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주 전에 우연히 케이블 TV의 XTM 채널에서
‘주먹이 운다’라는 프로를 보게 되었습니다.
프로그램 내용은 전문 종합 격투기 선수에게 일반인이 도전하여
3분 동안만 견디면 되는 내용입니다.
여기서 일반인은 다양합니다.
특수부대 출신들, 전직 조폭, 경찰 특공대원,
태권도/유도/무에타이 같은 종목의 국제 경기 금메달리스트,
치과의사, 회사원, 건설 노동자, 고등학교 쌈장들......
그리고 거명대사, 화원선사, 태백도령, 은둔거사 같은 이름의 아리송한 사람들.
프로그램 속에서 이런 아리송한 사람들은
장풍을 하니, 기를 쏘니, 바람을 타니 하면서
30년 수련, 40년 내공을 주장하였습니다.
그러나 막상 전문 격투기 선수와 경기장에서 마주치자 모두 기권.
경기 심판관이나 프로그램 진행자를 쓴 웃음지게 만들었습니다.
오히려 또래에서 주먹 좀 한다는 고등학교 쌈장 같은 애들이
겁도 없이 도전하여,
말 그대로 개 맞듯이 맞고,
현실을 깨닫는 것 같았습니다.
태권도/유도/무에타이 같은 종목의 국제 경기 금메달리스트 역시
비참할 정도로 일방적으로 맞더군요.
도저히 일반 스포츠 종목의 선수들이 상대가 되지 않는 게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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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의 중학교 3학년 때를 생각해 봅니다.
음악 시험문제 중에
단 3도, 장 5도 같은 피아노 건반 문제가 있었습니다.
저는 간략한 설명과 예제를 가지고 앞 뒤로 끼워 맞춰
정답을 골랐습니다.
하지만 지금까지 한 번도 피아노를 실제로 쳐 본 적이 없습니다.
태어나서 지금까지 피아노를 한 번도 쳐 본 적이 없지만,
음악시험의 피아노 건반 문제는 맞았습니다.
이런 경우, 저는 피아노 연주 실력이 있는 것일까요, 없는 것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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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XTM의 프로그램 이야기로 돌아와서)
XTM의 프로그램을 보면서, 문득 저는 중학교 시절의 음악 시간이 생각났습니다.
그리고 우리의 영어도 마찬가지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제가 언급하고자 하는 TV 프로그램 속의 이런 아리송한 사람들처럼
우리는 즐겨 파닉스, 영어말하기, 영어에세이 등을 말하지만,
실전에서 무용지물에 가깝지 않는지 하고.
장풍을 쓴다고 하지만, 기를 발사한다고 하지만
실제로는 사용할 수도 없고, 보여줄 수도 없는 장풍과 기처럼
우리의 영어논쟁도
사용할 수 없는 파닉스와 사용할 수 없는 영어말하기는 아닌지 하고.
10년 과외 선생, 20년 교직 생활이라고 하지만,
실제로는 고등학교 쌈장들보다도 못한 실력의 소유자들이
아이들의 영어 선생님들은 아닌지 하고.
30년 수련, 40년 내공을 말하지만,
그것은 단지 본인이 늙었음을 증명할 뿐이지
실력과는 무관한 것은 아닌지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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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영어에 관한 우리의 영어 논쟁과 주고 받는 정보들이
중학교 시절의 저처럼
시험문제의 단 3도와 장 5도의 정답은 고르게 할 수 있지만,
실제로는 평생 피아노 건반 한 번 눌려 보지도 못한 아이들을
키우고 있지는 않는가 하고 생각해 봅니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비록 개 맞듯이 맞더라도 고등학교 쌈장 같은
무대포 정신이지
장풍이니 기 같은 보이지 않는 말(=이론, 주장)이 아니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제가 영어를 이렇게 배웠고
지금도 이렇게 배우고 있기 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영어를 배우는 최선 그리고 최단 코스는
얼굴에 철판을 까는 것이라고 믿고 있습니다.
무대포 정신으로 무장하고, 얼굴에 철판을 까는 것이
비용도 적게 들고, 학습기간도 단축되고
비록 곡명이 ‘학교 종이 땡땡’일지라도,
실제 피아노 연주를 가능케 하는 것 같습니다.
제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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