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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게 주어진 시간이 많은줄 알았습니다

  • kelly1215
  • |
  • 2013-10-09
20

지난 주말 비가 내리던날 아버지를 하늘로 보내 드렸습니다.

아직 연세도 젊으시고 아무도 예상치 못한일이라 지금도 실감이 나지는 않습니다.

뭔가 큰 행사를 하나 치른것 같긴한데, 그일이 아버지를 보내는 일은 아닌것같은 느낌입니다.

지금도 대문을 열고 들어가면 마당에서 나무를 손보시거나, 아님 거실 쇼파에 앉아계실 것만 같습니다.

 

아버지께 뭔가를 해드릴수 있는 날들이 많이 남아있는 줄 알았습니다.

우리 아버진 건강하시니까, 아직 젊으시니까...

이렇게 홀연히 떠나가시고나니 후회만이 남습니다.

 

내년엔 하던일을 정리하시고 시골로 내려가 전원생활을 하시기위해 준비중이셨습니다.

그래서 지금도 아버지의 부재는 그냥 잠시 볼일보시러 고향에 내려가신 느낌입니다.

 

평생 자식들위해 열심히 일하시고, 가시기 전날까지도 일만하신 내 아버지.

당신위해 한푼이 아까우셨던 내 아버지.

 

삼우재를 지내고 이번주엔 모두들 자신들의 일터로 돌아갔습니다. 아직 맘이 채 아물지도 않았지만, 각자의 할일이 기다리고 있네요.

아버지는 가셨는데, 다시는 볼수도 만질수도 없는데... 이렇게 돌아가는 일상도 너무 원망스럽습니다.

할일이 분명 많은것 같은데, 무얼 먼저해야할지.. 지금은 공황상태입니다.

 

하루에도 수십번 수백번 가슴이 무너집니다.

당분간은 이렇게 내생활은 엉망진창일 것 같습니다.

 

그냥 오늘은 휴일이라 가만히 있다가 어디에라도 주절주절 거리고 싶어 올려봅니다.

 

시간이 생각보다 많지 않습니다.

서로 사랑하고 아껴주고 보살펴주세요.

후회가 뼈에 사무치네요...

 

p.s 홍박쌤님

SP는 지난주에 제가 대문을 열 차례였던 것 같고, SQR도 다음주엔 제 차례인것 같아요

그래서 양해를 구해야 할 것 같습니다. 당분간은 쑥쑥에 가끔씩은 들리겠지만, 뭔가를 하는것은 힘이 들것 같습니다. 몸도 마음도 정리가 되면 다시 들어올께요.

그때 다들 반겨주세요. 홍박쌤님께서 주시는 멜도 당분간은 받기만 할께요. 기다려 주실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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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빨강머리앤
  • |
  • 2013-10-11 13:39
답댓글

어제 드라마 '비밀' 보면서 아버지 강남길의 시신을 ..상처 투성이가 된 발을 부여잡고 우는 딸의 모습을 모면서 같이 울었더랬습니다.

이젠 드라마에서조차도 그런 장면은 그저 드라마의 한 꼭지가 아니네요...

무슨 위로를 한들 위로가 되겠습니까..

요새 저도 아버지가 많이 편찮으셔서 계속 맘이 안 좋아요.

저에게 끊임없이 믿음과 격려를 주시는 아버지인데 안 계실 거 생각만 해도 울컥 감정이 치솟습니다.

켈리님..

황망하고 마음이 아리시겠지만 잘 이겨내시고

좋은 모습으로 잘 사는 것으로 아버지에 대한 못다한 효도를 마무리 한다고 생각하셨으면 좋겠습니다.

토닥토닥...

그저 같은 마음으로 애도를 보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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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정시인
  • |
  • 2013-10-11 11:35
답댓글

켈리님..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저도 요즘 갑자기 귀가 어두워지시면서 가족의 대화에도 잘 못끼시고 햇볕 좋은 창문옆에서 꾸벅꾸벅 졸으시는 아버님의 모습에 걱정을 하고 있던 참이었습니다.

켈리님의 글을 읽으니 오늘이라도 얼른 찾아뵙고 와야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기운내세요....

켈리님의 글에 정신을 다시 차립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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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낭
  • |
  • 2013-10-10 21:51
답댓글

켈리님~~~

제가 몇번이나 게시글을 읽고 또 읽고 몇번을 다시 들어왔다 나갔다 했는지 모르겠습니다.

마음 전하는 것이 서투르기 그지 없어서...

 

따뜻한 차 한잔 대접해 드리고 싶은데...

무슨 차가 좋을까요? 전 요즘 밀차 마시고 있어요.

그냥, 밀대 말린 것인데, 이게 무슨 차가 될까 싶은데

처음 맛을 보니, 놀랍더라구요.

 

죽음이 놀라운 것 처럼~

우리는 이제 죽음을 곁에서 직접 혹은 간접적으로 만나게 되는 때인가 봅니다.

전 6월에 시아버님이 돌아가셨어요. 너무도 젊으셨기에......

강인한 정신세계와 올곧은 심성을 소유하신 분이라

아무런 준비없이 우리곁을 떠나셨을 때,

전 미처 몰랐어요. 시아버지라서 별 느낌이 없나...

헌데, 시간이 지날수록 가라앉는 나를, 이 복잡한 심연을 들어내야만 했어요.

 

일단은 죽음에 대하여 그리고 삶에 대하여

 

켈리님

기다리고 있을께요.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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