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아니 정확히 말하자면 오늘 새벽이네요..
새벽 1시에 갑자기 잠에서 깨어, 잠을 이루지 못했습니다. 고질적인 불면증이지요...
(근데 살은 왜쪄.. 왜? 왜?)
괜히 여기 저기 웹서핑을 하다가.... 쇼핑몰도 기웃기웃.... 게임도 조금....
그러다... 아이패드를 들고.. 웹툰을 보기 시작했습니다.
어떤 고양이를 기르는 작가의 생활웹툰이었는데...
그 작가가 참 개나 고양이와 같은 동물을 좋아하는 작가더라구요.
작품에 그의 동물사랑이 담뿍 담겨져 있던 그런 웹툰을 읽다 보니...
문득... 저의 강아지가 생각났습니다.
사실 저는 결혼 전 말도 못할 애견인이었어요.
강아지가 아프다고 밤새 간호를 하면서 날밤을 새고, 차라리 내가 아픈게 낫다면서 울고 불고...
운동이라곤 숨쉬기 밖에 안하던 녀석이 강아지들 건강 때문에 퇴근 후 지친몸을 이끌고 산책을 나가고....
퇴근하면 가장 먼저 하는 것이 녀석들 손, 발, 똥꼬 닦아주고... 양치 시키고...
강아지용 유모차까지 사들일 정도였으니 말 다 했지요.
그런데, 먼저 시집간 회사 동료가 그러더군요.
"야.. 너도 애기 낳아봐라... 강아지는 아에 뒷전이고 애 옆에 못오게 하려고 할 거다.."
전 그 이야기를 듣고..
난 절대!! 그렇게 되지 않을 거라고 장담했습니다.
하지만.. 지금요?
우리 강아지는 친정 엄마네 집에 가 있고...
하진이 데리고 친정이라도 갈라치면, 질투에 눈이 뒤집힌 강아지에게 하진이가 해꼬지라도 당 할까싶어..
혹시 아이가 강아지 털이라도 먹으면 어쩔까...
예전에는 사랑으로 그득하던 제 눈에 경계심만 가득 남아 있더이다.
웹툰을 읽으면서... 우리 강아지가 나 한테 느낀 배신감이 얼마나 클까...
그러면서도 제가 가끔 들르면 자존심도 없이 쪼로로 달려 와서
나는 당신이 너무 좋아요... 라고 온 몸으로 말하며 내 얼굴이며 손을 마구 핥는 아이...
강아지와 아이 중 누가 더 중요하냐... 이런 말도 안되는 유치한 문제로 생각에 빠진 것이 아니라...
나란 인간이... 이렇게 간사하게 변해버렸다는 그 자신이 너무 부끄러워졌습니다.
살면서.. 절대... 라는 말을 얼마나 많이 썼던가..
난 절대, 요크셔테리어를 키우지 않을 꺼야. - 유기견 업둥이로 어쩌다 기르게 되었습니다.
난 절대, 내 사 생활을 온라인에 까발리며 살지 않을 꺼야. - 매일 까발리며 삽니다.
난 절대, 남편을 아침 굶기고 출근시키지 않을 꺼야. - 아침 먹은 날이 오른손 한 손으로도 못 꼽습니다.
난 절대, 구겨진 와이셔츠를 입고 다니게 하지 않을 꺼야. - 제가 안다려주니 세탁소에 맡기더군요.
난 절대, 내 아이를 버릇없는 아이로 키우지 않을 꺼야. - 이 문제는 아직 결론이 안났으니 패쓰...
난 절대, 약속을 지키지 않는 엄마가 되지 않을 꺼야. - 많이 어겼습니다.
난 절대, 아이에게 짜증내고 소리지르는 엄마가 되지 않을 꺼야. - 미안하다.. 아들아...
내가 지금까지 써 왔던 절대.. 라는 말이 얼마나 부질없는가...
그리고 내가 얼마나 편협한 인간이었던가... 다시 한 번 돌이켜 생각해 보았습니다.
일을하면서도 "넌 대체 왜그러냐? 난 안 그런다..."
이런 편협한 마음으로 팀원들을 힘들게 하지는 않았는지....
아내로써도.. "당신은 도대체 왜 그러지? 난 이해가 안돼"
라는 자기 입장만 고수하지는 않았는지....
엄마로써도.. "도대체 뭐 때문에 그러는 거야!" 하면서 아이가 하는 행동의 옳고 그름 보다는
지금 당장 내가 힘들고 짜증이 났는지 아닌지를 기준으로 행동하지 않았는지..
많은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스쳐 지나갑니다.
저는... 이제... 절대! 절대라는 단어를 쓰지 않겠다.... TㅅT
라는 다짐을 또 해 봅니다.
나랑 다른 사람을 보면...아... 그럴 수도 있겠구나..... 하고 생각하는 사람이 되길...바래 봅니다.
---------------------------------- 번 외 편 -----------------------------------------
고양이와 강아지에 대한 웹툰을 보다가 떠오른 책 한 권...
어느 졸리운 오후... 잠을 깨기 위해 회사 창고로 숨어 들어갔다가 우연히 만난 책입니다.



영문판으로는 a day, a dog 이라는 제목의 이 책은 예전에 <떠돌이 개>라는 이름으로 출간되었던 책입니다.
글자라고는 제목 외엔 한 자도 등장하지 않고... 거친 스케치만으로 격한 감정을 전달하는 이야기이지요.
어느 날.. 영문도 모른 채...
가족들로 부터 버림을 당한 개... 달리는 차의 창 문 밖으로 무참히 버려집니다.
왜? 왜? 왜 나를 버리는 거야?
제발 나를 두고 떠나가지 말아줘!!!
개는 필사적으로 달리지만... 무심히 뒤를 한 번 휙! 쳐다보고 지나가는 주인은 차를 멈추질 않습니다.
결국 혼자 남게 된 개가 저지르는 우연한 실수는 대형 사고를 불어일으키고...
버림받은 개는... 내가 잘못해서 버림을 받은 거란 알 수 없는 죄책감... 외로움.. 비참함으로 인하여...
고개를 떨구고 점... 점 더 작게 작게...그려집니다.
페이지를 넘길 수록 개는 더욱 더 사람을 향해 등을 지고.. 크기는 더욱 작아집니다.
그러다..

멀리서 개를 향해 한 소년이 달려옵니다. (소년이 옛 주인은 아닙니다)
그리고 그를 향해 다시 한번 인간을 바라보게 되는 개의 기대어린 시선으로
작가는 희망을 이야기 하려 합니다.
<비오는 날의 소풍>, <곰인형의 행복>을 쓴 가브리엘 벵상은 벨기에 태생입니다.
저는 이름만 보고.. 그녀가 남자인 줄 알았어요.
드로윙도 너무 박력이 있어... 당연히 남자겠거니.. 했지만.. 그녀는 "여사"입니다.
단어를 한 마디도 쓰지 않고도 섬세하고도 격렬한 감정의 묘사가 가능한 그녀의 그림을 보고 있자면...
그녀는 사람의 심리를 저 밑 바닥까지 날카로운 시선을 가진 것이 분명할 듯 합니다.
아이와 함께 방학 동안 읽고...
우리 주변의 확산되는 애견 문화나... 유기견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어 보는 것도 참 좋을 것 같습니다.


쑥쑥몰
체험이벤트













카멜레온 워크시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