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이 깊어가요~~~~~
도대체 언제 이렇게 가을색이 다 들어버렸을까요?
한 해가 폭풍같이 지나가고 있네요. 분명 벚꽃 휘날리던 어느 주말에도 아이들이랑 쏘다녔고, 태풍 전후 바다도 보았고, 추석에도 여전히 며느리 노릇 한 거 같고, 지난 주말에도 사과농장에서 뛰놀다 왔건만, 내 영혼은 엇다 팔고다녔는지, 일/시간과 씨름한 기억만 징하게 남아있습니다.
거기엔 이제 곧 초게를 졸업할 클레어의 이른 입시도 한 몫한 거 같습니다. 한숨 돌리며 문득, 국제중 입학을 앞두고 있는 이 아이의 영어 6년은 쑥쑥과 함께였구나,라는 생각이 들어서, 클양의 청심국제중 지원과 합격에 대해 쑥부모님들과 나누고자 합니다. 나와 방법과 철학이 다른 수많은 분들이 글을 읽을 것이고, 갈 길이 먼 어린 아이의 작은 성과에 대해 말하는 것이 늘 조심스럽기는 하지만, 6년 전보다 책읽기를 통한 영어환경에 대한 인식이 확산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끝없이 되풀이되는 "책읽는 걸로 영어가 돼?" 라는 물음에 한가지 대답이 되기를 바라면서, 또 엄마표를 하시는 분들께 힘이 되기를 바라면서 글쓰기를 눌렀습니다. 아이의 발전모습에 대한 구체적인 정보(소위 '스펙'이라고 이야기되는 )는 많이 생략하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온라인상의 ‘엄마가 아는 어떤 애”의 이야기가 자기 리듬대로 잘 살고 있는 예쁜 아이들을 괴롭히고 구박받게 할 소지가 느껴지신다면 과감하게 패스해 주시길 부탁드립니다! 그건 제가 쑥에 드나들면서 가장 원하지 않았던 일입니다.
1. 무모한(?) 아이표 도전
클레어는 6학년 초 담임선생님이 국제중 수요조사를 하기 전까지는 국제중이라는 데가 있는지도, 청심의 ㅊ 도 몰랐답니다. 청심관련 이야기를- 최소 4-5학년부터는 “빡시게” 공부하고, 인증성적, 기타 다 갖춰놓는 게 좋다는 등등 - 많이 들었던 엄마의 보안 유지는 거기서 땡.
국제중이라는 데가 얼마나 좋은지는 모르겠지만, 거기 들어가기 위해서 인증 성적을 제대로 거두는데 초점 둔 공부를 하고 초등시절을 올백 지향하며 그렇게 밀어붙여야 한다면 난 못하겠다.가 알려주지 않은 이유였는데… 4학년, 5학년, 6학년으로 올라갈수록 아이는 여러 활동을 하며 자기 꿈을 키우는 동시에 학교의 여러 다른 모습을 보게 된 거 같습니다. 클양은 친구가 많지만, 시기받고 미움받지 않기 위해서는 공부 잘하는 애가 “이 책 정말 재밌는데 빌려줄까, 어제 읽은 책에서 나온 주인공은 왜 그런 생각을 했나 몰라...” 이런 얘기까지 하면 안된다는 걸 (이런 대화 통하는 친구 딱 1명 있습니다/ 근데 이런 얘기 안하고도 인간적으로 끌리는 친구들도 있다고.. ^^) 깨닫고 그런 얘긴 엄마와만 하게 되면서, 주변 중학교 언니 오빠들이 전하는 분위기를 보며, 뭔가 다른 학교에 대해 꿈꿨던 거 같습니다. 어느날 식탁에서 청심에 가고프다는 말이 나왔고, 아이랑 저랑 각각 학교에 대해 구체적으로 알아봤는데(클양은 식단 ㅋㅋ, 교복, 동아리활동, 교과진행 방식 등등/ 엄마는 기숙사 적응, 졸업 이후, 학비, 교사진, 종교적 색채, 새로 바뀐 교장 등)…탐나는 곳이더군요.
실패해도 도전에 의의가 있다는, 지금 생각하니 참 위험한 생각으로 지지하기로 했습니다. 뭣보다 아이의 영어능력에 대한 믿음이 있었고, 여태 혼자 해 온 힘이 도전적인 과제를 만나도 해낼 수 있을 거라는 기대가 있었습니다. 8월 말부터 시작되어 10월 말까지, 온라인 지원접수, 서류접수와 증거서류 제출, 1차 필기 시험, 2차 면접에 이르는 과정에서 요구되는 걸 생각해보니, 6학년이 된 지금 뭘 대단히 준비할 건 없더군요. 어쨌거나 국제중 목표를 세운 그 날 이후 6학년 성적은 백점 행진. 5월말 리듬체조 발표를 앞두고 이틀에 한번 꼴로 강도 높은 훈련 받는 와중에도 공부할 거 꼼꼼하게 챙기는 모습을 보이더군요.
아, 너 정말 가고 싶구나.
------------중략: 아이가 자신이 해온 것에 대해 시시콜콜 공개되는 걸 원치 않네요. 관심있으신 분들은 이미 다 보셨을거라 삭제합니다. 구체적인 상이름을 밝히지 않은 거 외엔 숨기거나 부풀린 부분 없었습니다.
