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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턴 읽기

  • 개구쟁이맘
  • |
  • 2012-05-31
17

사람의 뇌기능중 패턴 읽기란것이 있다.

우리는 흔히 패턴 읽기라 하면 유아 수학 교구에 나오는 패턴 맞추기를 생각하지만,

사실 이 패턴 읽기를 잘 하면 일상생활이 기름칠 칠한듯 쉽게 굴러간다.

 

내가 보기에 둘째와 남편은 패턴 읽기를 잘 한다.

그래서 다른 사람의 특성을 빨리 파악하고 예측도 잘 한다.

 

예를 들면.

 

#1. 둘째와 슈퍼에 가서 형이 먹을 아이스크림을 고르자고 했다.

나는 콘을 집었는데 둘째는 형이 초코 빠삐코를 좋아한다고 그걸 사야한다고 주장했다.

그런데 집에 와서 형한테 주니 반색을 하며 "나 빠삐코 먹고 싶었어."하는 것이다!!

 

#2. 며칠전 아이들과 롤링볼 박물관에 갔다.

관람 중간에 점심을 먹고  첫째가 먼저 다시 박물관에 올라갔다.

나랑 둘째는 슈퍼에 들려 아이스크림을 먹는데 생각보다 시간이 오래 걸렸다.

서둘러 올라가며 내가 "형이 우리 몹시 기다리겠다."하고 말하자

둘째가 "아냐! 형은 구경하는데 정신이 팔려 우리가 왔는지 어떤지 관심도 없을거야."

하고 말했다.

그런데 가보니 정말로 둘째의 말이 맞았다!

 

#3. 어젯밤에 잘 시간이 되었는데 첫째가 또 도망을 쳤다.

(첫째는 늘 고양이처럼 요리저리 도망치며 잘도 숨는다)

내가 신경질을 내며 둘째한테 "형이 또 마루에 숨었나보다."하니

둘째가 "아냐. 형은 아마 아빠방에서 책보고 있을거야."하고 말했다.

나는 문 소리를 못들어서 둘째의 말이 틀렸다고 생각해서 여기 저기 찾아보다

혹시나 하고 남편방 문을 열어보니 과연 첫째가 거기서 만화책을 보고 있었다!

 

"둘째야, 어떻게 알았어?"

"어. 형은 엄마보다 만화책을 더 좋아하쟎아. 그래서 그렇게 생각했어."

 

이렇게 둘째처럼 패턴읽기를 잘 하면 일상생활이 얼마나 편할까?

나와 첫째는 패턴 읽기가 안되서 늘 미래는 불확실하고 두려운 대상일 따름인데,

둘째와 남편은 예측 가능한 상황들이 많으니 얼마나 좋을까?

이것은 마치 삶에서 미래라는 통제 불가능한 대상에 대해

든든한 지원군을 가진것과 같으니 말이다!

 

패턴 읽기를 잘 하는 둘째는 내 표정도 늘 유심히 살핀다.

사실 나는 내 감정에 둔한 편인데

늘 둘째는 나한테 이런 질문을 던진다.

"엄마, 지금 기분 좋아?"

"엄마, 표정이 왜 그래?"

 

녀석이 이렇게 정서에 대한 피드백을 해주는 덕분에

나도 좀 더 내 자신의 감정상태에 대해 되돌아보게 된다.

 

자식을 통해 또다른 지평이 열리는 기분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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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주울
  • |
  • 2012-06-07 13:27
답댓글

하이고...길게 썼는데   다 날아갔어요...일하다 쓰다 하니..등록눌렀더니 날라가고 다시 로그인하라네요..

어제 휴일잘보내셨습니껴?   무튼 뭔말이냐면요..

저는 말씀하신 패턴읽기를 관찰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이 개념이  의식적으로  하는것이 아닌지라  관찰은 좀 부족한 단어라고 여겼지요..패턴읽기 누가  지어냈는지  개념과 잘어울리네요..

