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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소개] 템플 그랜딘

  • 개구쟁이맘
  • |
  • 2012-04-18
15

 

 

줄거리

자폐증을 이겨낸 감동실화!

"전 완치된 게 아닙니다. 평생 자폐아겠죠. 저의 엄마는 제가 말을 못할 거라는 진단을 믿지 않으셨어요. 그리고 제가 말을 하게 되자 학교에 입학시켰어요….(중략) 제가 뭔가에 참여할 수 있도록 많은 분들이 최선을 다했어요. 그분들은 아셨습니다. 제가 다를 뿐이라는 것을! 모자란게 아니라 다르다는 것을! 게다가 저는 세상을 다르게 보는 능력이 있었습니다. 다른 사람들이 보는 것까지도 자세히 볼 수 있는 능력입니다. 엄마는 나를 혼자 살아갈 수 있도록 가르치셨어요. 모든 것이 낯설었지만 그것들이 새로운 세상으로 나아갈 수 있는 관문이 되었어요. 문이 열렸고, 제가 걸어나왔습니다. 저는 템플 그랜딘입니다."

템플 그랜딘은 4세부터 자폐증을 지니게 된 인물로, 주변의 배척과 따돌림에도 꿋꿋하게 자신의 의지와 노력으로 자폐증이라는 험난한 시련을 이겨내고 자신의 꿈을 펼쳐나간 멋진 여성으로 현재 비학대적인 가축시설의 설계자이며 콜로라도 주립대학의 준교수이다.

 

(출처: 네이버 영화 평)

 

 

-----------------------------------------------------------------------------

 

이 분의 이름을 처음 듣게 된것은

발달장애아동 까페에서였다.

주로 자폐증과 발달장애 아동들을 대상으로 하는 그 모임안에서

템플 그랜단의 책을 소개받은후부터

나는 어떻게 자폐인이 세상을 바라보는지,

그녀의 시각에서 적은 그 책이 몹시 궁금했다.

그래서 도서관에 희망도서를 넣은 다음 기다리고 있던중

우연히 이 영화를 보게 되었다.

 

최근 난독증 관련된 책을 읽으면서

난독인의 시각에서 영화를 찍으면 그들을 설명하기가 참 쉽겠다는 생각을 했었다.

난독인들은 시각적 이미지에 강하고 마음안의 눈을 가지고 있고

사물을 볼때 여러 각도로 돌려서 입체적으로 보는 능력이 있기 때문에

그들의 특징을 이렇게 언어라는 틀로 담아 표현하기보다는

영화같은 매체로 보여주는것이 훨씬 정확할거라는 생각을 했다.

 

그런데 이 영화에서는 바로 그런 점을 잘 살리고 있다.

템플이 세상을 바라볼때, 마치 사진을 찍듯 그 영상을 마음에 담아

마음속에 담아둔 영상을 꺼내서 바라보는 모습.

그리고 추상적인 개념을 이해하기 어렵기 때문에

각 각의 단어는 고유한 이미지(사진)로 저장해두고

그 단어를 떠올릴때마다 그 이미지를 저장했던 당시의 상황과 느낌을 재현할 수 있는 것이다.

 

게다가 사물을 다차원적으로 바라보는 능력이 있기 때문에

그녀는 울타리문이나 각종 설치물들의 각도를 마음속에 입체적으로 그릴수 있으며,

설계도를 볼때에도 그 이미지안에 자신이 들어가서 실제로 걷는것같은 느낌을 가질수 있기 때문에

그 설계도가 의미하는 본질적인 목표를 잘 이해하고 최적으로 만들수 있는 것이다!!!

(역사상 뛰어난 발명가나 과학자가 가졌던 능력들과 유사하다)

 

자폐증과 난독증은 서로 다른 카테고리상의 용어지만

시각화에 강하고 사물을 입체적으로 돌릴줄 알고 소리와 시각에 민감하다는 면에서는

상당히 일치하는 부분이 많다.

 

난독증 책에도 나오는 이야기인데,

일상생활에서 단계적 학습(procedural learning)을 쉽게 배우지 못하는 사람들이 있다.