사교육없이 잘하는 것에 대한 시선이 쑥쑥 내에서도 편안하지 못한 것이 느껴지네요 ;; (댓글과는 관계없습니다).-------------------------------------------------------------------------------------------
자기가 하고픈 걸 자기가 선택하고 해가다 보니 하는 일이 많아지면서도 스트레스 받거나 잘 지치지 않습니다. 늘 즐거운 일을 만들어낼 줄 알고, 독서를 통해 대화거리가 넘쳐나고 무엇보다 자기 마음을 다스리는 법을 터득하게 된 거 같아요. 1차 자소서와 학업계획(미리 써가는 게 아니고 현장에서 나온 질문에 답해야하는) 준비를 하면서도 늘 생글거리고 있어서, 어려서 스트레스 덜 받으니 다행이다 생각했는데, 그건 아니였더라구요. 겉으론 웃고 있었는데, 잘 할 수 있을까란 스트레스와 그 후 마음 졸이던 기다림이 몸에 이상 증상으로 나타나기도 하더군요. 어쨌든 자소서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혼자 이렇게 저렇게 자기 초등 6년을 되돌아보며 글을 쓰고 고치고 해보는 과정은 귀한 시간이었던 것 같습니다.그 과정에서 주변 사람들에게 자기는 어떤 사람이냐고 질문하며 돌아온 대답에 감동하고 생각하는 바가 많았습니다.
그런데, 이 나이의 아이들에게, 그것도 모두 성실하게 살아온 아이들이 14:1의 경쟁을 겪어야 하는 이 과정은, 과연 시작한 게 옳았을까… 여러 번 중간에 혼자 속을 끓이기도 했었답니다. 이 이른 입시가, 떨어진 다른 멋진 친구들에게도 앞으로의 더 큰 성장에 부디 좋은 밑거름이 되기를 기원합니다.
클레어의 애기 때 별명은 천사솜털이었습니다.ㅋㅋ 이모들, 친척들 눈에는 말 잘 듣고 생글거리고 포근하고 착한, 요구하는 거라곤 책읽어 달라고 또! 또! 외치는 거 밖에 없는 또또공주였지만, 톰보이로 자랐던 수퍼액티브 왈가닥 엄마 눈엔, 너무 착하고 지나치게 조심성과 배려가 많은 관찰형, 놀이터에서 뛰어드는 아이들이 있으면 다 양보해버리는, 아구 저 놈 자식 이 험한 세상에서 어찌 키워야 하나 막막했던 애기였어요^^ 그런데 변하네요. 투지도 부릴 줄 알고, 힘든 운동도 즐길 줄 알게 되고 악악대는 남자친구들 단번에 제압하는 방법을 동생에게 자신있게 전수하기도 하는 ㅋㅋ
남들 학원다닐 때 운동하고 책 읽었어요. 그래서 자기가 이루고픈 것은 짧은 시간 집중해야 했었고, 자기가 목표한 바에 집중하는 습관은, 앞으로도 잘 다듬어가야 하겠지만, 클양이 지닌 큰 자산인 거 같습니다. 원하는 거를 알고 집중할 수있도록 주말은 온통 아이들과 쏘다니는데 보낸 거 같아요. 평일 함께하지 못하는 미안함에서 나온 것이기도 하고, 엄마의 역마살 때문이기도 하구요. 농장, 목장, 산과 바다, 생태체험, 과학관, 미술관, 박물관, 엄마 직장, 아빠 직장, 뮤지컬, 연극, 오페라, 콘서트…
뭘 배워야 해서 다니는 게 아니라, 아이들이랑 주말만이라도 주어진 시간 함께 하면서 성장하는 모습을 보는 게 즐거움이지요. 삶의 여러 면을 보고 즐길 줄 알기를 바랬고, 그 가운데 길을 발견하기를 바랬어요. 앞으로도 교육현실이 어떻건 간에 내 울타리 안에선 그렇게 지내기를 바라는데… 많은 시간 기숙사에 가 있게 된다니… 벌써 마음이 쌩 합니다.
주절주절 분명 뒤돌아 주책이다 생각할 말들이 많겠습니다.
써놓으면 그럴 듯 해보이지만, 또 엄마인 제 눈엔 여러모로 대견하지만, 그냥 밝고 자기가 하고픈 걸 그 때 그 때 열심히 하는 평범한 명랑소녀입니다. 청심중이 정말 좋은 학교인지 다녀봐야 알겠고 ^^ 자기 목표에 따라 준비가 되어있어도 지원조차 하지 않은 멋진 친구들도 많을 거라 생각합니다.
어디에 있건 간에, 즐거움을 찾을 수 있고 잘 적응해서 성장할 수 있는 학교가 좋은 곳이라 생각하구요, 남들보다 이른 입시 겪으며 선택한 이 학교에서, 대입을 위한 준비과정으로서가 아니라, 그 자체로서 의미있고 행복한 3년이길 바란답니다.
6년 동안 클레어 그리고 애나 영어의 등대와 거울이 되어준 쑥쑥 초등게시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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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각) 세계사읽기 4권 19~21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