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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학년 엄마표 진행기 1탄 - 쓰기에 관해서

  • 타조알
  • |
  • 2012-02-09
69

그리미님께서 숙제를 내주셔서 말 잘 듣는 타조알이 또 뭉기적뭉기적 나오긴 했는데

떠오르는 내용이 참 빈곤하기 짝이 없습니다.

구래도 열씨미 쥐어짜서 만들어낸 제목은 '고학년 엄마표 진행기 1탄 - 쓰기에 관해서'입니다.

그렇다고 2탄, 3탄, 4탄... 쭈욱 쓰겠다는 의지를 표명하는 것은 아니고욤.

쓰기에 국한되다보니 궁색해서 붙여봤습니다.

 

4학년 딸 아이를 편의상 큰알이라 칭하겠습니다.

홍박샘님께서 하사하신 타조알 주니어 1호의 애칭입니다.

큰알의 쓰기는 집에 돌아다니는 이면지에 맘껏 끄적이고

가족들에게 말도 안되는 철자로 편지 쓰는 것으로 시작했습니다.  -다섯 살 무렵.

그러다 누군가에게 받은 종합장 비스무레한 노트에 그림 일기 형식으로 끄적이더라구요.

여전히 시제 철자 하나도 맞지 않았고 그림에 나오는 사람들은 죄다 졸라맨이었지만

엄마 눈에 엄청 사랑스러웠습니다.  -여섯 살 무렵.

그대로 무한격려만 해주었더라면 좋았을 것을 부족한 엄마가 진짜루 예쁜 일기장을 사주었지 뭡니까.

예쁜 일기장에 걸맞는 예쁜 글씨와 올바른 철자를 꿈꾸며 엄마는 첨삭에 들어갑니다. -일곱 살 무렵.

일기 쓰는 횟수가 현저하게 줄어들고서야 첨삭에서 손을 뗐지요. 아차차^^;;;

아이는 거기서 방향을 전환해서 소설-말이 소설이지 그냥 짧은 이야기 구조였습니다만-을 써보겠다며

시간을 몽땅 바쳐 매진합니다.  -여덟 살~아홉 살 무렵.

그대로 무한격려만 해주었더라면 좋았을 것을 부족한 엄마가 왼종일 쓸데없는 일만 한다며 핀잔을 주었지 뭡니까. 너무 빠져 있으면 다른 쪽이 아쉬워 보이고 또 그 쪽에 빠져 있으면 이 쪽이 아쉬워 보이는 부족한 엄마가 문제네요^^;;;  

여기서 보너스. 큰알 1학년 때 엄마한테 핀잔 들으며 쓴 소설 한 편 중 일부분 발췌입니다.

총 25권이 있는데 그 중 네 번째 작품(?)의 뒷부분입니다.

 

 앞부분 생략...

 One day the king was killed by an arrow that his son shoot to learn how he can shoot the arrow.

 His age was 163.

 His wife was so sad and made a poem.

 *** Everyone lives and dies.

      Everyone dies and lives.

      My husband has lived for 163 years.

      But I'm too sad to let him go.

      If this is night, we should sleep and wait.

      I should also sleep and wait.

      Wait, my husband!

      I'll go with you.  ***

Then she killed herself.

 

지금 글을 쓰느라 다시 꺼내 봤는데 어디다 연습을 했다 옮겨 적은 것도 아니고 누가 첨삭을 한 것도 아닌데

1학년치고는 기특한걸요^^

첫 문장부터 틀린 부분이 몇 군데지만 그래도 첨삭하지 않은 것은 정말 잘한 일이라고 생각됩니다. 

소설은 한동안 이어지다가 언젠가부터 뜸해졌습니다.

이유를 물으니 별로 생각할 여유가 없어서랍니다.

 

** 여기서 잠깐**

쓰기를 맨처음 시작하는 가정에 꼭 드리고 싶은 말씀은..

1. 아이에게 실컷 놀고 실컷 생각할 수 있는 여유시간을 많이 주셔야 쓸거리도 풍부해집니다.

   상상의 나래를 펼칠 시간 말이지요.

   무언가를 해봐야겠다는 의욕이 생길만큼의 여유도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2, 쓰기에 대해서 너무 거창하게 생각하지 않으셨으면 합니다.

   아이가 그냥 끄적이는 것에서부터 쓰기의 시작이고

   철자, 문법, 내용, 다 기특하게만 바라봐 주시고 격려해 주시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첨삭은 한참 후로 미뤄 주세요.

