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돌아온 외규장각 의궤와 외교관 이야기 - 145년의 유랑, 20년의 협상 | |
| 유복렬 (지은이) | 눌와 | 2013-08-12 | |
문화재는 국가의 수준을 가늠케 해주는 척도다. 내가 본 외규장각 의궤는 세상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최고의 '명품' 문화재였다 - 2014년 원북원부산 도서 선정을 기념하며 유복렬 머리말 마음을 열고 세상으로 나아가다프롤로그 돌아온 의궤를 만나다1. 미궁 속의 숙제, 외규장각 의궤2. 북아프리카의 오교관3. 우리는 내줄 것이 없다 내줄 수도 없다4. 밀고 당기는 줄다리기 협상5. 아가는 디테일에 숨어 있다6. 1866년, 1975년 그리고 2011년에필로그의궤를 뒤로하고 길을 떠나다외규장각 의궤 반환협상 일지 부테플리카 대통령의 생각지도 못했던 선물은 누군가는 내가 하는 일, 나의 존재를 지켜봐주고 있다는 사실을 일깨워주었다. 그리고 '사람들이 너를 일일이 배려하거나 특별히 생각해주지 않아도 그저 묵묵히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하라'는 무언의 격려가 되었다. "문화재를 맞교환한다는 생각 자체를 우리 국민들은 결코 받아들일 수 없을 것입니다. 그러니 대가를 받을 생각을 하지 말고, 그냥 의궤를 돌려주고 대신 한국 국민들의 영원한 사의를 선물로 받으십시오. 그것이야말로 미래 양국 관계의 초석이 될 것이빈다." "이걸 나보고 읽으라고 가져온 건가?" 그러더니 그 자리에서 내 앞으로 리포트를 휙 내동댕이쳐 버렸다. 나는 그때 지도 교수가 지었던 표정을 아직도 잊을 수 없다. 그 순간이 너무나 충격적이고 치욕적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정말 눈앞이 캄캄했던 것은 도대체 뭐가 문제인지,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아무도 가르쳐주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결국은 사고체계, 즉 사고를 전개하는 방식이 문제였다. 내 머릿 속에서 굳어진 주입식 사고체계를 상대방을 논리로 설득할 수 있는 분석식 사고체계로 바꾸는 데만 몇 년이 걸렸다. 누가 무슨 말을 하면 그 자리에서 내 의견을 곧바로 이야기하는 습관도 익혀나갔다. 자기 의견을 이야기하지 않으면 그냥 아무 입장도 없는 것으로 간주되기 때문이다. 무시당하지 않고 권리를 획득하려면 의견을 분명하게 밝혀야 하며 그것이 지극히 자연스러운 행위임을 배웠다. 주관과 분석 그리고 그것을 뒷받침하는 치밀한 논리, 이 세 가지를 이용해 매사를 객관화하고, 그렇게 객관화한 것을 언어로 표현해서 내 논문을 읽는 사람이 납득하고 공감하게 하는 훈련을 받았다. 훈련은 너무나 혹독했다. "자네가 처음 논문 지도를 받겠다고 연구실로 나를 찾아왔던 때를 지금도 선명하게 기억하고 있네. 분명 예의 바른 학생 같기는 했는데, 뭔가 자신감이 없는 것 같았지. 막연히 아직 프랑스에 적응이 안 되어서 그런가 생각했다네. 무슨 아이디어가 있어도 그것을 상대방에게 논리적으로 증명하고 납득시키는 습관이 없다는 사실은 나중에 알게 되었지. 내가 호락호락한 선생은 분명 아니라네. 그렇지? 좀 엄하게 하기도 했고. 그런데 결과를 보게. 지금 자네가 어떻게 변했는지. 내 30년 교직 생활 중에 가장 보람 있는 일이 자네의 사고체계를 학자답게 바꿔놓은 거라네." "이것 보게. 자네의 글이 얼마나 물 흐르듯 자연스럽고 아름다운지. 글이 아름답다는 건 자네의 사유하는 방식이 논리적이고 자신감 있다는 걸 의미하네. 자네의 글을 읽는 그 자체가 나의 보람이었어." 말과 글에 잡힌 논리적인 체계가 자신감을 의미한다는 지도 교수의 이야기를 꽤 긴 시간이 지나 외교관이 되어 프랑스에서 활동하기 시작한 뒤에야 이해할 수 있었다. 결과적으로 나는 지도 교수 밑에서 그렇게 굴욕적인 순간을 견디면서 혹독하게 훈련받은 덕분에, 프랑스에서 활동하는 데 있어 결정적인 무기를 지니게 된 것이었다. 당시 상황을 박병선 박사에게서 직접 들은 적이 있다. 마침내 외규장각 의궤를 찾아내 처음으로 의궤 한 권을 펼쳐보았을 때의 감흥을 박 박사는 이렇게 설명했다. "창고에 큰 궤짝들이 여기저기 있더라구. 그 속에 외규장각 의궤가 들어 있었던 거야. 가슴이 두근거렸지. 그리고 맨 위에 있던 의궤 한 권을 들어서 펼쳐보았는데 말이야. 글쎄, 책에서 묵향이 나는 거야. 책이 쓰인 지 200년은 족히 될텐데, 종이에 배어 있는 묵향이 은은히 밀려드는 거였어. 강화도에서 프랑스 땅까지 온 뒤로 누가 뭐 그렇게 이 책을 많이 열어보았겠어? 그러니 묵향이 그대로 남아 있었던 것 같아. 그 때의 내 기분은 정말이지 말로는 도저히 표현할 수가 없어." "빨리 사료 정리를 마쳐야 하는데...... 낭트에 플아스 외교사료관이 있잖아. 거기에도 꼭 직접 찾아봐야 할 자료들이 있어. 맘이 급해서 그런지 몸이 더 말을 안 듣는 것 같아 속상하네." "젊은 사람들은 몰라요. 내가 지금 얼마나 급한지, 얼마나 시간에 쫓기는지...... 해야겠다고 생각하는 일, 해야 하는 일이 한 보따리인데 이걸 다 어떡해야 할지 마음만 앞서고, 급해 죽겠는데 마음과 몸이 따로따로이니 답답해 미치겠어."******************************************************************************
아이와 함께 읽어보았어요.
1. 직지와 외규장각 의궤의 어머니 박병선
공지희 (지은이) | 김지안 (그림) | 글로연 | 2011-12-30
2. 조선 왕실의 보물 의궤
유지현 (지은이) | 이장미 (그림) | 신병주 (감수) | 토토북 | 2009-02-28

그리고 너무 너무 갖고 싶은 책, 오늘 도서관에 신청하려합니다~
145년만의 귀환, 외규장각 의궤
국립중앙박물관 편집부 (엮은이) | 국립중앙박물관 | 2011-0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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