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이 제일 싫어하는 것은.. 바로 짜여진 틀입니다.아이들의 생각은 어디로 튈지 전혀 모르지요.지금 무슨 생각을 하고 있었니?라고 물으면.. 어른 생각에는 굉장히 황당한 이야기를 합니다.갑자기 엄마가 죽으면 어떻게 되지를 생각했다고 하는 경우도 있고요..
암튼.. 문제는 우리가.. 또는 사회에서 제공하는 교육은 모두 틀이 있다는 겁니다.진도가 있고, 해야할 교재가 있고..
진정한 교육은 그런 것으로부터 벗어나는 것이 아닐까 합니다.
아이가 오늘 힘들어 하면 그만 두면 됩니다. 꼭 오늘 해야 내일 친구들을 따라갈 수 있다고..억지로 동기유발할 필요도 없습니다. 아이들이 제 실력발휘를 하면.. 하루 만에 한 달치 이상의깨달음을 얻을 수도 있기 때문이죠.
얼마 전에 있었던 경험입니다.이제 고1 올라가는 아이를 가르칩니다. 제 글을 읽으신 분이라면 아시겠지만..암튼 이 아이는 전교 꼴지입니다. 전 이아이에게 학교에서 가르치는 진도와는 전혀 상관없는것들을 가르칩니다.
유클리드 기하학을 가르치고, 페르마 정수론을 가르치고, 코시 부등식을 가르치고,푸리에의 파동의 법칙을 가르칩니다. 수학이 기원은 늘 일상 생활 속에서, 상거래를 통해서..그리고 일반 수학의 특징들을 이야기합니다.
책을 읽는 것도 아이들이 합니다. 저는 아이들 생각을 물어봅니다. 너는 어떻게 생각하니?대답을 못해도 상관없습니다. 일단 1, 2분 정도 생각할 시간을 줍니다. 황당한 이야기를 해도괜찮습니다. 대부분은 그런 생각에서 해답이 나왔기 때문이죠. 수학의 모든 공식과 기호들은 누군가의 평생 업적입니다. 로그는 수학 천재가 20년 연구한업적입니다. 우리는 당연스럽게 익히지만서도요..
삼각함수를 가르치고, 시그마와 인터그럴, 적분, 미분, 속도 등에 대해서도 가르칩니다.
아이들을 가르치면서 인간의 인식체계에 대한 깨달음이 생겼습니다.아는 것에도 단계가 있고, 질적 차이가 있다는 것입니다.아예 모르는 것에서 조금 아는 것.. 그리고 완벽하게 아는 것으로 발전한 다는 것이죠.
삼각함수를 설명해주면 그 자리에서는 알겠다고 합니다.그리고 나서 다음날 물어보면 모르겠다고 합니다. 어제 한 것인데 말이죠.아주 똑같은 문제를 낸 것인데도 모른다고 합니다.그래서 "어제 안다고 하지 않았느냐?}고 되물었습니다. 그럼 이렇게 이야기합니다."까먹었어요.. ㅜㅜ"
처음에는 까먹었다는 것을 핑계로 알았습니다. 그러나 그것은 사실이었습니다.처음에 이해했더라도 까먹는 것이고, 그걸 다시 접하면 기억을 되살려서 보다완벽한 이해로 나아가는 것이었습니다.
이 아이는 참 수학 머리가 없었습니다. 수학 공식으로 풀어내질 못하니까요.이것이 이 아이의 타고난 영역이거나 지능 때문이 아니란 확신을 합니다.설명하고, 또 설명하고.. 이해했다고 하는 수준까지 또 설명합니다.그럼 1주일 지나고 물어보면 또 모릅니다. 저는 이게 당연하다고 생각했습니다.왜냐하면 수준 높은 수학 개념들을 배우기 때문이죠.
그러던 아이가 시그마를 완벽하게 이해했습니다. 저는 아이의 눈동자, 태도, 목소리등으로 이 아이가 정확히 이해하고 설명하는지를 알 수 있습니다. 시그마를 풀어 내는데 스스로 신이나서 웃는 얼굴로 목소리 톤은 올라갔습니다.드디어 수학 머리가 생긴 것입니다. 수학이 재미있다고 늘 이야기하지요..
높은 수준의 수학을 하면서, 오히려 낮은 수준의 수학을 쉽게 생각합니다.반복된 훈련 보다는 깨달음.. 그리고 성취감..
훈련은 스스로 하는 것입니다. 하루에 몇 시간씩 지루하지 않게 문제를 풉니다.왜냐하면 맞추는 즐거움이 있기 때문이고, 깨달음이 있기 때문입니다.
지루한 진도, 남들이 하는 학습 설계.. 이런거 중요하지 않다고 느끼는 순간이 올 것입니다.
제 아이가 이제 초등학교 입학합니다. 오늘 입학식이 있습니다.그런데 이 아이가 지난 주에 로그를 배우고 싶다고 해서 제가 고민을 했습니다.나누기를 겨우 하는 아이에게 어떻게 로그를 가르친단 말인가??제가 로그 관련된 책을 보고 있으니까.. 자기도 하고 싶었던 것입니다.
알 수 있는 범위 내에서 설명을 해주었습니다. 로그를 알려면 지수를 알아야 하고,지수를 알기 위해서는 곱하기만 알면 되기 때문에.. 가능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완벽하진 않겠지만 지수를 이해하고, 로그로 식을 풀어냈습니다.그랬더니 자기가 로그를 할 줄 안다고 으스대는 것입니다. 그냥 보면 귀엽죠..로그의 맛만 봤을 뿐인데, 자기가 로그를 많이 알고 있다고 생각하다니..
제가 아이에게서 보는 것은 수학의 즐거움, 그리고 깨닫는 기쁨.. 배움의 즐거움..수학이 결코 어렵지 않다는 생각들..
우리 아이와의 수학이 어디로 어떻게 튈지 저도 모릅니다.제가 늘 고민하는 것은.. 수학 개념을 어떻게 설명하면 아이 눈높이에서 이해할 수 있을까입니다.해보고 안되면, 다른 설명 방법을 찾아 봅니다. 그러니 부모인 내가 공부를 안할 수가 없는 노릇이고요.
비단 수학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영어, 국어, 역사, 과학.. 모든 학문이 다 똑같습니다.진도 보다는 아이의 관심과 흥미를 맘껏 전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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