댓글 달다가 길어질거 같아 답글로 뺍니다:
엄마표의 본질과 왜곡, 엄마 정보력의 해악 vs. 득실과 연관된 소통이라 관심있게 댓글들도 봤는데요,
불쾌하실지도 모르겠지만, 단도직입적으로 의견 말씀드릴께요.
초게에서 소위 엄마표(집표, 아이표 등등 사교육에 전면 의존하는 것과 대치되는 의미로서)에 무게가 실리는 것은 학업과 습관의 기초를 쌓는 그 연령대엔 집에서 자연스럽게 독서와 지적 성장 기반을 쌓는 것이 단기, 장기적으로 바람직한 결과를 낳는다는 것이 경험적으로 관찰되기 때문이구요, 그래서 유게와 중게가 성격을 달리하며 현실을 보완하는 논의를 하고 있지만 초게가 쑥쑥의 중심을 만들고 있다고 생각됩니다.
그런데, 초등 때 학원리듬이 아닌 자기 스스로 뭔가를 해본 경험이 있는 아이들도, 특히 상위 몇 %의 아이들일수록 중고등으로 가면서 집에서만 해결되지 않는 도전에 직면하게 되고, 바로 그런 의미에서 하나비님의 "시행착오"를 읽으셔야 할 거 같아요. 스스로 학업에 대한 의지가 있을 때 필요한 부분에서 사교육의 도움을 받는 것까지 힘들게 고집할 필요는 없겠지요. 저도 그런 의미에서 아래 댓글에 저희 아이 학원 시험삼아 보낸 것도 언급했었어요. 아직은 혼자 할만하고 그게 더 효율적이라는 결론을 얻고 그만뒀지만.
일단 아이표 "공부"가 어느 정도 자리를 잡게 되면, 아이마다 다르겠지만, 초고학년에서 중등으로 넘어가면서부터는 아이 공부에 뭐라하는 것도, 게시판에 끼어들 일도 줄게 되어요. 저처럼 직장일이 버거운 부모들은 더하지요. (아이영어를 쑥을 통해 키워온 일종의 공동체적 도덕심 같은 걸로 가끔 댓글달고 있을 뿐.)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게를 달구는 어무이들의 고민은 무엇이냐? 빨강머리앤님이 말씀하셨듯, 엄마로서 자식의 성장에 가지는 관심이라는 공통분모에요. 현실적인 방법의 측면에서 초게와 중게가 다를 뿐이지 (그리고 달라야 합니다. 초게에서 중게 이야기 듣고 따라하려다가 잘하고 있는 아이 망칠 수도 있어요. 제가 원글 아래 댓글에 썼다 지운 말을 라이노님이 편안하게 잘 설명해주셨는데요, 국제중을 바라보다 아이와 관계가 틀어져서 초등까지 뛰고 날던 아이들이 중학교 들어가서 호되게 사춘기 겪으며 엄마들 눈물 뚝뚝 흘리는 거 여럿 봤어요. 사춘기는 홀몬 외의 이유가 있다는 생각이 많이 듭니다.) 그 근본을 꿰뚫어 보는 이들에겐 (엄마표 과외가 아니라 아이 주도를 염원하며 욕심을 억누르고 노력하는) 같은 길이에요. 수스님 말씀처럼 엄마가 옳다고 진두지휘하는 것이 잘못된 방향일 수도 있고, 아무리 잘된 방향이어도 아이 인생목표를 앞질러 갔을떄, 아차 인생 이렇게 사는 거 아닌데.. 이리 될 수도 있겠지만요, 엄마표의 근본은 현 교육세태에서 쓸데없이 학습경쟁에 내몰리지 말고 제 능력을 정당한 방식으로 끌어주자는데 있다고 봐요.
아이가 발전이 빨라서 엄마가 잘 뒷받침하고 있나 걱정이 많으신가봐요.