이들은 남이 하는 일을 흘끗 보고 절대로 배우지 못하고

일상적인 허드렛일도 아주 많이 반복하고 경험해야 어렵게 자동화에 이른다.

 

하지만 자동화가 어렵기 때문에, 오히려 그 일을 느리게 하게 되고,

그로 인해 쉽게 자동화를 하는 사람들에 비해 그 일에 대해 더 생각하고

다른 영역에 대해서까지 사고를 확장해서 새로운 영역을 창조할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들은 일상생활에서 늘 stranger이다.

마치 템플이 새로운 낯선 환경앞에서 더 많이 위축되고 두려워했듯이.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stranger같은 느낌은 나도 참 많이 느끼는 부분이다.

나도 일상생활의 자동화가 잘 안되어서 쉬운 일을 어렵게 하는 스타일이다)

 

하지만 그렇게 일상화가 되지 않은 만큼(현실에 발을 깊이 담그지 않았기에)

이들은 그만큼 창조성의 세계에 들어갈 특권을 얻은 셈이다.

 

학교에 잘 적응하지 못하고 심하게 산만하거나 몽상적인 아이들도

일상생활에서 stranger로 살아가는 아이들이다.

남들 다 쉽게 하는 학교 생활도 힘들다고 울면서 겨우 하는 아이들이다.

하지만 바로 그런 비일상성이 오히려 아이들의 창조성을 발휘하게끔 하는 가능성일수 있다.

 

남들 다 하는걸 못한다고 가슴 치지 말고

아이들의 그런 면을 모자란것이 아니라 다른것이라고 생각하자.

마치 템플의 엄마가 자폐아 템플을 모자란것이 아니라 다른것으로 생각하며

끊임없이 딸의 가능성에 대해 희망을 가졌듯이!!

 

이 영화에서 인상적인 대목을 조금 더 짚어보겠다.

아직 말문도 트이지 못한 어린 템플에게 엄마가 단어카드를 보여주며 가르치는 장면이 나온다.

템플은 오로지 천정에 매달린 샹드리에 선풍기에만 관심이 있어

아무리 엄마가 단어카드로 고개를 돌려도 템플은 다시 선풍기로만 시선을 돌렸다.

몇번의 시도끝에 지친 엄마가 한숨을 쉬면서 잠시 휴식을 취해야 겠다는 장면이다.

 

엄마 말을 잘 안듣고 언어에 관심이 없는 아들을 키우다보니

이 장면이 참 남다르게 다가왔다.

어른들은 자신의 기준으로 아이를 교육하지만

결국 아이는 자기안에 있는 정신의 결을 따라 세상을 바라보고 이해하고 창조한다는 것이다.

일견 보기에 아이가 산만하게 보이지만 사실 아이는 자신만의 관심사에 몰입하고 있었던 것이다.

아이는 선풍기의 회전하는 움직임을 바라보며 움직임의 섬세한 결과 소리에 집중할 뿐만 아니라

자기 존재 깊이 일체화가 되어 그 움직임을 깊이 체험하고 있었던 것이다.

 

템플의 이런 깊은 몰입은 그녀가 성장한후

소 우리 설계를 할때 놀라운 통찰력과 창조적인 결과물로 이어진다.

하지만 당장 단어 습득에 관심이 없는 어린아이를 둔 엄마 눈에는

아직 그 가능성이 보이지 않고 느려터지고 산만한 한심한 아이로만 보일수 있다.

 

사실 템플이 이렇게 훌륭하게 성장한 것은 그녀만의 힘이 아니다.

그녀도 말했듯이, 그녀의 엄마, 과학 선생님, 맹인 친구, 이웃들이 있었기에

그들의 도움을 힘입어서 그녀가 보다 더 사회화되고 자신의 재능을 세상을 위해 유용하게 사용할수 있게 된 것이다!

-이 영화는 그런 도움의 손길들도 담담하게 애정을 담아 잘 그려내고 있다.

 

지극히 일상적인 것에 파묻혀 기존의 통념안에 갖혀

자기 아이가 남들과 다르고 뒤쳐질까봐 두려워하는 부모들에게

많은 것을 시사해주는 감동적인 실화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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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2-04-21 18:36
답댓글
한국에서 자폐아를 본 적이 없다가... 여기에서 너무 많은 아이들을 보곤... 놀랬구요..
또 그네들의 숨겨진 감정능력 기능이나 지적 능력에 또 한번 놀랬던 적이 있었더랬어요...

