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자란 친정에서 한국동란은 먼 얘기가 아닙니다.
엄마는 실향민이고 아버지는 학도병이셨어요.
지금은 황해도지만 당시 경기도 연백에서 아버지 손 잡고 내려온 사춘기 소녀는
그렇게 잠깐 다녀오리라 손 흔들고 헤어진 엄마를 팔순이 되어서도 못 잊습니다.
끓는 혈기를 이용당해 지원군이란 명분으로 전쟁터 총알받이가 될 뻔했던 소년은
아들의 귀환을 저녁마다 고개마루서 애달피 기다리던 어미에게 눈 못 감는 죽음을 드렸죠.
말이 비틀렸습니다만 끝내 막내 아들이 살아돌아온 걸 못 보고 할머님은 돌아가셨습니다.
이것이 먼 역사, 책갈피의 얘깃거리가 아니고 제 생부, 생모의 살아 생전 아픔이랍니다.
제 엄마는 지금도 당신 엄마 한 번만 보는 게 소원이라네요. 그 좋은 엄마와 생이별을 했어요.
제 아버지는 지금도 할머니 제사 때 우십니다. 죄책감에 마른 손으로 늙은 눈을 닦습니다.
잊혀지고 있답니다. 6, 25가 뭔지, 한국동란이 뭔지.
우리 세대도 겪지는 못 했지요. 전후 죽자사자 달리는 부모 밑에서 편안함을 누렸을 뿐.
그 노력의 열매를 달게 먹는 우리 아이들이 아주 가까운 역사, 아니 사실을 모르는 모양입니다.
제 아들녀석에게도 마르고 닳도록 이야기 해도 그냥 고개 끄덕이고 그만이여요.
그래도 얘기해 줍시다, 그려. 우리 60년 전에 이랬노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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