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화 1) 이름도 거창한 씨저 샐러드
아주 젊어서 모 대사관 직원과 식사를 했습니다. 고급 호텔 이탤리언 레스토랑.
시저 샐러드를 주문하면서 그 양반이 "저는 앤초비를 좋아해요. 아끼지 말고 써주세요." 해요.
제 귀에 참 세련되게 들리더군요. 우선 씨저 샐러드에 앤초비가 들어가는 지도 몰랐거니와,
앤초비라는 게 멸치 같은 생선을 소금에 절인 건데 그게 우리 입에 맞지 않는다고 들었거든요.
한국인들이 유학 가 주문 잘 못해 앤초비 듬뿍 든 피자로 질겁했다는둥... 흉흉한 소식도 들었고.
그 걸 즐긴다는 대사관 아줌마가 참 서양 문화에 익숙한 글로벌인 처럼 보여서 멋졌습니다.
그런데 지금 생각해보면 말이죠. "겉절이에 멸치젓 좀 많이 넣으세요." 하는 겁니다.
한국에 오래 산 서양인이 그런 말 한다고 해서 뭐 그리 멋지냐 이거죠.
그런데 그렇게 주워 담은 앤초비로 그 이후 다른 레스토랑에서 내가 폼 잴 기회가 있었습니다.
희한하게 넓은 나무 판에 그 상추(로메인이라 하죠)를 길게 자르지 않고 뉘여놓고,
그 위에 드레싱을 뿌렸는데 나무 판 옆에 다지지 않은 앤초비 몇 마리를 따로 줬더라고요.
그깟 샐러드용 상추를 나이프와 포크로 썰어먹게 해놓았더란 말입니다.
상대가 앤초비를 가리키며 요게 뭐냐고 묻는데 아주 자연스럽게 앤여사라고....
시저 드레싱에는 요 분이 들어 간다고 태고적부터 아는 듯 설명이 가능했습니다.
상대가 내가 앤초비를 아는 것에 그리 인상깊어 하지 않을 양반이었고
저 역시 겉절이에 멸치젓이 뭐 대수겠냐는 생각을 가진 때라 자연스러웠습니다.
일화 1 메세지: 알고 보면 별 거 아닌데 알아 두면 그래도 배경지식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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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화 2) 듣도 보도 못한 스트로짜쁘레띠
그냥 흔한 파스타집에서 만난 어떤 여인. 둘이 먹었으니 파스타 두 종류시켰을 테고
전체랍시고 마늘 빵 비스무리한 거 하나 시켰고 아마 샐러드가 있었을 겁니다.
그 여인은 파스타에 대해 아는 많은 지식을 메뉴 선택 시 늘어놓으시더군요.
그런데 링귀니, 펜네, 페투치니, 푸실리 등 흔히 보는 파스타일 뿐이었습니다.
가끔 우리는 그렇게 나 만 아는 줄 알거나 나도 안다고 알리고픈 어색한 시기를 겪습니다.
다른 얘기 하나 더. .
유명한 걸로 정평이 난 이탤리언 식당 메뉴판에 아주 낯선 파스타 이름이 즐비합디다.
Strozzapreti. 스트로짜쁘레띠. 같이 식사하는 양반에게 물었더니
두 줄의 파스타를 살짝 비튼 듯 꼬은 short-cut pasta라고 알려주더군요.
서양음식에 노출돼 성장했고 그 유명한 ㅊ동 토박이라 좋은 음식점을 잘 아는 사람입니다.
묻는 저도 금방 알아듣고, 설명하는 그도 별 대단치 않게 여기는 자연스러운 대화였습니다.
말이 파스타지 이태리 사람들 밥입니다.
우리가 쌀, 보리, 조, 수수, 조.. 좀 더 나가면 5분도미, 7분도미, 뭐 이렇게 잘 아는 것과 같겠지요.
이태리 남자랑 사는 내 친구는 파스타라면 신물 난다네요. 일년 열두 달 매끼 먹어보라고요.
남편은 파스타 먹고 자기는 밥에 물 말아 한국서 공수해 온 장아찌랑 먹는 답니다.
일화 2 메세지: 조금 알면 많이 안다고 알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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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답잖은 얘기였지만 하고 싶은 말은 이겁니다.
뭐든지 처음에는 어색한 티가 납니다. 거기서 멈추면 영원히 어색한 짓을 해야 합니다.
그 단계에서 계속 추구하면 많이 알게 되고 세련되지고 전문가가 되지요.
저는 대학 입학하고 처음 호텔 레스토랑에 갔는데 일회용 잼을 요플레 처럼 숟갈로 떠먹었습니다.
저를 데려간 상대가 조용히 뚜껑을 뜯어서 빵에 발라 먹는 모습을 천천히 보여주더군요.
지금도 여전히 우아하지는 못하지만 이제는 웬만한 리셉션이나 파티에서 그럭저럭
천천히 먹으며 담소하며 즐기는 혹은 불편하지 않은 정도는 됩니다.
나는 영어선생이니까 결론은 요걸로......
아이들 영어도 그렇지 않을까요. 조금 하다가 말면 영원히 그 수준입니다.
또 조금 할 줄 안다고 떠벌리기만 하고 더 노력하지 안으면 세련되지 못한 영어가 지속됩니다.
자꾸 관심 갖고 갈고 닦고 조금 쉬었다가도 또 다시 노력하고 그렇게 그렇게
삶의 일부가 되어야 영어 구사가 몸에 뱁니다.
수 십년 지속할 수 있는 방법이 뭘까요? 하루에 단어 50개? 문법 문제 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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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을 써놓고 이게 주제가 있는 일관성 있는 글인가,
그냥 잡문인가, 내가 먹는 거 뒤기 좋아한다는 겐가 구분이 안가요.
그냥 떠들고 싶은 때도 있잖아요. 웍싯 만들다 지쳐서리... ㅋㅋ
저녁에 시저샐러드를 식탁에 놓았시유. 별건 감요? 서양상추에 시판용 드레싱 확 뿌린 거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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