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로 이사 오려고 동네를 알아보던 중 근처에 장애인종합복지관이 있는 걸 발견했지요.
이사도 오기 전부터 봉사하겠다고 연락해놓고
대충 집이 정리 되어 저번주 월요일부터 주 1회 3시간 봉사하기로 하였습니다.
그러니까 어제로 두번째 다녀온 셈이지요.
제가 봉사하러 간 곳은 복지관에서도 가장 심한 사람들이 모여있는 곳이랍니다.
즉... IQ가 30정도인 사람들이 10명 있어요.
제대로 몸을 움직일 수 있는 사람은 자폐이거나 정신지체가 아주 심해서 움직일 수 있는 몸조차 어찌 다루어야 하는지 모릅니다. 화장실도 가서 옷 내려줘야 볼 일을 보고 밥도 챙겨주지 않으면 밥만 먹거나 반찬만 먹기도 해요. 여성의 경우 생리대도 갈아주어야 합니다.
어제는 제 손에 상처를 입었어요.
눈도 맞추지 못하고 몸은 마구 뒤틀리고 말도 못하는 분인데 손을 잡으면 아주 세게 할퀴거나 꼬집습니다.
딸아이가 제 상처를 보더니 묻더군요.
"엄마. 무섭지는 않았어?"
보통 분들이 보면 무서울 수도 있는 사람들이지요.
가만히 있다가 미친 것처럼 소리를 지르지도 하고 허공을 보고 깔깔거리며 웃기도 합니다.
5cm 도 안되게 얼굴을 들이밀고 빤히 쳐다보기도 합니다.
순식간에 밀쳐내거나 잡아당기기도 해요.
더럽다고 생각할 수도 있을겁니다. 침도 흘리고 콧물도 흘리고 입가에는 반찬이 잔뜩 묻어있고 뒷처리가 제대로 되지 않아 찌린내가 나기도 합니다. 더더군다나 그들은 아이도 노인도 아닌 저보다도 덩치가 큰 성인들이라서요..
하루종일 집에 있으면 보호자도 그들도 얼마나 답답하고 힘들까요.. 복지관 시설이 아주 훌륭하다고는 할 수 없어도 그래도 이곳에 오면 사람도 만나고 몸도 움직이니 그들도 덜 답답할테고 보호자들도 숨을 쉴 시간이 필요할테니까요.
첫 날 담당선생님이 그리 말하더군요. (저보다도 젊어보이는 남선생님이었어요)
너무 스트레스 받지 마시고 뭔가 희망을 가지려고 하기 보다는 그저 안전하게 보호하다가 보호자에게 돌려보낸다는 생각으로 하면 될 거라고.. 아이도 키워봤는데요.. 라고 말하자 그가 말하더군요.
"아이들은 희망이 있잖아요. 가르치면 배우고 오늘보다 내일이면 더 발전하고.. 이분들은 그런 희망이 없구요. 퇴화하지 않기만을 바랄 뿐이니까요. .."
그가 하는 말이 무엇일까 곰곰히 생각해 봤는데.. 계속해서 스트레스 받지 말아달라 부탁하는 모습에서 아마 많은 봉사자들이 희망이 없음에 지쳐 떠난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했던 말을 100번을 해도 지치지 않고 또 말하는 사람. '고양이'라고 가르쳐도 계속해서 '미모'라고 말하는 사람을 보며 나아지지 않는다는 걸 인정해야만 이 생활에 적응할 수 있을 거라고 스스로에게 다짐했습니다.
희망을 버리라고...
희망을 버리라고...
그런데요.. 이상하게 만져주고 쓰다듬어주고 노래해주면... 좋아하는 게 느껴져요.
그건 희망은 아니겠지만 기쁨일 수는 있겠더라구요.
희망을 버려도 기쁠 수도 있고 즐길 수도 있더라구요.
우리는 아이들로 인해 희망을 꿈꿀 수 있으니 너무 행복한 사람들인 것 같습니다.
그렇지만 너무 큰 기대로 인해 실망을 맛보기도 하잖아요.
희망은 아이가 나날이 조금씩이라도 성장한다면 그게 희망인거죠. 더 큰 기대는 욕심일 수도 있을 거 같아요.
아주 큰 희망을 갖지는 않더라도 기쁘고 즐거운 하루를 보낼 수는 있잖아요?
"엄마. 무섭지는 않았어?" 에 대한 대답은 아마 아이가 스스로 찾아낼 수 있는 날이 오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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