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원을 그만둘때 "끊는다"라는 표현을 하는데, 저는 이 표현이 마음이 안들더라구요.
제가 잠깐 학원에서 아르바이트를 한적이 있어요.
애들이 학원 끊을래요.. 이런말 하는게 참 거슬렸어요.
근데, 제가 이번에 학원은 정리하는 과정이 "끊는"다는 표현이 맞는거 같아서 이렇게 적었습니다.
기말끝나고 재미삼아(?) 레벨테스트를 봤는데, 한 어학원의 레벨이 높게 나왔습니다.
상담을 해보니까 라이팅 중심이고 인원도 적당해서 7월 8월 두달만 다녀보자는 생각으로 등록을 했죠.
월수금 2시간이니까, 그닥 부담도 없을거 같았어요.
학원을 총 5번 다니고.. 그리고 오늘 결정을 했습니다.
남편이 제게 한 충고는 "시간 낭비"라는 것.
중간에 포기하는 것이 아이에게 좋지 않은 예를 남길 수 있다, 학원비가 아깝다..
등등 여러가지 계속해야하는 이유들을 모두 제치고 학원을 끊기로 했습니다.
학원을 겨우 5번 다녀보고 이런 결정을 내리는 것이 너무 성급하고 무책임하고 즉흥적이고,...
각종 비난의 말들을 저 스스로에게 하게되면서 망설여졌지만, 아닌데, 아닌데,, 하면서
시간을 끄는것보다는 우리의 선택이 잘못됐다는 것을 깨끗이 인정하기로 했습니다.
높을 레벨을 받은것에 대한 우쭐함도 있었고, 학기말과 방학을 좀 느긋하게 보내고 싶은 나태함도
있었고, 학원 수업이 어떤 것인지 경험해보고 싶은 궁금함도 있었습니다.
가장 중요한 아이의 의견이 빠져있었고 아이가 받아 들일 수 있는 상태인지도 살펴보지 안았던 거죠.
반에서 가장 어렸기때문에 같은 레벨이라도 배경지식이나 이해력이 부족해서 수업 집중력이
떨어질 수 있다는 점을 너무 소홀히 생각했던것 같습니다.
학원에서 매일 치러지는 시험과 수업시간에 진행되는 질문 대답을 아이는 심하게 스트레스로
받아들이더라구요. 저도 학원 다녀오고 학원 가기전에 숙제와 시험 챙기느라 허둥거리기 일쑤고.
수업의 질적인 면에도 정확성은 있을지 모르겠지만, 그정도 해서 언제 실력이 늘겠나.. 싶은
생각도 들었어요.
그리고 월수금 2시간이 생활전체에 너무나 큰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었습니다.
한글독서 시간은 거의 빠듯해졌고 저녁 먹고 가족들이 함께 산책하는 시간, 천천히 식사하는 시간이
사라졌다는 것입니다.
아이가 가장 즐거워하는 시간이 없어진것에 대한 "분노"가 생기는것 같더라구요.
그냥 전처럼 엄마랑 집에서 공부하고 싶다며 전보다 더 열심히 쓰기를 하겠다고 하더라구요.
엄마가 쓰기가 약해서 학원을 보낸것이라고 생각했던 모양입니다 ㅠ.ㅠ
학원수업의 장점도 있겠지요. 학원 수업에 적응하는 것도 능력일테고.. 꼭 필요한 능력이기도하고요.
하지만 아직은 학원보다는 집에서하는 영어 수업이 아이에게 더 맞는가 봅니다.
학원 수업을 들어보면서, 집에서 했던 영어 공부의 양이나 질이 학원보다 떨어지는 것은 아니구나라는
자심감이 생겼습니다.
학원 레벨이 잘 나온 이유는.. 리딩부분의 점수가 좋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항상 제가 단어가
약하다... 라고 생각했었는데, 그 부분의 점수도 잘 나왔더군요.
테스트 보는 학원마다, 아이의 그날 컨디션에 따라 레벨이 달라지기도 하던데,
그날은 운이 좋았을 수도 있는데, 제가 레벨에 너무 업됐었나봐요.
3학년까지는 학원 안 보내고 집에서 하겠다고 생각했었는데,, 괜시리 학원 돌다가 흔들려서
아이나 저나 마음 고생을 좀 했네요. 돈도 날리구요. 거의 40만원이나 되고..ㅠ.ㅠ
학원 등록하는 바람에 캠프도 취소해버렸어요.
꼼짝없이 더운 여름에 집에서 주구장창 엄마표 영어 해야되게 생겼어요.
캠프 반환비용으로 책 사고, 그리고 맛있는것도 먹고, 수영장 다니면서 지내야 될거 같아요.
학원 안 다니는대신 전보다 더 열심히 하겠다고 했으니까,
어디 한번 해봐라....^^
확~~ 학원 보내버린다... 이런 으름장이 통할 수도 있을거 같고,, 그러다가 학원에 대한 나쁜 생각을
심어줘서 나중에 안간다고 할까봐 걱정도 되고..
학원 겨우 5번 보내고 학원 운운했습니다.ㅠ.ㅠ
학원 5번 보내고 학원 끊어버린 끈기없는 엄마라 비난 받을 수도 있을듯합니다만,
엄마표하면서 학원에 대한 미련.. 같은것이 있는 분들에게 혹시라도 도움될까 싶어서 적어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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