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영이가 생각보다 일찍 한글을 터득한 덕분에 나는 영어쪽만 신경을 쓰면 된다는 것이 다행스럽게 느껴졌다. 하지만 영어 '학습'을 어떻게 시작해야 좋을지 몰랐던 내게 어느날 찾아온 영어 교재 판매 사원의 이야기는 걱정과 불안을 안겨 주기에 충분했다. * 전집 교재를 사버리다..(2000년 3월경) 2월 말인가, 집을 잘못 찾아온(윗집이었다는데 믿거나 말거나…) 모 영어 교재 회사의 영업사원에게 문을 열어 주게 되었다. 잘못 찾아왔노라고 딱부러지게 거절하면 좋았을 것을, 물 한잔 얻어 마시면서 잠시 쉬어갔으면 좋겠다는 말에 마음이 약해져서... 결국 방에 앉아서 영업사원으로부터 이런 저런 설명을 듣고 있자니, 고민이 시작되었다. 그렇지 않아도 아영이의 영어교육을 위해 무엇이든 해야 할 것 같은 생각이 마구마구 들던 때였던지라 말 하나 하나가 예사롭게 들리지가 않는 것이었다. TV에서 보니까 5살밖에 안 되었는데, 나보다 더 능숙하게 영어로 말하는 아이도 있던데… (그 광고 기억하실래나?) 너무 늦게 시작하면 학교가서 아이들에게 뒤떨어져서 힘들어 하지 않을까… '애 아빠는 지금도 영어 때문에 스트레스 받고 사는데, 아영이 만큼은 그런 고생 안 시켜야지' 하는 생각이 마구 마구~ 머리 속을 헤집기 시작했다. 한 시간을 넘게 이야기를 듣고 난 후에 교재 구입을 고려해보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그러자 영업사원은 그 자리에서 계약서를 쓰자며 한 시간 넘게 나를 붙잡았다. 하지만 충동구매는 금물!! ㅎㅎㅎ 나는 생각할 시간을 달라고 하고 그 분들을 힘들게~ 돌려 보냈다. 에휴~ 어찌나 진 빠지던지... 땀이 삐질삐질~~ 그 날 밤 귀가한 남편과 의논을 하기 시작했다. 결국 '한글은 쉽게 깨쳤으니 영어만큼은 돈을 들여서라도 가르치자...' 라는 쪽으로 결론이 났다. 며칠 뒤 다시 찾아온 영업사원은 팜플렛을 이것 저것 펼쳐 놓으며, 교재를 단계적으로 사는 것보다 한꺼번에 구입해서 활용해야 아이가 빨리 깨친다며 계속해서 몇 가지를 제시했다. '우리 형편에 그걸 다 사기는 힘들다는 생각과 어짜피 살 거라면... ' 이라는 두 가지 생각을 저울질하다가 돈 버는 사람(^^*)에게 전화를 했다. 남편이 아이 교육과 관련된 것은 나에게 일임하고 있었지만 그래도 거금이 드는지라 의논 전화를 하니 "이왕 하는 거 다 해라~(울남편 통도 크지!)"... 끙, 빤한 형편에 결국 남편 한 달 월급에 맞먹는 금액을 들여 (그것도 할부하면 수수료 문다는 생각에 일시불로… ^^;;) 교재 몇 가지를 한꺼번에 구입하고야 말았다. 당연히 그 후유증은 몇 달에 걸쳐 우리 가족이 손가락만 빨게 만들었다… 지금도 그 생각하면 쩝~ 본전 생각만 난다. 그런데 교재를 받았을 때 솔직히 엄청나게 실망했다. 내가 생각했던 형태와는 너무 달랐기 때문이다. 교재의 대부분은 카드 위주였다. 그 때 엄마들의 관심을 부척 끌고 있는 ORT1, 2단계도 함께 구입했는데, 이 책 역시 내가 기대하던 동화책과는 거리가 멀어 보였다. (내가 처음부터 수준 높은 책을 원했음을 이제는 알지만… ㅎㅎㅎ) 나는 아이와 함께 사용할 수 있는 생활회화를 원했었는데 단어카드만 잔뜩 산 것 같아서 후회막급... 교재나 영어책을 활용하는 방법이 다양하다는 것을 알았더라면, 내가 영어실력이라도 좀 있었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 하는 생각이 지금도 팍팍~ 든다. 내가 왜 쑥쑥을 좀 더 일찍 알지 못했단 말인가~~ ㅠㅠ 3월부터 방문 수업을 시작했고, 아영이도 이때부터 어린이집에 다니기 시작했다.. 하지만 한 주에 한번씩 선생님이 와서 달랑 20분 정도만 단어카드 진도 나가고 서둘러서 가시는 거 보고 또 실망했다. 그래도 한 40분 정도는 해 주실 줄 알았는데… 그나마 한 달도 안 되서 선생이 금방 바뀌었다. (그 후로 6개월 내에 두 번이나 더 선생님이 교체되었는데, 그 과정에서 더욱 더 실망... 한 번은 남선생님이었는데 진짜 수준 미달이었음) 아이는 아이대로 자주 바뀌는 선생님 앞에서 낯가리고 입이 안 열려서 모기만한 소리만 쬐끔씩 들릴 뿐이었다. 이상으로 유아영어에 대한 접근 방법에 정말 무지했던 한 엄마가 어떻게 아이의 영어 교육을 시작하게 되었는지를 적어 보았다. 그 뒤로 쑥쑥을 접하게 되면서 나도 유아영어에 대한 정보에 서서히 눈을 뜨게 되는데 이 이야기는 다음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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