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노님,
기를 받아
소박한 거 한 개 풀어놓습니다. ^^
중게로 가야하는디 선배님들 앞에서 할 얘기가 아닌 것 같아서 이리로 왔습니다.
초6학년 남자아이. 남성홀몬의 위력앞에 점점
유년의 티를 벗어가고. 다른 사람의 얼굴로 변해가고 있네요.
영어는 엄마의 감시에서 벗어난지 오래되었고
학원에 의존하고 있습니다.
늘 남아도는 짜투리시간들이 모여 인생이 될 수 있겠다 싶어서
거의 반강제로 아침에 몇 분 테드를 듣게 하고 있습니다.
영어를 언어로 접근하다보면 수 없이 많은 정보와 도구와 매체들이 있습니다.
거의 무료로, 관심과 시간만 있으면 손쉽게 닿을 수 있는..
그러나 생각보다 아이 성향에 맞고, 진득하게 거기에 아이를 고정시켜놓을 만한걸
발견하기가 그리 쉽지는 않았습니다. 손가락과 마음은 늘 게임으로 고고 !!
그래도 정말 이건 양보할 수 없다는 절박한 심정으로 꼭 듣게 하고 있습니다.
다행히 지금은 이건 들어줘야겠다 체념한 듯 싶어 정말 고맙게 생각하고 있네요.
뭔소리인지,, 같이 풍월을 듣지만 간간히 평범한 단어만 주워듣는 엄마는 늘 의심스럽습니다.
"잘 들려? 알아듣겠어? " 같은 톤으로 늘 확인합니다.
인내심 깊은 아이- "그래 들려. "
"얼마나? "
"그래 전부"
소리가 잘 들린다는 얘기겠지요?ㅋㅋ
하루는 " 여기 말하는 사람이 뭐라고 하면 듣는 사람들이 웃는데..
왜 웃는지는 모르겠어.. 답답해."
같이 듣는 저도 모릅니다.
저는 큰소리 칩니다.
"그래, 저 지식을 전달하는 말보다,, 상황에 맞게 그 장소에 어울리는 말,, 뉘앙스의 차이를 알아내는게
유머를 캐취해 내는게 바로 언어를 잘 하는거야."- 다 쑥에서 주워 들은 말입니다.
테드를 아침에 잠깐 듣게 한 지 두 달 되어갑니다.
오늘 아침 아이가 들으면서 처음으로 웃습니다.
잠깐의 그 웃음이 황금같습니다.
저에겐 황금들녘입니다.
그 웃음이 텝스 몇 점, 토플 몇 점 보다 더 귀하게 느껴집니다.
자기도 신기한지.. 저에게 확인합니다.
엄마는 이 대목에서 웃음이 나와?
물론 아닙니다. 모릅니다.
8살부터 만재아빠님덕에 쑥에 열심으로 들낙거리면서
가슴 콩닥거리며,,
가진거 많지 않은 집에서 런투리드, 오알티, 매직트리 거금들여 장만하고
주구장창 자나깨나.. 틀어댔던..
듣게 했던 것이 이 웃음으로 저에게 돌아왔습니다.
예일대 수학과 최초 여교수 오희님왈
수학의 왕도는 열심히 하는 것 뿐.
좋아하면 시간을 투자하게 되고
그러면 쉬워지고
결국 잘하게 되는 것이다..
누구나 잘하고 싶지만 그것이 누구나 좋아하는 것이 될 수는 없기에
우리 아이들은 어느정도 배경과 분위기와 약간의 강제성에 의해 즐겁진 않아도
즐겨 찾을 수 있는 환경으로 넣어지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됩니다.
어학을 언어로 접근하려하는 경우
수없이 많은 반복이 필요합니다.
특별히 가족이 그 언어에 능통하다든가
지적 능력이 정말 탁월해서 보기만해도 익숙하게 사용할 수 있는 능력이 있는 집안이라든가
그 나라에 살 수 있는 형편이 된다든가
이런 경우가 아니라면 듣기야말로
정말 평범한 가정에서 누릴 수 있는 가장 큰 대로가 아닐까 생각됩니다.
듣는 것과 책 읽는 습관이 자신의 인생을 만드는 얼마나 좋은 길인지..
이해하는 데 빠르고 , 생각에 깊이를 갖는 데 얼마나 훌륭한 길인지..
그것을 갖지 못했던 엄마는
가끔은 쉬운 말을 버리고,
알고 있는 것들을
아이에게 진중하게 말하고 설득하는 훈련을 더 해야할 것 같습니다.
영어를 이제 공부로 할 수 있는 선상에 선 것 같아 참 기분 좋은 하루였습니다.
퇴근길에 만나서 갖고 싶어하던 배드민턴 라켓을 사주어야 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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