림이가 요즘 즐겨치는 뉴에이지 음악중들에 한곡 long long ago입니다.
용량이 커서 유투브동영상으로 올려봤어요.
위 동영상속에 딸래미가 치고 있는 피아노는 30년전 친정집에 들어온 피아노인데
볼때마다 저에게 심한 죄책감을 불러일으키는 물건이기도 합니다.
어느날 잘 사는 친구집에 갔다가 반짝반짝하고 미끈하게 빠진 피아노를 보고 한눈에 반해
고학년임에도 몇날몇일을 울고 불고 떼를 쓰는 통에 부모님께서 고심끝에 사주신 피아노랍니다.
이왕 사는거 좋은 걸로 주신다고 수출용 대형모델로 사주셔서 이제는 국내에서 찾아보기 힘든 모델이예요.
당시 시세로 아빠의 한달 월급을 훨씬 상회했을 터인데 그나이에 어쩜 그렇게 철이 없었는지
지금 생각하면 얼굴이 다 화끈거립니다.
친정엄마가 한알뜰하셨던지라 헛돈 안쓰시고 늘 아끼고 사셨는데
아빠 월급으로는 네가족이 뽀대나게 살기가 힘들고 그렇다고 남들에게 옹색하게 보이고 싶진 않으니
나름의 살림전략으로 일단 좋은 것은 남자들에게 몰아주기를 하셨어요.
그 결과 같은 집에서 남동생과 아빠는 좋은 옷과 좋은 신발을, 엄마와 저는 가판신발에 보세옷을
입었는데. 돌이켜보면 서러운적도 많았지만 주부가 되어 살림을 꾸려본 이후로 어느정도 이해가 갑니다.
지금은 그시절에 그렇게 살았던 것에 대해 엄마는 미안해 하시고
아빠와 외식이라도 하시라고 만들어드린 신용카드도 너네 살림이나 챙기라고 일절 안쓰십니다.
친정갈때마다 이제 너도 좋은 옷좀 사입으라고 잔소리도 하시는데,
아니 좋은 옷도 입어 버릇해야 사지지 습관이 안들었는데 그게 한순간에 되나요.
짠순이근성 물려주신 분이 누군데...
초등시절, 친정엄마는 살림에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기 위해 재택부업을 많이 하셨어요.
학습지 채점하기, 수출용 스웨터에 아플리케 수놓기, 전선 끝 까기, 통조림용 밤깎기 등등
채점용 빨간 색연필 심부름으로 수시로 문구점 들락거린 기억이 나고
공무원인 아빠이름에 누가 될까봐 남몰래 살짝 일감을 떼오시던 엄마가 기억이 납니다.
그렇게 아끼고 모은 돈으로 사주신 엄마의 땀이 서린 피아노인데
열심히 배우겠다고 다짐후 선물받고서는 몇달 배우다 슬며시 땡땡이치며 그만두었어요.
실컷 야단쳤음직도 한 일인데, 지금 생각해도 이상한것이 두분이 그걸로 한번도 뭐라고 안하셨네요.
다행히 근 30년동안 장식용으로만 서있던 피아노를 몇년전 공수해다가 딸래미가 잘 쓰고 있습니다.
큰 재능은 없어보이지만 몇개월 배우다 포기한 저로선 저렇게 즐겨주는 것만도 감사할 따름이예요.
여느 딸처럼 저도 가끔씩 친정엄마랑 아웅다웅하지만 저 피아노를 볼때마다 가슴이 아프고 미안해집니다.
지금 저희가 한달 일해서 버는 금액으로 아이가 뭔가 사달라고 조르면 저희는 못사줄 것 같아요.
아래 작기님 알바비로 아이린 피아노사주셨다는 글보고 뭉클해져서 적어보았어요.
내리사랑이라고 매일 자식만 챙겼지 부모님은혜는 잊고 사네요.
친정 부모님 생각하면 떠오르는 물건 쑥쑥 분들은 어떤게 있으신가요?
날도 덥고 게시판도 썰렁한데 수다나 한판 떨어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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