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속 비가 내리네요.
그래서 이 시가 생각 났습니다.
#1, 가랑비
텃밭에 가랑비가 가랑가랑 내립니다.
빗속에 가랑파가 가랑가랑 자랍니다.
가랑파 가꾸는 울 엄마 손 가랑가랑 젖습니다.
동시조집을 읽다가 발췌해놓은 건데, 지은이가 기억이 안나요..
누구 아시는 분?
이 동시조를 읽으면서 저는 이렇게 메모를 했어요.
"가랑 가랑 젖게 하는 것이 어찌 비밖에 없으리요? 사랑도 가랑가랑,,,교육도 가랑가랑,,,연륜도 가랑가랑 내려서 채워질지니...가랑 가랑 내리는 비가 부작용 없이 대지를 적실거이얌..
시가 이렇게 시각화된다는 것이 진짜 맛깔 난다..읽을수록 그림이 그려져..
엉클어진 시간 속에서 아들과 실랑이 한 나, 요거이 평온함을 배달해 주네.
우리 말의 아름다움이 녹아내려 맘을 적시네.."
#2. 우리 반 여름이...김용택
우리 반에 여름이
가을에도 여름이
겨울에도 여름이
봄이 와도 여름이
우리 반에 여름이
여름 내내 여름이
"나는 이 시를 빌어 이렇게..
우리 집에 지누
웃게 해도 지누
속상케 해도 지누
어려도 지누
커서도 지누
힘들어도 지누
행복해도 지누
일생내내 지누
나는 김용택의 시를 이렇게 읽었다.
주위가 변해도 변하지 않는 이름, 본질.
"지누"는 내 아들 첫째의 이름이다.
여기에다 둘째 이름을 대입하면 또 다른 시?
어찌 원시의 입맛을 살릴까마는 이건 내 마음이다."
#3. 추운 날......이준관(2학년 교과서에 수록)
추운 날 혼자서
대문 앞에 서 있으면요
지나치던 아저씨가
-엄마를 기다리나? 발 시리겠다
지나가던 아주머니가
-원, 저런 감기 걸리겠다. 집에 들어가거라
지나가던 강아지가
-야단맞고 쫓겨났군. 안됐다.컹컹
대문 앞에서 친구를 기다리는
내 마음
알지도 못하고.....
팽,팽, 팽. 돌고 싶은 팽이가
내 주머니 속에서
친구를 동동 기다리는 줄도 모르고...
"외롭다고 느낄 때가 있었다.
속 깊은 애기 하는데 애만 소리로 피드백 줄 때, 같이 하고 싶어서 터뜨려온 얘기들이 화살이 되어 돌아올 때, 같은 느낌과 생각으로 살아가는 사람이 없음을 느낄 때, 관계는 내 의도와 의지대로 흘러가지 않는다는 것을 경험할 때, '가만 있는 나'조차도 여러 말과 시각으로 해석될 때...
헛헛했다.
어릴 때는 오해받는 것이 그렇게 억울할 수가 없었다.
심지어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이 오해받는 것조차도 의협심을 불러 일으킬만큼 찹을 수 없는 것이었다.
오늘 이 동시가 나의 경험과 마음을 담아준다.
"그래요...나는 친구를 기다리고 있었어요!"
이제 오해 앞에서 꽤 유연해진 지금...
내 마음의 팽이, 시란 놈이 나랑 놀아주고 있다."
그래서 나도 한 수 지어보았네..
친구....자작시
내 얼굴 마주 보고 내 말
들어달라는 것 아니다
가고 싶은 곳 같이 가자고 생떼 부릴려고
필요한 것 아니다.
내 체온에 맞춰 놀아달라고
부탁하려는 것 아니다.
그 자리에 있는 너를
보고자 함이다
잉여활동으로 여전히 시를 긁적이고
사진을 찍어대는 니 모습 그냥 보고 있으려고
여전한 몸매로 허허거릴 것 같으나 삐딱한 고개
너 거기 있는지 보려는 것이다.
지난 세월 알고 있으나
나도 내 비밀 하나 쯤은 맘 속에 가두고서
너 거기 있는지
아직도 거기 머물고 있는지
이것만으로도 안심이 되니까..
이것만으로도 만족이 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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