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제가 동시 몇편을 올려보았어요..
'시'가 주는 매력이란게....참 크고 놀랍고....인생을 돌아보게 하고...몇마디 안되는 언어 속에 깊은 공감이 있고 새로운 발상이 있고 직관이 있고 어느 소설 못지 않은 스토리도 있고...
그래서 아이들에게 시를 자주 들려주고 외우고 알게 하고 싶은데 이게 다른 것들에 밀려 지속적으로 안되더라고요..
그래서 몇편 올려 놓고 맘님들의 반응이 좋으면 '시읽기방' 같은 거 하나 만들어서 진행하면 어떨가 요런 좀 부담스런 생각을 해보았더랬습니다. 하지만 댓글이 없는 걸 보고, 쑥맘님들은 시에는 별로 관심이 없으시구나..이렇게 나름 결론을 내렸네요..
그런데 오늘 아침 숙제를 제출하려고 보니 댓글 달아주신 분이 계셔서 또 용기 내봅니다.
#1
"상한 갈대라도 하늘 아래선
한 계절 넉넉히 흔들거리니
뿌리 깊으면야
밑둥 잘리어도 새순을 돋거니
충분히 흔들리자 상한 영혼이여
충분히 흔들리며 고통에게도 가자"
고정희 시인의 (상한 영혼을 위하여) 중에서 발췌한 것입니다.
저는 이런 메모를 남겨놓았네요.
"사람들은 연한 바람에도 쉽게 흔들리는 갈대를 방정맞은 여인네 보듯 쉬이 본다. 진중함과 진정성이 없이 이리 휘청 저리 휘청거리는 상한 갈대에게 아무래도 신뢰감을 갖기는 힘든 모양이다.
그러나 그네들도 하늘 아래서는 한 계절 넉넉히 흔들려도 된다고 하지 않는가?
'하늘 아래서'라고 하지 않고 '하늘 아래선' 했으니 하늘은 갈대에게 의지할 마지막 보루 같은 것!
그 하늘 아래서는 마음껏 흔들려도 되는 것!
지금 '갈대'같은 자신이 밉거나 하잘 것 없어 보이는 누군가가 있다면 당신이 하늘 아래 있음으로서, 거기서는 마음껏 흔들려도 탓하지 아니하리니...두려워 말고 마음껏 흔들리거라~
그래서 고통으로 한걸음 직면하거라. 연약에 발목 잡히지 말고 하늘 아래 있음을 잊지 말거라.
문제는 연약함에 있는 것이 아니라 하늘을 기억하지 못함에 있으니..."
아마도 제 모습이 이 상한 갈대에 심하게 투영되었나 봅니다. 이 시기 저에게 위로를 준 것을 보면요..
쑥맘님들도 흔들리거든, 너무 연약해서 보잘 것 없어 보이거든 하늘 아래서는 괜찮다고 마구 마구 자신을 위로 해보시기를 바랍니다.
# 삶....황인숙
왜 사는가?
왜 사는가...
외상값
나의 감상
"당신은 왜 삽니까?
이 시인은 외상값 때문에 산다네요.
시인이라 돈 되는 일이 없어서 근처 슈퍼에서 외상으로 라면이라도 사다 먹은 걸까요? 아니면 큰 빚이라도 얻어 아파트 한 채 질렀을까요? 이것도 아니면 가족 중에 누가 빚보증이라도 잘못 서서 그 빚 갚느라 매일 허리끈 질끈 동여매는 걸까요?
이런 외상값 때문에 인생을 살아야 한다면 참 고달프겠네요.
근데 과연 빚이란 이런 거 뿐일까요?
우리가 스스로 존재한 인생이 아니라면 우린 누구에겐가 생명을 빚지고 있는 건 아닐까요?
알지 못하는 사이 수많은 은혜를 입고 그 은혜에 빚지고 살고 있는 건 아닌지요?
만약 한가지라도 은혜에 빚진 것이 있다면 우리가 살 이유입니다.
외상값을 갚을 때까진 내 생명을 내가 함부로 할 수 없는 저당잡힌 인생입니다.
오늘 곰곰히 생각해 보시지요.
누구에게 빚졌는지, 갚아야 할 외상값은 없는지...
그것이 당신을 살게 할 것입니다.
단 세줄 짜리 이 시, 울림이 참 크네요.."
# 3.나를 위로하며...함민복
삐뚤삐뚤
날면서도
꽃송이 찾아 앉는
나비를 보아라
마음아
나의 감상
"삐뚤삐뚤이 강조되어 읽어지는 시.
삐뚤삐뚤 날았는데도 나비는 꽃을 찾아왔다.
어떻게 똑바로만 걸어갈 수 있나? 실수도 하고 패배도 하고 어그러지기도 하고 이탈하기도 하고..
그러나 꽃을 향한 마음은 잊지 않았으니..."
#4. 새해의 첫 기적...반칠환
황새는 날아서
말은 뛰어서
거북이는 걸어서
달팽이는 기어서
굼뱅이는 굴렀는데
한날 한시 새해 첫날에 도착했다
바위는 앉은 채로 도착해 있었다.
나의 감상
"기적이 아닌 것을 기적으로 볼 줄 아는 시인..
목표에 도달하는 모습을 속도(여기엔 반드시 경쟁이 있다)로 보지 않고, 자연성에서 찾을 줄 아는 시인.
이것이 바로 시인의 시선이다.
오늘 같이 눈이 잔뜩 쌓여 눈 아래 모든 것이 평등한 세상, 더 마음이 가네..
사실 삶은 누구에게나 별다를 것이 없다.
눈이 오면 더럽든지 깨끗하든지, 크든지, 작든지, 그 아래 덮어져 똑같다.
황새는 날아서 말은 뛰어서 거북이는 걸어서 달팽이는 기어서 굼뱅이는 굴러서 바위는 걍 제자리에 있음으로....자기 식대로 살아가는 것이다. 그러니 잘났다고 잘난 척, 못났다고 못난 척, 많이 가졌다고 잰 척, 못가졌다고 못난 척 하지 말라.
이승의 삶은 일반 은총 아래 다 똑같은 것이다.
그래서 나그네로 사는 것이다."
#5. 순간의 꽃...고은
내려 갈 때 보았네
올라갈 때 보지 못한
그 꽃"
#6. 단풍...,David 9살 때
단풍은
가을이 주는 보물이네
단풍은
가을의 기쁨
금은보화
아무나 가질 수 없지만
단풍 보물
누구나 가져 기쁨 누린다.
#7. 친구의 시에 댓구를 이루어 지어본 것(자작시)
당신이 오늘,
절망이 시간을 만나 웃음짓게 함을 알았다면
달뜨름이 인적없는 공터를 만나 비움을 내비치는 걸 보았다면
너와 내가 만나 눈부시지 않은 투명함으로 손 잡았다면
삶이 그리움을 만나 나다움의 힘을 가지게 되었다면
풀은 스러지고 꽃은 시들어도 창공은 여전하여
내일이 '밝았다' 말해도 좋으리니...
오늘은 삶, 또는 인생을 바라보는 시선,,,이런 테마로 몇 수 올려 보았네요..
매일 반복 반복 반복....무슨 오디오 테이프도 아니고 믹서기도 아닌데..이렇게 반복되는 인생이 너무 지루하고 힘들다면 읽어보시고 힘내세요..
그리고 시인의 시선처럼 내 생활과 삶을 멀리서 한번 바라보시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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