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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 하나. 둘. 셋

  • 빨강머리앤
  • |
  • 2012-09-13
21

이야기 하나.

요새 계속해서 제 머릿속을 떠돌고 있는 단어는 "선택과 집중" 입니다.

우선 저부터도 하고픈 것은 많고 시간은 없고 늘 무엇을 해야 하나 고민을 하게 되죠.

아이들에게도 역시 시키고 싶은 것은 많고 아이들의 시간과 체력은 유한한 것이니까요.

이번 주부터 태권도를 그만 두었어요.

검은 띠 따고 유단자가 되어서 자기 몸 스스로 보호하고 약한 자를 지키라는 의미에서 보낸 태권도였지만 어찌된 일인지 어느 태권도 학원도 요새는 제대로 된 태권도에는 별로 관심도 없더라구요. 그저 학교 체육. 게임. 명상.발표 등이 많은 부분을 차지하구요. 그게 요세 대세인가봐요..

워낙 말라깽이들이고 왜소해서 운동을 시키긴 해야겠는데 그거마저 안하면 어쩌누~~ 하다가 충분히 놀 시간이 부족한 것 같아 보이는 큰 딸을 위해 그만 두라고 했어요.

운동은 저녁에 온 가족이 나가서 줄넘기. 걷기. 배드민턴 등을 하기로 하구요.

아이에게 무엇을 시킬 것인가 선택하는 문제는 쉽지 않지만 반드시 해야 하는 과정이죠.

이것 저것 시키다가는 아무것에도 집중할 수가 없을 거예요.

그러니 읽기. 듣기. 쓰기. 말하기 다~~~ 하고 싶어도 그 중에서 집중해서 할 수 있는 것을 선택하는 겁니다. 수학도 연산. 심화. 선행. 학습지 등등 여러가지가 있지만 내 애가 할 수 있는 것을 선택 해서 그것에 집중할 수 있도록 배려를 해주구요..

미술. 음악. 체육. 논술. 수학. 영어. 수영... 다양한 학원 중에서 꼭 필요한 것만 골라서 보내야겠죠.

하루에 놀 시간 독서시간 배려해주더라도 나머지 시간에 많은 것들을 쫒기듯이 버겁게 혹은 겉핥기 식으로 해치우지 않도록...

아쉬움이 남을 때 머릿 속으로 한 번 더 말해줍니다.

'집중할 수 있는 것으로 선택하자. 선택했으니 집중하자'

 

이야기 둘.

아이들의 행복에 대해 생각해 보았습니다.

아이들은 정말 원해서 학원을 가는 아이가 있는가. 정말 원해서 공부를 하는 아이가 있는가. 그러면서 행복할 수 있는가...

조건없이 아무런 협박이나 종용없이 마냥 좋아서 하는 공부와 엄마의 무언의 강한 욕망과 순응하지 않으면 더 큰 화가 미칠 것을 두려워한 나머지 반항 못하고 스스로를 적응시킨 것은 아닌지. A가 하기 싫어서 B를 하면 행복하다고 말하며 도망치는 것은 아닌지. 본인은 정말 하기 싫지만 놓치면 안될 것 같은 무언가 때문에 불안한 마음에 편치 않지만 해야 한다고 우기며 하는 것은 아닌지. 내가 아이의 눈빛을 잘못 읽고 있는 것은 아닌지. 안 한다고 안하니 아이가 좋아서 하는 거라고 믿고 싶은 것은 아닌지.

큰 아이는 피아노와 플룻을 정말 좋아해서 배우고 작은 아이는 바이올린이 요새 정말 좋다고 합니다.

이건 정말 좋아서 하는 것 확실히 느끼겠구요. 큰 애는 독서를 진짜 진짜 좋아하지만 작은 애는 그저 습관이라 책을 읽습니다.

가끔 아무런 반항없이 조용히 할 일 하는 큰 아이보다 하기 싫은 것 싫다며 온 몸으로 저항하는 작은 딸이 더 행복하다는 생각이 드네요.  

이거 안해도 살아가는 데 아무런 지장없다는 걸 순수하게 인지했을 때에도 하고 싶은 그것!! 그걸 하는 게 행복인 것 같습니다.

 

이야기 셋

고등학교 때 저는 상당히 삐뚤어진 자아관을 가지고 있었어요. 대부분은 엄마에게 받은 부정정인 저의 이미지 때문이었지요. 어쩜 이리 게으르냐. 못되 빠진 지지배. 성질이 더럽다. 등등..