   어느 날 어느 시점에 쓰기를 본격적으로 시도해 봐야지 하는 생각은 전 아니라고 봅니다.

   그저 자연스럽게...

3, 낙서, 편지, 이야기 꾸미기 등이 쓰기의 시작으로 적당하겠습니다.

   아이가 스스로 시도할 수 있게 자연스러운 환경을 만들어 주세요.

   낙서도 벽에 붙여 두시고 한없이 사랑스러운 눈길을 마구 보내주세요.

   편지에 한없이 감동하는 눈길을 마구 보내주시고 답장도 써주시고 쓸 대상도 많이 만들어 주세요.

   큰알의 외삼촌은 큰알이 준 편지를 지갑에 넣고 다니면서 만날 때마다 얼마나 행복했는지 말해줍니다. 

   큰알이 외삼촌을 많이 좋아해서 건강도 걱정해 주고 얼마나 사랑하는지도 쓰고 그랬거든요.

   그리곤 만날 때마다 독촉합니다. "다음 편지는 언제 써줄거야?"

   큰알의 소설은 대출증을 만들어서 주변에 대출도 해주고 각자의 favorite도 뽑아보곤 했습니다.

   그리미님께서 전에 올려 주신 글 중에 아주 멋진 노트에 관한 것이 있었습니다

   그림도 그리고 시도 쓰는 노트였는데 정말 좋았습니다.

   책 읽다가 감동을 느꼈던 구절이나 느낌도 좋고 간단한 사색이 담긴 글도 좋고 시도 좋을 것 같습니다.

   그게 꼭 아이의 쓰기 능력을 향상시켜주지 않는다 해도 나중까지 좋은 추억으로 남게 될 것 같아요. 

4, 너무나 당연한 이야기겠지만 어떤 언어로든

   많이 읽어 주시고 많이 들려 주시는 것이 쓰기의 바탕이 되겠습니다.

5. 쓰기에서 중요한 것은 형식이 아니라 컨텐트입니다.

    단어시험, 문장 받아쓰기, 5형식 구조 등에서 방황하지 마세요.

 

요즈음의 글쓰기는 학교에서 숙제로 내주는 일기나 독후감을 간혹 영어로 쓰는 정도,

그리고 주 1회 에세이 쓰기입니다.

 

**여기서 잠깐**

 에세이 쓰는 요령입니다.

1. 첫 문장은 반드시 사람들의 흥미를 유발시키는 도입부가 되어야 하고

   그 뒤에 주제를 밝혀주며

   서론의 마지막 부분은 본론에서 다루게 될 몇 가지 생각을 미리 맛 보여주는 소개로 맺는게 좋답니다.

2. 본론은 주제의 예나 설명들을 통해 뒷받침 해주고

   각 문단마다 주제를 밝히는 문장이 필요하고

   그 주제 문장을 뒷받침 해주는 문장이 필요합니다.

3. 결론에서는 서론에서 제시한 주제를 다시 언급해 주고

   본론 문단에서 언급한 각각의 요점들을 요약한 다음

   강조와 함께 자신의 결론적인 언급으로 글을 맺습니다.

4. 자신의 독특한 경험과 생각이 담겨 있으면 더 좋겠습니다.

 

에세이는 아이의 생각이 어느 정도 영글었을 때 더 잘 뽑아져 나오는 것 같습니다.

아까 쓰기에 관한 당부 4번에서도 언급했듯이 많이 읽고 많이 주워 들은 것이 있어야

좋은 에세이도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저희 집에서는 아이와 신문을 읽고 이야기를 나누는데

꼭 좋은 에세이를 위해서 하는 작업은 아니지만 많은 도움이 되는 것 같습니다.

세상 돌아가는 이야기와 그것에 대한 생각을 나누고

칼럼에서는 그것을 어떤 관점에서 풀어내고 있는지도 보고

어려운 한글 어휘도 배울 수 있습니다.

아, 신문은 한글신문이에요^^

그리고 제가 거의 읽어주는 편입니다.

아이가 그 시간을 참 행복해합니다.

제가 목이 아파서 좀 쉬려고 하면 많이 아쉬워하거든요.

또 한 가지, 잘 쓰여진 모범 에세이를 읽어 보는 것도 도움이 된다는 것.

