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은 조금 놀라기도 하고 혼자만 알고 있기가 아까와서 글을 올립니다. 우리말책이나 영어책 하다못해 인쇄가 된 매체는 무엇이나 관심을 보이는 시온이(아직 글을 읽지는 못합니다)... 틈만 나면 제맘대로 책을 지어서 읽어대는 바람에 듣고 있자면 배꼽이 빠지는것 같습니다. 그런 시온이 덕에 둘째 수아까지 아침에 눈비비고 일어나 책부터 들고 나오는 경우가 종종 있을 정도로 둘다 책을 좋아 합니다. 요즘은 그날 읽은 책과 봤던 비디오를 매일 기록하며 아이들과의 독서여행의 족적을 남기고 있습니다. 아주 만족스러운 날도... 게을러서 부끄러운 날도.. 날짜와 함께 꽉채워진 책제목이나 텅빈 공간으로 뿌듯하게도 부끄럽게도 기록으로 남아있네요. 독서량(엄밀히 말하면 독서는 아니지요... 아이가 아직 글을 모르니까)과 함께 아이가 좋아하는 책의 주제나 기호의 변화가 작은 노트 하나에서 면면이 느껴집니다. 기록을 시작한지는 얼마되지 않았지만(올해부터 시작했답니다) 그동안 기록이 없던 날들에 대한 후회와 아쉬움을 진하게 느끼고 있습니다. 낮에는 주로 일정 주제(한달에 한가지 주제를 잡고 있습니다)에 관해 엄마가 골라준 책들을 함께보고 잠자기 전엔 아이들이 보고 싶어하는 책을 권수나 주제에 관계없이 읽어 주는 걸 원칙으로 합니다. 저녁시간이 참 난감한 경우가 많았던게 권수나 주제의 제한이 없다보니 두녀석이 경쟁하며 책을 싸들고 오는 바람에 한글책 영어책을 번갈아 가며 읽어 주기도 하고 열서너권쯤 되는 책을 읽어 주다 목소리가 갈라져 급기야 화를 내며 그만 자라고 윽박지른 경우도 있었거든요. 그런데 어제 저녁..... 시온이한테 보고 싶은 책 가져오라고 했더니 촘촘히 꽂힌 페이퍼백 중에서.... (저는 페이퍼백와 하드커버 보드북을 따로 분류해서 꽂아 놓습니다) 아시는 분들은 아시죠? 페이퍼백은 책 찾기가 참 힘들다는거..... 시온이가 찾아온 책들이..... 놀라지 마세요. No! David, Mama, do you love me?, The runaway bunny, Love you forever...였답니다. 전 소름이 오소소 돋는 느낌이었습니다. 엄마의 사랑에 관한 주제로 책을 묶어 보라면 제가 아마 이책들을 찾아 내지 않았을까 싶었으니까요. 우연이었을까요? 그러기엔 그 얇은 페이퍼백들을 뒤적거리며 책을 찾던 시온이의 모습이 너무 심각했기에 우연이라고는 말하고 싶지 않네요. 아마 주제를 가지고 책을 찾아 읽어 주던 낮의 독서 습관이 조금이나마 영향을 미치지 않았을까 하는 긍정적인 생각이 드네요. 어때요? 우리 시온이 책 고르는 안목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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