사춘기의 반항심과 맞물려 맞아. 난 성질 더러운 못되고 게으른 인간이야!! 라고 생각했죠. 그리고 정말 그런 아이란 걸 보여주기 위해 전심을 다해 못되게 굴었고 최대한 게으르게 행동했었답니다.

그런데 한 수련회에서 들은 말로 인해 큰 변화를 겪었어요.

다른 사람이 나에 대해 내게 한 모든 말들이 내 자아상이 아니라는 것이었어요.

나는 착한 사람이고 나는 원래 부지런한 사람이고 성실한 사람인데... 사람들이 잘못 보고 있는 거라는 거.. 그래서 제 자아상. 제 가치가 사실을 고귀하다는 것을 깨닫고 남들이 나에게 뭐라건 나는 그런 사람이 아니라고 생각하며 살게 되었어요.

그러면서 또 하나 깨달은 것은.. 엄마에게 받은 부정적인 자아상으로 인해 제가 알게 모르게 꽤 괴로와 했었단 사실에에요. 그냥 내던진 말들이었게죠. 홧김에 한 말이었을 테구요. 저를 사랑하는 맘이 물론 많으셨겠지만 사랑한다는 맘은 표현하지 않으시고 그저 부정적인 표현들만 하셨어요.

엄마가 저에게 제가 가치있고 선한 사람이라는 메세지를 끊임없이 주셨더라면 저는 지금보다 덜 표독스러워졌을지도 모르겠어요.. ㅎㅎ

여러분은 어떤 엄마이신가요?

저는 어제도 작은 딸을 혼내면서 머릿 속으로는 '이러면 안되는데.. 아이가 상처 받으면 어떻게 하지?' 하면서도 입으로는 나쁜 말들을 내뱉었네요.

그래서 오늘 이렇게 반성합니다. 본래 가치있고 선한 우리 아이를 내 말 한마디 한마디로 나쁘게 만들고 있는 거라고...

 

비가 오면... 말이 없어지고 글만 많아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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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디올
  • |
  • 2012-09-15 12:38
답댓글

정말 가슴에 와닿는 말들이예요~

제가 선택한것들과 집중에 대해 다시한번 되짚어 볼 수도 있었구요~

 

쑥엔 앤님처럼 이렇게 맞는 말들을 해주시는 분들이 있어

엄마다운 엄마가 되려고 노력할 수 있는것같아요^^*

 

주말 잘보내시고 담주 아이표방에서 뵈요^____^

 

앤님께서 아이표방에 와서 기쁜 디올~~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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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빨강머리앤
  • |
  • 2012-09-15 16:47
댓글이 너무 많으면 눈이 아파요.. 아이표방이 첨에 넘 댓글이 많길래 겁먹고 물러서있었더랬죠.
요사이 조금 댓글수가 줄어든 것 같아 들어갔더니만 흐미~~!! 북적 북적...ㅋㅋㅋ
반겨주시고 기뻐해주시니 너무 감사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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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재지엄마
  • |
  • 2012-09-15 01:46
답댓글
앤님 ㅜㅜ 저도 어제 아이를 좀혼냈더니 맘이너무 안좋네요.
어제는 시간이 없어 테스트 볼 거 미리 공부하라고 했는데 꾸무적 거리길래
혼냈는데 혼내면서도 이러면 안되는데... 아이가 상처 받을건데 하면서도 바쁜 맘에 큰소리 치고 말았네요.
그럼에도 혼나는 아들이 그래도 엄마 사랑한다고 하는데 왈칵 할뻔했어요. 어찌나 부끄럽고 미안하던지...
요즘엔 정말 아이들에게 배우며 사는 거 같아요.
요즘 저는 아들 바이올린 레슨 알아보고 있네요. 예쁜 음악을 넘 사랑하는 아들이고 너무 배우고 싶다고 예전부터 얘기해왔는데 신랑은 단체 운동해야한다며 축구를 시키자 하네요. 그렇지 않아도 운동 신경이 떨어져 가라데를 일년 넘게 해오고 있네요. 하지만 아들은 축구 정말 하기 싫어합니다. 그래서 요즘 고민이예요.

