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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개월+10]팥죽할멈과 호랑이

  • 봉황
  • |
  • 2001-08-28

1!@#$
[2001년 8월 28일]



오랜만에 공연을 보러 갔다.
구리의 LG백화점 아동극장에서 하는 ?_blank"팥죽할멈과 호랑이(8월 30일까지) 보러가려고 차 한대로 네집이 가기로 약속이 되어 있었지만 현지아빠가 다행히 시간이 나서 가는 길엔 편하게 갈 수 있었다.

매표가 공연시작 15분전부터라고 해서 그 앞에서 북적북적대며 한참을 서있다가 표를 끊었고 들어가서도 부모님들은 가운데 자리에 앉을 수가 없어서 이리저리 자리를 옮겨다니는 바람에 공연시간이 조금은 지연되었지만 극단 사다리 단원인 귀여운(?) 오빠가 깜찍한 마술을 보여주면서 아이들의 시선을 잡더니 곧이어 무대가 올라갔다.

두가지 무대로 이루어졌다.
"무엇이 될까?" "팥죽할멈과 호랑이"

"무엇이 될까?"는 노란색의 막대 여러개와 훌라우프를 이용하여 아이들에게 친숙한 동요와 함께 어울리는 변화를 주는 것이었다.
처음 부분은 난타의 아류작을 보는 느낌처럼(사실 이런 리듬이야 일반적이었지만 지금은 난타의 특징이 비트있는 리듬으로 인식된 만큼 그런 생각을 가진 것 뿐이다.)
화살표의 좌우로 시작해서 큰 화살표가 되었다가 삼각형, 사각형도 되었다가 물고기도 되고,
글을 모르는 아이들은 저게 뭔가..했겠지만 훌라우프와 막대를 이용해서 "야, 여, 유, 요"를 만들기도 하고, 로케트가 되어 빨간 쓰레받이를 꼬리에 달고 슝~ 날아가기도 하고, 개구리도 만들었다가 꼬마자전거에서 큰 자전거로..
애벌레의 꿈틀거리는 움직임은 자연스러웠고 그에 따라 나오는 멜로디 또한 "나비야~ 나비야~"였는데 은은한 느낌이 잘 맞아 떨어졌다.
드디어 나비가 되고 꽃도 되었다가 나비의 심술때문에 곤충채와 튜울립으로 변해서 나비를 골려주기도 하고.
애벌레가 나오는 부분은 잔잔한지라 집중력이 좀 흐트러지는 듯 하다가 금새 막대기들의 다양한 변화에 다시 빠져들곤 하는 현지를 볼 수 있었다.
첫버냬ㅉ 무대를 마치고 막대기 하나로 표현할 수 있는 다양한 흉내를 내어 아이들이 맞추기도 하고 한 아이가 나가 막대기로 표현하고 싶은 것을 표현해보는 시간도 있었지만 아이가 어린탓(수줍음이 많은 탓인가?)으로 그냥 시시하게 끝나버렸다.
조금 더 큰 아이들이었다면 자유롭게 나가서 자기 의견을 표현할 수 있었을텐데..대부분의 아이들이 너무어렸나보다.

이어서 시작한 "팥죽할멈과 호랑이"
처음 이 공연에 대한 전단이 집에 왔을때 그림만 보고 얘기를 지어서 해달라고 해서 몇번 해주다가 책을 찾아 읽어주기 시작했다.
책에 나오는 "할멈~~왜 울우~"라는 말투와 "팥죽 한그릇 주면 내 살려주지.."라는 반복되는 문구때문에 흉내장이 현지가 곧잘 엄마에게 써먹곤 했었는데 오늘 공연을 보더니 자꾸만 나에게 "할멈~ 할멈~" 그런다.

대강의 내용은 이렇다.
팥밭을 매던 할머니가 호랑이에게 잡아먹히게 생겼는데 겨울에 팥죽을 쑬 때까지 기다려달라는 것.
겨울이 되어 할머니가 팥죽을 쑤고 있는데 자라, 밤톨, 멍석..등이 나타나 팥죽한그릇 주면 할멈을 살려준다하니. 그리하여 할멈을 잡아 먹으러온 호랑이를 각자의 위치에서 호랑이를 골탕먹인다는 내용.

처음에는 공연의 내용이 현지가 읽었던 책과 약간 구성이 달라서 눈을 동그랗게 뜨면서 날 바라보며 의아한 듯 표정을 지어보였지만 곧이어 비슷한 스토리라는 것이 느껴졌는지 공연 중간중간에 다음 이야기를 물어보면 얼른 대답해 주곤 하였다.
공연 진행 방법은 예전에 보았던 "아낌없이 주는 나무"처럼 사람이 직접 인형이나 등장인물(밤, 멍석, 절구, 송곳, 자라)을 들고 다니면서 연기를 하는 것이었는데 예전에 볼때와는 다르게(그때는 현지가 무척 지루해했고, 그런 공연이 처음이어서 그랬는지 사람과 인형이 하나라는 인식을 못하는 것 같았다)사람보다는 밤톨과 다른 송곳의 모습과 말투에만 신경을 쓰는 것 같았다.
더군다나 각각의 동물과 물건들에 따라 악사가 연주하는 그들만의 리듬이 있었기에 느낌이 더 살았던 것 같다.
물론 책 내용을 잘 알고 있으니 이해가 가기에 그랬는지도 모른다.

집에 있는 책은 보리에서 나온 "팥죽할멈과 호랑이"인데 아마 극단 사다리에서 기본으로 한 그림책은 다른 곳에서 나온 "팥죽할머니와 호랑이"인 것 같다.
돌아오는 길 다음에 보러 갈 전시에 대한 책을 고르느라 서점에 들렀는데 현지가 "팥죽할머니와 호랑이"라는 책을 들고와서는 비슷한 책이라며 읽어달라기에 읽어주다보니 공연의 전체 내용과 맞아떨어지는 것이었다.

처음 책을 읽을 때부터 재미있게 봐서인지(책의 그림에서 오히려 더 생생한 느낌을 받아서인지) 오늘 공연은 책의 느낌을 충족시키진 못했지만 나름대로는 볼만 한 것 같았다.
특히 시간 조절이 잘된 것인지 아이가 지루하지 않게 볼 수 있어서 좋았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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