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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박샘님! 조언 주실 수 있을까요?

  • 겨울의환
  • |
  • 2013-11-22
2

홍박샘님, 얼마 전에 글 올렸던 사람입니다.

미국 온 지 얼마 안 된 초등 5학년이고 writing때문에 힘들다고요.

reading에 승부를 걸어야 하는 줄은 알지만, 당장 숙제때문에 급하게라도 writing 연습도 병행하고 싶은데

마땅한 교재가 없습니다.

한국에는 모범 예문을 들어 놓고, 따라 써보기하는 글쓰기 교재가 많은데, 미국에서는 영 찾기가 힘들어요.

아이가 워낙 경험이 없어서, 모범 예문을 일단 보고 따라 쓰기하는 게 가장 나을 것 같은데요.

일기책은 한국에서 가져와서 한달이라도 따라써보기 했더니 많이 나아졌거든요.

형식과 문장에 익숙해지니, 단어나 표현을 사전에서 찾아 바꿔 쓰면서 써나가더라고요...

그런데 그 외에 레터, 저널, 북리포트, 에세이...이런 책은, 미국에 지침서나 학습서(아이디어 주고 혼자 한 문장, 한 단락씩 써 보게 하기)는 많은데 이상하게 완성된 모범 예문은 없네요. 처음부터 끝까지 완성된 예문이 여러 개 있는 그런 미국 workbook은 없을까요?

없다면, 한국에서라도 급하게 주문하고자 합니다. 미국이든 한국이든(미국이면 정말 좋겠지만) 아이에게 적합한 교재가 있으면 추천 좀 해주실 수 있을까요? (베껴 쓰겠다는 게 절대 아니고, 문장과 구성에 익숙해질 방법이 필요해서 그렇습니다.)

하루 하루 숙제만 - 그것도 한 문장 한 문장 우리나라 말을 영어로 번역하는 방법의 콩글리쉬로 - 시간이 지나가니 몹시 답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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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홍박샘
  • |
  • 2013-11-23 1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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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어 writing 교재가 문장 따라 쓰기가 없는 것과 같지요.

writing은 사고과정, 생각을 전개하도록 지도하는 거라서

좋은 문장을 따라 쓰라는 책은 아마 없을 겁니다.

그런데 저는 외국어교육에서 모범 문장 기억이 꼭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모범 문장을 기억하는 것이 목표라면 굳이 교재가 필요하지 않습니다.

아이가 읽는 책에서 "한 문단"을 떼어 여러 번 큰 소리로 읽은 후 기억해 쓰기 하면 됩니다.

 

(1) 이 때 반드시 한 문단이어야 합니다. 문단은 하나의 주제문을 중심으로

그 주제문을 보조하는 문장으로 엮어있어 '생각 덩어리'이기 때문입니다.

 

(2) 또 큰소리로 읽어야 유창성이 향상됩니다. 말하기에도 도움이 되고요.

 

(3) 베껴쓰기가 아니고  외워쓰기 후 수정입니다.

되도록 외우는 노력을 기울여 문단을 써본 뒤 모범 예문과 비교해

스스로 수정하면서 학습되는 점이 많기 때문입니다.

 

현재 reading 시간에 읽는 책 보다 조금 쉬운 책이 더 좋습니다.

아니면 사회, 과학에 관련된 읽기 편한 논픽션도 좋습니다.

일주일에 세 번 정도 이런 훈련을 하면 글쓰기가 많이 좋아집니다.

단순히 문장을 외우는 것보다 문단 외우가 writing 향상에 큰 도움이 됩니다.

 

이 때 주의할 일은 한 글자도 틀리지 않을 때까지 강행군 해서는 안됩니다.

틀려도 '수정'하면서 얻는 것이 많기 때문에 억지로 빨간 줄 그어가면서

꾸중하지 마세요. 아이 스스로 고치게 하십시오.

 

질문이 있습니다. 현재 ESL 교사한테 가서 하는 수업이 없나요?

ESL학생에게는 담임교사가 다른 아이와 똑같은 숙제를 요구하지 않는 법이고,

꼭 해야하는 숙제라면 ESL 교사가 도와주게 되어 있는 것으로 압니다.

부모나 개인교사의 도움으로 숙제를 제출하면 아이가 할 수 있는 것으로 생각해

자꾸 무리한 숙제를 내주는데 이게 학습에 도움이 되지 않는답니다.

 

생각해보면 자녀분은 미국 아이들 보다 수학이 우위에 있을 겁니다. 한국 교육의 혜택이죠.

자녀분이 귀국하면 여기에서 영어가 우위에 있게 됩니다. 마국 다녀온 혜택으로.

그런데 돌아오면 그건 생각지 않고 수학과 국어가 뒤진 것 때문에 또 걱정이 태산입니다.

제가 드리고자 하는 말씀은 미국 생활은 어린 아이의 삶에 하나의 경험이고,

얻는 것도 잃는 것도 있는 게 모든 경험의 산물이라는 거지요.

 

모국어 하는 아이들만큼 숙제하라고 종용하지 마시기 간절히 부탁드립니다.

자녀를 키워보고 학생를 가르쳐 본 선배엄마, 교육자로서 드리는 말씀입니다.

그리고 미국 교육은 differentiation이 특징입니다. 개인별 수준별 지도라는 거죠.

아이 담임이 자녀분을 파악하는데 게으른 건 아닌지 준엄히 따져보시겠어요?

ESL 교사와 의논해서 다른 숙제를 내주는 것이 담임의 의무랍니다.

 

물론 저한테 영어 만을 의논을 하셔서 고민인 것으로 쓰셨겠지요.

드물게 주어지는 미국생활 즐기고 계실 거란 걸 압니다. 꼭 그리시길 바랍니다.

제가 주제 넘게 나서 이런저런 소리했습니다만, 제가 목격한 수 많은 한국부모,

애면글면하면서 1년을 훌쩍 보내고 귀국 걱정하는 엄마들이 떠올라

진심으로 드린 말씀이니 노여워 마시기 바래요, 겨울환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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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겨울의환
  • |
  • 2013-12-03 04:32
홍박샘님, 답글이 늦어 정말 죄송합니다..
남편도 출장갔는데, 작은 아이가 갑자기 많이 아파서 경황이 없었습니다...ㅜㅜ
의사 소통이 자유롭지 못해 정말 몇 곱절 힘들었네요...어제 퇴원하고 지금은 괜찮습니다.
그리고 노엽다니요, 그럴리가요.
그저... 그간 제가 아이들 교육에 너무 무심한 게 아니었나 하는 자책이 듭니다.
홍박샘님 해주시는 말씀 한마디 한마디가 제게 큰 위로와 희망이 됩니다.
현재 ELL(이 학교에서는 ELL이라고 하네요) 수업 주 3회 하는데, 이건 별반 어려운 수업이 아니라 하네요. 말 사진 나오고 - 'horse' 찾기 뭐 이런 수업을 한 2개월 하다가, 그 상급반으로 갔다는데, 그것도 어렵지 않답니다. 그냥 짧은 기사 읽고 문제 풀이, 이런 수준이랍니다... 더 상위 수준 수업은 없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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