템플의 성장 이야기속에서
추상적 개념을 심어주지 않고.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방안을 찾아 노력지도 한 부분이 참 인상적이에요..

이번 칼럼도. 많은분들에게 좋은 생각거리가 될 수 있는 글이어서 감사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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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개구쟁이맘
  • |
  • 2012-04-23 09:27
이분의 글을 읽어보니 자폐인의 사고방식이 조금 더 와닿더라구요.
abstract 한 개념은 희미하지만 concrete 한 개념은 쉽게 이해가 된다고...
자기 머리속에 어떤 이미지를 그릴수 있어야 개념화가 되는 사람들.
일종의 picture thinking인데,
다른 책을 보니 아인슈타인도 picture thinking을 하던 사람이래요.
그래서 그는 nonverbal thought를 언어로 번역을 해야했다고 하네요.
섬광처럼 머리속에 떠오르는 한장의 사진이,
자신의 수백장에 이르는 논문만도 못하다고 했답니다.
그만큼 nonverbal thought의 능력이 강력한것 같아요.

저는 워낙 verbal thought에 강하고 비언어적인 이미지 그리기에 약한 사람이라
이런 사고체계가 어떤 것인지 잘 모르겠지만
아무튼 뭔가 창조적인 싹은 바로 이런 사람들의 독특한 시각과 능력에서 비롯되는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어요.

미국에서는 자폐아들을 위한 특수교육이 좀 더 잘 되어있을것 같아요.
난독증을 포함하여 이들을 위한 교육적 지원에 대해 궁금한데,
언제 기회되시면 한번 소개글 부탁드려요. ^^
(숙제 내드리네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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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2-04-20 07:59
답댓글

어른들도 나와는 다른 사람들을 이해하고 함께하기가 쉽지 않아요~

어떤사람들은 그것을 불편해하기도하고 입밖으로 그 불편함을 표현하기도 하구요~

개구쟁이맘님의 칼럼을 읽고 평범한 아이를 키우는 엄마들이

다른특징을 가진 아이들을 좀 더 이해하고 알아보려 노력하는 시작이 되었으면 하는 바램이 들어요~^^*

 

오늘도 아침부터 햇살이 좋아요~

즐겁고 행복한 하루 되셔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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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개구쟁이맘
  • |
  • 2012-04-20 11:01
늘 응원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저도 제 아들이 평범한 아이였다면 이런 시각을 갖기 어려웠을겁니다.
키우기 힘든 아이들이지만 사실은 저에게 선생님과도 같은 아이들이죠.

언니도 좋은 날 되세요~
내일부터 비온다니 벚꽃 즐기는것도 오늘이 마지막일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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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바다별
  • |
  • 2012-04-19 10:06
답댓글

앞이 안보이는 사람에게 청각 능력이 발달하듯이 모든 감각이나 능력은 상호 보완적인 것 같아요.

오히려 뭔가 부족해 보이는 친구가 나중에 중요한 과업을 이루게 되는 경우도 많고.

아이들 한사람, 한사람 모두 정말 소중하다는 생각을 합니다.  

팽이와 닌자고에 빠져 있는 우리 둘째에게도 그만의 심도있는 정신세계가 있겠지요?ㅎㅎ

좋은 영화 소개 감사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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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개구쟁이맘
  • |
  • 2012-04-19 10:38
네~ 저도 모든 감각이나 능력은 상호 보완적이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output이 그다지 좋지 않은 아이들안에도
무언가 숨겨진 재능이 있다고 생각해요.
그 숨겨진 재능을 알아봐주고 격려해주는것이 엄마나 훌륭한 교사의 역할이라 생각하구요.

팽이와 닌자고에 빠진 둘째 아드님 얘기를 들으니 저희 애들과 겹쳐서 보이네요.
저희 큰애도 머리속의 99%가 닌자고로 가득 차 있거든요. ^^;;
겉으로 드러나는 모습으로만 자꾸 재단하지 말고
아이 안에 숨겨진 광맥을 기대하며 희망을 가져봐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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