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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보다 관계가 우선..

  • 바람불면
  • |
  • 2013-02-01
6

아이 가르치면서 상처를 많이 주기도 하고 받기도 합니다.특히 교과과정을 가르치다보면 더 그렇죠.
그래서 엄마가 교사이냐 부모이냐... 어느 선까지 지켜야 하는 것이냐.. 이런 물음이 따라오는 것같습니다.저 스스로의 결론은 성인이 배워야할 모든 교육을 가르칠 수 있는 수준까지 가르쳐 보자였습니다.수학의 일부만 또는 영어의 일부만.. 이렇게 가르치다 말 것이면..나중에 부작용이 따를 수 밖에 없고.. 시행착오를 많이 할 수 밖에 없다고 생각했죠.미적분, 삼각함수, 확률이론을 모르고.. 단지 사칙연산.. 분수의 개념까지 부모가잘 설명해 준다고 하면.. 그것만으로도 가치가 있는 일일까?? 이런 고민을 계속 했는데, 제 스스로 공부를 하면서 많이 터득했습니다.
이공계 대학생들이 푸는 미적분 책도 구해서 보고, 개념을 쉽게 써놓은 책들도 구해서 보고,수학 교양서도 많이 봤습니다. 부모도 하면 할 수 있다는 것이죠.그렇게 부모인 내 스스로가 개념을 확실히 이해하고 나니, 수학이 무엇인지 알게 되었습니다.
영어도 마찬가지로 내가 해보지 않고는 배움의 어려움, 즐거움 등..그 과정에서 나타나는 현상을 알지 못한다는 것입니다.
가르치는 방법론과 관련해서도 많이 봤습니다.책을 통해 얻은 결론은 최소한으로 가르치되, 가르치는 것도 질문으로 가르치라는 것이었습니다.말은 쉬운데 참 어렵습니다. 
하여간 부모가 탁월한 영역까지 먼저 공부해 보자는 것이 제 생각이었습니다.
어설프게 알고, 아이를 가르치기 시작하면 관계가 악화됩니다.점점 자신감도 잃고 말이죠.. 이런 것을 아주 많이 봐왔습니다.
그럴 바에는 가르치지 말자는 것이죠..없느니만 못한 교사가 굉장히 많습니다. 제 인생에서도 그랬고요..
그런데 진짜 좋은 선생님.. 제 인생을 바꿔 놓을 만큼 영향을 준 선생님은..저를 이해해 주고, 이야기를 들어주고, 관심을 가져 준 분입니다.잘가르쳤냐는 중요한 문제가 아니었던 것 같고요.
중2 때 국어 선생님이 저에게 책을 선물해준 유일하신 분이셨습니다.1천원짜리 문고판 책으로.. 토마스 하디의 [테스]였습니다.뭐 이런 책을 다 선물하는지 의아해했지만, 선생님의 자필 메모 때문에 안볼 수가 없었죠.그 선생님이 늘 저를 관심있게 봐주었죠. 그 선생님 앞에서 엄청 울었던 기억이 있습니다.뭔가모를 억눌린 제 감정 때문에 말이죠. 그래도 그 선생님은 그걸 모두 받아줬습니다.그 뒤로 제 인생관이 많이 달라졌습니다. 그 책을 통해서도 엄청난 영향을 받았습니다.
지식이 많고, 잘 가르치는 교사가 제 인생을 바꿔줄 좋은 교사가 아니었죠..정서를 이해해 주고, 좋은 관계를 갖는 것.. 그것 만으로도 충분하다는 것이었죠.사랑만으로.. 세상을 바꿀 수 있다는 생각.. 아니.. 사랑만이 세상을 바꾸는 유일한 길이라는 생각..이렇게 돌고, 저렇게 돌고.. 돌고 돌다 이르게 된 더 큰 결론은 이것이었습니다.
요즘은 살롯 메이슨의 책을 읽고 있습니다.홈스쿨링하시는 분이라면 꼭 읽어 봐야할 유익한 책이라고 생각됩니다.
또한 감정코칭이나 부모자녀 관계에 대한 책 중에서 가장 추천할 만한 것이토마스 고든이 쓴 "부모역할훈련"입니다.
토마스 고든의 부모역할훈련을 읽고 실천하는 것만으로도 자녀에게 기대하는 모든 것을 얻을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P.S저에게 쪽지로 책을 추천해달라는 분들이 있으셔서, 일대일로 알리기 보다는게시판으로 알리는게 여러 사람에게 좋겠다는 생각에서 작성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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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도하는
  • |
  • 2013-02-02 10:06
답댓글

 공감하는 부분이 많아요..... 전업주부고 아이가 하나라 아직은 제가 먼저 공부해서 아이 가르치자 싶어서

 수학 풀고 있어요.....

  님의 글을 읽어보면 공부하면서 가르치는 엄마가 아니라면 공감하지 못할텐데....

  내가 제대로 알아야 아이에게 잘 가르칠수 있지요... 답지만 보고 채점하고 답지에 맞춰 설명하면

  한계가 있더라구요....

