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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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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gelina 엄마 흉내

  • 홍박샘
  • |
  • 2013-10-08
22

아침 녁 아들의 고백 문자가 날라왔어요. " 나 머리 염색함."

제게 떠오르는 첫 생각은 무슨 색인지가 아니라 "지금 시험 기간 아닌가?" 였어요.

이제 곧 시험이 시작되서 공부를 열심히 할 거라고 예상 중 받은 문자라 한 3초간 어안이 벙벙.

바로 재공격이 오더군요. "빨강색." (그 눔은 "빨간색"이라고 타자 쳤고요.)

아마 미리 선수 쳐서 공항에서 엄마 아빠의 충격을 줄이려는 속셈이겠죠.

"정신이 나갔냐?" 라고 하려다가 한 숨 가라앉히고. "사진 좀 보내봐." 억지로 점잖은 척.

그 다음 연속, "시험 시험 기간 아니니?" "시험 끝나고 하지." 속내를 말했지요.

 

한참 있다가 사진이 왔어요. 정말 물감 같은 빨강은 아니고

미국인들이 부르는 red hair는 밝은 갈색 또는 짙은 오렌지인데

햇빛을 받을 때 어떤 각도에서 보면 붉게 보여서 red hair라 합니다.

예를 들어 빨강머리앤 (Anne of Green Gables)의 Anne이 빨강머리인데

거기서는 머리가 빨갛다기 보다 피부 색부터 머리칼까지 전체적으로 옅은 색인 사람입니다.

말하자면 멜라닌 색소가 보통 사람보다 적어 희고, 섬세해 보이죠.

그건 장점으로 묘사할 때이고 신경질적이거나 약해 보이는 편입니다.

 

한국인 중에서는 제가 그런 편이라 어려서부터 별명이 튀기였어요.

아들이 저를 닮아 머리도 노랗고 피부도 흰데 뭣하러 염색을 했는지 알다가도 모르겠어요.

저도 평생 단 한번도 해보지 못한 염색을 아들놈이 했다네요.

말로는 시험은 다음 주 시작이고 염색은 며칠 전 한 모양입니다.

머리를 빨갛게 물들이지 말고 지식으로 적시면 안되겠니....? 쩝.

 

정신 빠진 아들눔과 억지로 참는 엄마 사이의 대화 관람하셈.

   "이쁜놈아, 공부가 제일 중요한 건 알지? 고교 때랑 달리 성적이 평생 따라 다녀. 인턴, 취직, 대학원..."

   "당연 알지"

   "그래 너를 믿어. 의무를 다 하면서 인생 즐겨라. 사랑한다, 아가야."
   "넹~~"

 

눈치 없는 이 녀석이 지금 엄마가 화난 줄 모릅니다.

이상 안젤리나 엄마를 흉내내다 복장이 터진 여인이었습니다.

아이고, 어이가 없네...... 애 아빠가 머라칼긴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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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댓글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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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lowly
  • |
  • 2013-10-11 01:58
답댓글

박사님 참 아름다우시던데..

외모 글에서 썼어야 할 덧글을.. 이제야.. 드림을 부디 용서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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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준준맘
  • |
  • 2013-10-10 09:48
답댓글

저는 워낙 보수적이라 좀 조심(??)하는 중입니다.

너무 보수적이라 애가 튀어나가지는 않을까? 하고 요새는 허용해주는 편으로 하려고

무지 애를 쓰고 있어요.

 

근데 아들녀석 말고,

박사님 염색 정말 한번도 안 해보셨어요?

전 파마가 잘 안 나와서 대신 뭐할까 하다가 염색은 많이 해보았는데..

흰머리도 한개도 없으신가베요. 저도 슝슝 엄청 많은디...

부러바요~

(엥? 마지막 문장은

부럽다는 뜻으로 썼는데 거짓말 아니냐, 사실대로 말해라 라는 뜻처럼 들리게 썼네요??ㅋㅋ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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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홍박샘
  • |
  • 2013-10-10 10:44
머리가 어려서부터 워낙 노래서 염색했다는 오해를 평생 받았슈.
단언컨데 한버도 해본 적이 없어요.
근데 새치가 너무 많이 생겨서 몇 년 있으면 해야할 판.

엄하고 묶는다고 아이들이 바로 자라는 건 아닙니다.
선을 긋고 선 안에서는 허용, 선을 넘을 때 단호.
문제는 선이 어디냐가 골치 아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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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희서맘
  • |
  • 2013-10-09 21:51
답댓글

본인이 알아서하니까 그냥 맡기셔도 될듯 합니다만 또 엄마입장에서는 쿨하게 인정하기 힘든건

사실이지만 홍박샘님 아들이라며 정말 믿고도 남지 않을까 싶습니다..^^

 

머리 염색도 한 때 아니겠어요???

해 보면 이것도 별거 아니구나 할거란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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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홍박샘
  • |
  • 2013-10-10 10:42
맡기지 않을 방도가 없는 게 떨어져 있으니 말이유.
애 아빠가 의뢰로 쿨~하네. 살만한 모양이지, 염색도 하고,,,이러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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