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이터에 가면 유나보다 쬐끄만 애들이 보란듯이 그네를 탑니다.
어떤 애들은 서서도 탑니다.
엄마가 밀어주는 유나를 보고는 "몇살이에요?" 물어보는 애도 있습니다.
다행히 유나는 자기가 못하는 거에 자존심 상하는 스탈은 아닌것 같아요.
오늘 유나가 혼자 그네를 탔습니다.
65개월에? 헐~
놀이터에 혼자 보내놓고 조금 있다가 가 봤더니 있을만한 곳에 보이지 않고
그네에 앉아서 하늘로 날아가고 있었습니다.
누가 밀어주나 부다...하고 가까이 가는데
밀어주는 이가 없는데 혼자 앞으로 뒤로 움직이더이다. 와~
혼자 힘으로 그네를 탄 게 오늘 처음입니다.
일찌감치 타는 방법을 터득한 아이들에 비해 20개월쯤 늦은것 같지만
그래도 이런 날이 이렇게 올거라는 생각을 하지 못했습니다.
일곱살쯤에라도 하면 좋겠다...싶었죠.
그동안 앞으로 뒤로 반동하는 법을 가르쳐 주고 싶은 마음도 있었고
유나도 옆 그네에 앉은 언니가 타는 모습을 보고
다리를 오므렸다 폈다, 몸을 앞으로 뒤로 하고, 몸을 뒤틀기도 했는데
영 감이 오지 않았던 모양입니다.
드디어 그 "감"을 잡은 날이 오늘입니다.
혼자만의 힘으로 하늘을 날아오르는 기분이 얼마나 좋았을까요?
엄마한테 보여주고 싶어서 달려오고 싶었다고 하더군요.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이렇게 말해 주었어요.
"엄마가 유나를 찾으로 놀이터에 갔는데
그네에 앉아서 하늘을 나는 아이가 보이는거야.
주희 언니가 밀어주는 줄 알았지.
가까이 가보니 주희 언니가 보이지 않는거야.
아마 옆 그네를 밀어주는 아줌마가 유나 그네를 밀어주나보다 그랬지.
좀 더 가까이 갔는데 아무도 밀어주지 않는거야.
유나 혼자 타고 있는거야!
엄마가 얼마나 놀랐게?"
제 얘기를 듣더니, 엄마 "이야기" 재밌다...하고
그게 인상적이었는지, 씻으면서 "엄마가 칭찬해 주었지?" 라는 말을 반복하더군요.
저는 보통때 자주 칭찬한다고 생각했는데......그게 아니었나 봐요.
요렇게 쓰고 갈라고 보니......
각 글은 주제에 따라 차후 이동 될 수 있습니다. 라는 글이....
영어도 비슷하지 않을까요.
가끔은 영어단어의 의미를 콕콕 알려주고 싶기도 하고
읽는법도 훈련시키고 싶기도 하지만
다른 아이들보다 20개월이나 늦더라도
스스로 깨닫게 된다면, 그 기쁨이 얼마나 클까요?
오랜 시간 참 잘 기다려 주었죠?
저 잘했죠? ㅎㅎ 요것만...ㅋ
앞으로도 기다려 줄 것들이 많습니다.
김치도 안먹고, 속도도 늦고, 달리기도 불안하고, 더하기 빼기도 못하고.......
어떤 때는 속터져 제가 미치기 직전까지 가기도 할 것이고
애를 닥달하기도 하겠지만
그때마다 생후 65개월에 그네타는 법을 몸으로 배운 딸아이를 생각해야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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