 

   저도 비슷한 생각으로 초등과정 문제집 다 풀어보고 틈틈히 아이들 보는 수학책도 읽고 .... 중학수학

   풀면서 내가 그 시절에는 이해 못하고 패턴만 익혀서 풀었구나 싶은것도 있고 새삼 재미를 느낄때도

   종종 있어요 ^^

 

   잘 보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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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재민재윤맘
  • |
  • 2013-02-02 09:37
답댓글

오랫만에 들렀는데 많은 도움 받아가는 듯 하여 댓글로나마 감사의 마음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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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anthropo
  • |
  • 2013-02-01 15:24
답댓글
글 잘 읽었습니다.

제목만 보고는 오랜만에 초게에 자녀와의 관계 철학에 관한 글인가보다 했는데,

본 내용은 자녀를 가르치는데 있어서의 바람직한 자세에 대해 무게가 더 실려있네요^^

자녀 교육에 열정 뿐 아니라 실천력까지 갖추신 분들 가운데 실제 커리어로까지 변화/발전시키신 분들이 많은데, 님도 그런 수준이 아닌가 생각되네요. 쑥쑥에 처음 들어왔을때 저를 주눅들게 하셨던 분들같은. ㅋ

님의 글을 읽으니 며칠 전에 서점에서 보고 침만 흘리던 수학 과학 교양서와 까뮈 한정핀, 노자철학서 등이 다시 눈앞에 아른거립니다. ㅠㅠ 그림의 떡.

 

그런데 저는 일치감찌 깨달았답니다. 모든 걸 완벽하게 조화시킬 순 없다는 거 - (바깥)일하는 애엄마들은 어떻게 일과 가정을 조화롭게 저글링하냐는 질문을 많이 받는데, 결론은 그렇게 못한다. 에요.사회인으로서의 역할을 하면서 완벽한 엄마가 될 수 없고, 엄마로서의 역할을 하면서 완벽하고 흠짐없이 내 일을 해내기 힘들죠. 늘 부족하다는 마음으로 그걸 채워가려고 노력하면서, 부족하나마 그 역할에서 양보할 수 없는 건 무엇일까 잊지 않으려할 뿐. 그건 전업부모의 경우도 마찬가지일 거에요. 좋은 선생이면서, 모범이 되는 어른이면서, 따뜻하거나 친구같은 부모가 되기란 얼마나 어려운지 !

 

아이들은 뭘 잘하고 못하고를 떠나서 사랑받는다는 걸 알게 해주어야 하고, 그게 부모의 가장 큰 역할이라는 것이 개인적인 생각입니다. 그 사랑받는 느낌 속에서 스스로 탐구할(그 대상이 공부든 야구든 앵그리버드이든간에) 자유가 주어져야 하고, 그 과정에서 열정을 밀어부치도록 돕고 지적자극을 줄 수 있다면 더 좋겠죠. 질문을 통해 가르치라- 님 글 가운데 가장 강력하게 공감하는 부분입니다 ^^

 

잘 가르치는 부모도 계실 것이고, 잘 가르치는 것보단 잘 도닥이거나 잘 놀아주거나 잘 훈계하시는 부모도 계시겠지요.

교육에 대한 부담 때문에 저처럼 주눅드는 동지들이 계실까 해서 간만에 제 역할(? 이런 게 있나 싶지만, 오래 보신 분들은 또 진지/이상적인 댓글 다는구나 하실 듯 ㅋ)하러 튀어나와봤습니다ㅎ 그래도 다른 방향을 말하고 다른 목소리를 내는 분이 계시니 좋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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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바람불면
  • |
  • 2013-02-01 15:55
부담..
부모의 역할 만큼 무게감을 느끼고, 책임감을 느끼게 만드는게 없죠.
직업적으로는 전문성을 가지려고 하는데, 부모로서는 아마추어로 만족하죠.

저는 직업을 바꿨습니다. 아빠로.. 그리고 부업으로 회사를 다니는 것으로요..
그리고 고전을 읽고, 학습 방법들을 읽으면서 회사와 자녀교육 양쪽에서 시너지가
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꼭 새벽 4시에 일어나서 혼자만의 공부 시간을 갖고 있죠.

육아, 학습법 관련 책을 읽으면서 첫번째 드는 의문은..
보통 사람이 따라할 방법들인가? 작가들의 면면을 보면 참 대단합니다.
제대로 할 엄두가 안나니.. 할 수 있는 것.. 내가 적용할만한 것에만 눈이 가더라구요.
그래도 포기하지 않고 꾸준히 했더니, 뭔가를 깨달았는데..

깨달음의 결론은 언제나 처음 시작했던 그 지점이었던거죠.
사랑~~..
아이를 갖고 처음 먹은 마음은 넌 무엇을 하든 어떤 조건하에서도
나의 사랑이다.. 그런데 점점 아이가 성장하면서.. 그릇된 욕망이 꿈틀대고..
사랑에 여러 조건이 따라 붙고.. 나의 욕심이 따라 붙고..

결국 무위자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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