그 패턴읽기는 일부러  하는것이 아닌게지요..자기가 눈치채지도 못하는사이에  아마 우리에게있는  제 삼의 레이다 같은것이  바람처럼 흘러가는 일상에서 찝어 올리는거여요.. 후천적이기보단 선천적으로 타고나는 능력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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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개구쟁이맘
  • |
  • 2012-06-07 13:56
^^
로그인하고 1시간 지나면 자동 로그아웃되더라구요.
요걸 영어로는 pattern detection이라고 하는데
우리말로 하면 패턴 찾기인데 그것 보다는 패턴 읽기가 좀 더 나은듯 해요.

네. 말씀하신대로 노력해서 되는게 아니라
선천적으로 타고난 능력입니다.
저같은 사람도 관찰해서 나중에 정리해서 글 쓰는건 할수 있지만(요건 노력),
실제 상황속에서 자기 오감에 의지해서 파악하고
그 정보를 이전에 그 사람의 동일한 행동양식과 연계지어
하나의 패턴으로 파악하는것은 잘 안되요.
이런 사람들은 마치 삶을 돋보기로 보는것처럼
좀 더 자세하게, 선명하게 바라보는것 같아요.
전, 늘 약간 꿈꾸듯 몽상적으로 반정도만 현실에 발 걸치고 사는 느낌인데 말이죠. ^^

너~무 더워서 나른한 오후네요.
월요일같은 목요일이라 왠지 몸이 더 지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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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멜리사
  • |
  • 2012-06-02 00:10
답댓글

  오랜만이여요 개구쟁이맘님,

 재미있는 글이여요.  울 아들은 제 패턴을 귀신처럼 읽습니다. 내가 너무 단순한건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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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개구쟁이맘
  • |
  • 2012-06-07 13:57
타고난거죠.
아마 아드님이 남편분 닮았나보네요. ^^
멜리사님도 아드님 손바닥안이군요. ㅋㅋ
저도 둘째 아들 손바닥안이랍니다. 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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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이맘
  • |
  • 2012-06-01 16:32
답댓글

저는 제가 예지력이 있는줄 알았는데....

패턴읽기능력이 좋아서 그렇군요..

저같은 경우도 사람을 잘 읽어요. 사람을 만날때 옷차림, 움직임, 말투를 가지고 비슷한 사람들이 머리를 스쳐지나가면서 공통점을 찾아냅니다.

그냥 자동으로 되더라구요.

그리고 어떤 상황이 될때 대충 이런식으로 진행되겠다는것도 잘 맞구요..

 

근데..정작 제가 필요할때 그 능력이 전혀 발휘가 되지 않는다는게 단점이더라구요..-.-^

 

제가 영화는 좋아하지만 드라마를 잘 못보는 이유가 ..

주인공들의 성격이 나오기 시작하면 대충 마무리를 맞추기 때문이에요..

이럴땐 이런식으로 흘러가서 이렇게 끝나겠다..

처음에는 저희 어머님이 아닐꺼라고 하시다가 요즘 저랑 드라마 보는걸 안좋아 하세요..

자꾸 뒷부분 예기한다고..인터넷기사 보냐구..-.-;

 

근데 저희 신랑은 저 능력이 하나도 없는거 같아요..

전혀 코앞도 못맞추고 현실적으로 삽니다.

그러다 가끔 중요한 사람을 만날땐 저를 데려가요...

그러면서 왜 로또는 못맞추냐더군요....이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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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upscale
  • |
  • 2012-06-01 19:46
와..그렇구나...저도 제이맘님과 비슷한 친한 언니가 있어요. 본인에 관련한 일에 대해선 능력발휘안되는것도 똑같구요.
그 언니가 얼마전 제게 필요한 상황을 예지해주어서 기대하고 있답니다.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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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이맘
  • |
  • 2012-06-01 20:04
예지...ㅋㅋㅋㅋ

그래서 공포물을 좋아하나봐요...어디서 튀어날올지 모르니..
[링] 봤을때 전혀 예상도 못하게 텔레비젼에서 기어나와서 진짜 무서웠답니다...
그 무서운게 싫어서 dvd빌려서 무지 그 장면만 반복해서 봤어요..
나중에 눈알이나 속눈썹까지 하나하나 다 보이더라구요..독하죠..^^

또 위험감지 능력도 높습니다. 알아서 거부감이 오거든요...신기하죠?
자꾸 신랑이 잘 맞는다고 해서 신기있는줄 알았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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