로) 책들도 사다주기가 무섭게 뚝딱뚝딱입니다. 참고로 아이가 가장 좋아하는 작가는 베르나르 베르베르입니다.
> 여기까지 이야기하면 모두들 그게 무슨 문제인가? 지 아들 글 많이 읽는다고 자랑이냐? 하실지도 모르지만 사실 저의 걱정은 아이가 그렇게 책을 읽으면 읽을수록 일상적인 생활에서의 차이가 생겨나기 때문입니다. 예를들면 가장 눈에 띄게 변화한 것이 성격의 급함입니다. 모든 것을 할때에 서두르고 바쁘고 하다보니까 넘어지기도 자주 하고 실수도 자주 하고......책을 많이 읽으면 읽을수록 오히려 침착하고 차분해지고 무언가 골똘히 생각하는 그런것을 기대했는데 전혀 아.닙.니.다. 그래서 그런것들로 인해서 혼나기도 많이 하고 싸움도 하게 되고 방학이다보니까 더욱 힘드네요.
> 생각할 시간이 없이 너무 책을 읽어대기만 해서 그럴까요? 저는 아이가 식탁에 앉을 때에도 턱하니 책갖다놓고 세워놓고 책을 읽으면 휙 던져버립니다. 밥먹을때엔 제발 밥만 먹고 식구들과 이야기도 좀 하자고 말입니다. 그러면 또 울죠... 다른 생활하는데 있어서 아이가 절대 유별나거나 특이하거나 그렇진 않습니다. 멀쩡하고 오히려 리더쉽도 있습니다.
> 하지만 엄마 눈에는 마치도 언젠가 터질 다이너마이트처럼 불안한 건 왜일까요? 남편이 지난번에 활자중독증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던데, 상담을 받아야 하는건지요? 주변에 책을 좋아하는 친구들도 이런 것인지요? 아이가 책을 많이 읽어서 좋겠다고 주위의 분들이 그럴때마다 저는 그저 웃습니다. 많이 읽는 것과 잘 읽는 것의 차이에 대해서 제 나름대로 고민이 되거든요. 그리고 이럴 때에는 어떠한 방법으로 아이를 잘 이끌어야 할까요?
> 여러 어머님들의 조언을 구하고 싶고 혹시 찾아갈 수 있는 기관이 있다면 알려주시면 정말 고맙겠습니다. 더운 여름날 건강 유의하시고 좋은 의견 기다릴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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