저도 이 나이가 되도록 하고 싶은게 어찌나 많은지 .
.사실 어릴적부터 넘 하고픈 것들이었는데 평생 잊지 못하고 하나씩 해나가 보려 하네요.
아들이라 하믄 운동도 좀 하고 아이들과 뒤섞여 뛰고 뒹굴고 하는 것이 보기에 좋음직도 한데 저는 아들의 성향을 존중해주고 싶네요. 어찌 다 똑같겠어요.
항상 앤님 보면서 저런 결단력과 카리스마는 어디서 오는걸까 했는데 똑같은 고민을 하고 있다니 이상하게 안도가이 ㅎㅎㅎ.

그래도 저는 요즘 아들 보면 너무 즐겁습니다. 맬 행복하답니다. 학교생활이 너무나 즐거운 모양이예요. 어제 선생님 만났는데 너무 훌륭하게 잘 해낸다고 하더라구요. 솔직히 집에 오면 아무것도 않고 놀기만 하지만 얼굴에 꽃이 핀 아들보면 그저 행복하답니다.

앤님글 읽고 가닥을 잡아갑니다
항상 좋은 글 감사드려요
즐건 주말 되셔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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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빨강머리앤
  • |
  • 2012-09-15 16:51
결단력과 카리스마가 아무리 있다 한들 치열한 고민없이 마구잡이로 하는 것은 아닐테니까... ^^
결론을 내리고 글을 쓰는 경우가 많아서 그렇지 저라고 왜 다른 엄마들과 고민이 다르겠어요.
능력도 안되고 그리 할 수도 없는 아이들이라 우리 능력에 맞게 알아서 못하는 것들을 정리하는 거지요.. ㅎㅎ
한국의 학교가 아니라 더욱 행복한 것일 수도 있어요. 저학년에 미국학교.. 너무 좋잖아요.
그리고 학원숙제가 아니라 학교숙제로 공부하는 시스템.. 우리 나라도 얼른 그렇게 되면 좋겠어요.
재지맘님.. 미국 가시더니 어째 한글쓰기가 더 늘으신 듯...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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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커피
  • |
  • 2012-09-14 23:03
답댓글
앞의 글...댓글 달아주셨죠?ㅎㅎ

초4인 우리 아들...욕심 많고 승부욕 있는 아이거든요
학교 시험 올백 받을려고 노력하구요

아침에 6시에 폰 알람 맞춰 놓고 일어나....영어 읽기와 줄글책 읽어요 그러다 코피가 나길래 제발 푹 자라고
제다 울었음다 그랬더니 6시30분 맞춰놓고 일어납니다

아들왈 엄마 나 수학경시 대회도 나가고 깊고 한자 급수 시험도 보고 싶어 그러구요
나 빡쎄게 공부 시키래요

엄마가 하라는건 다 할거랍니다

엄마는 불량엄마죠 학원 테스트는 커녕 근처도 안가보구요 수학경시니 한자 급수 안봐도 된다고 알아보도 않구요

올백 그따이꺼 스트레스 받게 뭐할려구....좀 틀려줘야 된다고 그래요 1등 안해도 돼 2345등도 잘 한거야

전 그저 지금 최선을 다해 할껀 하지만....아이가 진정 좋아하는걸 찾고 남을 누르기 보다 배려하고 정의로운 사람이 되길 바랍니다

고로...책보고 감동 받게 아들 많이 울립니다
겪어보지 않고 타인의 맘을 헤아릴수 있는 아이가 되길 바라구요

그래서 오늘도 내일도 집에서 아이와 공감하려 노력할려구요

욕심 안내고 그저 하루하루 충실히 살았는데 아이는 학교 영재로 선출 되었구요 학급 임원조 뽑히고 상이란 상은 다 받아오네요

요즘은 사는게 행복하고 아들이 자랑스럽습니다

자랑해서 죄송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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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빨강머리앤
  • |
  • 2012-09-14 23:42
엄마와 아이의 궁합은 부부간의 궁합만큼이나 중요한 것 같아요. 사실 배우자야 궁합이 맞는 사람하고 결혼하면 되지만 자식이야 어디 나랑 궁합 맞는 자식 태어나란 법이 있나요..
저는 큰 애하고는 뭐든 뜻이 잘 맞지만 작은 아이하고는 뭐든 어긋납니다.
엄마의 속 뜻은 이것인데 아이는 저것으로 받아들여요.
커피님은 아들과 정말 잘 맞는 것 같아 다행이네요.
아이가 기특하고 대견한 짓을 하면 어찌 아니 행복하겠어요. 확성기 틀어놓고 동네방네 떠들고 싶은 마음 당연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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