저도 이제 아이 겨우 초등까지 키워봐서 아직 멀었지만, 주변을 보니 (제 주변 친구 지인들 아이들이 다 크고 저도 대학에 있다보니 유초중대 교육실정에 대해 듣기싫어도 자주 듣게 되는 편입니다.) 엄마가 몰아치고 사교육으로 중무장한 아이들은 상위 10% 정도까지 많습니다. 다 목숨걸고 재산날리며 사교육시켜 만든 그 영역에서 경쟁이 치열합니다. 왜 이토록 공부했나 싶은 생각 들게 만드는 거지요. 그런데, 그 위 레벨은 대부분, 엄마도 못말리는, 자기 의지가 강하고 자기 습관이 못말리게 박혀버린, 저 원하는대로 공부해본 아이들입니다. 국제중, 과고, 서울대에 있는 아이들, 다 괴물 아닙니다 ㅋㅋ 여기 쑥쑥 아이들 혹은 드러나지 않게 스스로 공부하는 아이들 중에 있을 겁니다. 4학년부터 IBT토플 몇점 맞고, 대치동 빅3 학원 들어가서 디베이트 하고 수학경시대회 그랜드 슬램 달성하지 않아도 됩니다. 그런 실적을 갖춘 애들이 있을 뿐이지, 그걸 갖추어야 인재로 뽑히지 않는다는 말입니다.
대치동 학원가 두려워마세요. 이미 연수 다녀오고 혼자 여기저기서 공부 잔뜩하고 혹은 과외받아서 레벨테스트 통과하는 이미 잘하는 아이들을 뽑아서 광고하듯 교육하는 곳이 대부분입니다. 아이가 필요할 때 잠깐 도움받는 거 괜찮겠지요. 국제학교 가는 친구들 실력도 천차만별이에요. 외국 다녀와서 약간의 영어하는 부모들도 있지만, 대부분은 험한 한국 교육 과정 피하고자 자본으로 댐막는 사람들이 많구요.
님의 아이같은 경우라면 (엄마말 잘듣고, 이해력 빠르고, 독서몰입되고,... 호기심도 많나요 ? ^^),
저라면 가끔 준비없이, 혹은 아이가 원해서 매달릴 즈음에나 경시나 인증시험 말 꺼내볼 거구요, 저학년엔 그런 거 준비할 시간에 다른 거 실컷 시도할 수 있게 해주세요. 수학 심화& 선행? 기초가 탄탄해서 아이가 받아들일 수 있을 때 해야지요.
엄마가 할 일은 아이의 지적 성장을 점수나 경쟁으로 자극하는 것이 아니라 (그건 언제든지 뒤짚혀요. 저학년에 잘한다고 잘못 몰아부쳐서 공부가 지긋지긋하게 만들지 마셔요), 자기가 원하는 걸 찾고 집중해서 몰두할 수 있도록, 넓고 깊게 호기심을 자극하고 습관을 만들어주는 일일 거에요.
잠깐 심호흡하시고, 깊이 관찰해보세요 ^^ 이미 잘 이끌고 계신 듯한데... 엄마가 더 해야 할 일이 있다면, 그건 학습적인 치밀함을 훈련시키는 것보단, 세상을(문학, 과학, 윤리, 역사, 정세, 연예? 음악, 아트, 세상돌아가는 이치...)에 부모가 함께 궁금해하고 실천하고 즐기는 게 아닐까 싶네요. 그 과정에서 아이는 호기심을 불태우며 지적 성장에 박차를 가할 수도 있고, 학습이 아닌 다른 방면에 두각을 보일 수도 있겠지요. 엄마 생각으로는 내 아이는 모두 공부를 어느정도 잘하기를, 인서울 대학 쯤은 거뜬히 가는 수순을 밟을 것을 기대하며 학습에 올인하지만 결과는 아닐 수도 있어요. 내 아이가 설사 공부를 못한다 해도 다른 길을 뚫을 수 있는 사람으로 커야하지 않겠나요 ^^
지방이라, 직장인 엄마라 손해보는 것보다, 엄한 정보가 아이를 더 힘들게 할 수도 있어요.
혹 훈계조로 들렸다면 죄송하지만, 진심을 담아 썼습니다 *^^*
할 일이 많아 속이 타들어가는데, 이러고 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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