큰알은 에세이로 무슨 대회를 나가는 것도 아니고

당장 입시에서 필요해서 연습하는 것도 아니고

단지 자기 생각을 글로 풀어보는 연습을 해보는 것이기에

전문적으로 첨삭을 받지도 않고 모범 에세이 흉내를 내 볼 필요도 없습니다.

모범 에세이는 그저 책을 읽듯이 집에 두고 가끔 읽어보는 정도입니다.

모범 에세이는 시중에 나와 있으니 참고하시면 되겠습니다.

큰알의 에세이는 논리도 약하고 박박 우겨대는 정도입니다.

엄마 아빠가 뭔가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을 때에도 꼭 껴들어 의견을 내놓곤 해서 아주 피곤하거든요.

그냥 듣고만 있거나 그냥 동생이랑 놀고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만큼 부실한 이야기를 쏟아 놓곤 하는데

에세이도 뭐 그런 수준입니다.

사실 에세이라고 이야기를 하기가 좀 뭣하기도 하구요.

그렇지만 그 시작은 미약하였으나 끝은 창대하지 않겠나 생각하며

아이의 생각의 출구를 터주는 것도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마지막으로 저희 집에서 하고 있는 쓰기에 도움이 되는 작업 중에

전에 중게에 올렸던 'bbc뉴스 공부하기' 글에서도 언급했듯이 뉴스 딕테이션이 있는데

이건 그닥 허걱 할 만한 일은 아닙니다.

이것도 거의 한글 신문 읽기처럼 영어 공부 보다는 세상 돌아가는 이야기 나누기가 중점이 되고 있고

이미 공부한 내용을 딕테이션 하는 것이라 크게 어렵지는 않습니다.

그렇지만 너무 일찍 시작하시지는 않았으면 하는 마음에서 중게에 올렸으니 참고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헉헉~~

긴 글 읽느라 고생하셨습니다.

저도 숙제하느라 고생ㅋㅋㅋ

긴 시간 쑥쑥과 함께 해서 정말 많은 도움을 받았고 저도 뭔가 풀어내서 도움을 드릴게 있다니 영광입니다.

제가 글을 올리면 많은 분들이 노력,, 열정,, 고생,, 이란 단어들을 말씀하시는데

전 오히려 즐거움이란 단어를 떠올려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저도 불안할 때가 있고 지칠 때가 있지만 

생산성 떨어지는 엄마(두 아이 다 참 힘들게 가졌거든요^^*)에게 태어나 준 것 만으로도

모든 시간을 감사히 받아들이고 즐겨야 한다는 생각입니다. 

그리고 엄마표 영어의 최고의 전제 조건은

절대로 엄마가 욕심껏 앞서 나가서는 안된다는 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아이가 먼저 앞서갈 수 있게, 여유있게 즐겁게 나아갈 수 있게

엄마는 최대한 뒷받침 해주는데서 그쳐야 할 것 같습니다.

아이는 훨씬 편하고 즐겁지만 엄마의 노력이나 수고는 생각보다 많이 필요한 것이 엄마표지요.

그래도 우리 아이들은 하나님이 주신 기업이고 커다란 선물이 아니겠습니까.

쑥의 모든 어무이들 화이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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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람사랑
  • |
  • 2014-01-01 1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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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글 도움받고 갑니다. 감사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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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순돌샘
  • |
  • 2012-02-29 1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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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가지만 저도 여쭤봐도 될까요?  시중에서 좋은 모범에세이 추천한번 받고 싶은데요...염치불구하고.
  • 글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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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순돌샘
  • |
  • 2012-02-29 18:40
답댓글

타조알님 감사합니다.  자성의 맘으로 눈물이 흐르네요. 요즘 neat 의 열풍에 이 엄마도 휘말리면서 다짜고짜 아이에게 쓰기만을 강요했었네요. 학년초에 맞춰 학원 레벨 맞춰주겠다고 몇군데 다니면서 본 레벨테스트에서 그동안 써보지도 않았던 쓰기를 테스트 받게 한  엄마랍니다. 테스트 받고 나오는데 힘이 쭉 빠져서 나오던 우리 딸들. 곧 돌아오는 우리딸들 한번 안아주고 다시금 처음 맘으로 해봐야겠어요. 우리 딸들....내맘대로만 내 의지대로만 그것이 그냥 열정인양 그렇게 했던 못난엄마는 오늘 참 부끄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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