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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장에서 서서보기

  • 빨강머리앤
  • |
  • 2014-06-02
16

사람 많은 극장에서 누군가가 잘 안 보인다고 일어서서 보기 시작합니다.

그 뒷 사람은 당연히 앞 사람에 의해 영화를 볼 수 없으니 일어서서 보겠지요.

이런 식으로 모두가 일어서서 영화를 본다고 생각해보세요.

모.두.가 앉아서 볼 수 있었던 영화를 모.두.가 불편하게 보는 셈이지요.

어떤 교수가 우리나라 사교육과 선행이 '극장에서 서서보기' 같은 거라 하셨다네요.

 

내 아이 하나만을 앞장 세우기 위해 벌인 행동이 결국 모두를 힘들게 하고 (그 모두 안에는 내 아이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소득은 없는..(어짜피 모두가 사교육을 받으니..) 결과를 초래하는데

여기에 동참을 해야하는 건지 ...

 

미래의 행복을 위해서라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미래를 위해서 지금 좀 힘들자고..

미래를 준비하고 대비하고 계획을 세우는 것까지는 좋은데

미래를 위해 현재를 불행하게 산다면 그게 옳은 걸까요?

예전에는 개미가 칭송 받았지만

지금은 많이 달라졌습니다.

즐길 수 있는 순간에 즐기지 못하고

죽도록 일만 한 개미에게 박수만 쳐주지 않습니다.

미래도 그 때가 되면 현재입니다.

지금도 행복해야 하고 미래에도 행복해야 진짜 '잘 살았다~~!!'하는 삶이 아닐까요?

현재도 행복하게 살고

현재 노력하며 행복하게 살아서 얻어진 미래의 결과에 대해서도 만족하며 행복해 한다면 딱 좋겠습니다.

 

선행=불행....반드시 그런 건 아닙니다.

그런데 생각해보세요.

물리적인 시간은 한정되어 있고

아이들은 현재 진도 나가랴 선행진도 나가랴 시험공부 대비하랴 시간이 없습니다.

뛰어 놀 시간도 부족하고 숙제에 치여 삽니다.

느긋하게 생각해야 하는데 논술학원에서 영어학원에서 생각해내라 합니다.

내 수준이, 내 위치가 어딘지 둘러봐야 하는데 정신없이 끌고만 갑니다.

초등시절 행복하게 놀았던 추억이 없이 행복한 어른이 될 수 있을까...

지금 막 몰아치며 현재의 행복도 지켜주지 못하면서 내 아이가 행복한 미래를 맞이하게 되길 바란다는 것은 거짓말이 아닐까...

 

어짜피 앞 사람 때문에 안 보일 영화라면 차라리 앉아서 보는 게 나을 수도 있어요. 편하게라도 봐야지요. 극장에서 나왔을 때 서서 보느라 지친 사람들을 제치고 나아갈 힘은 얻을 수 있을 겁니다. 그들보다 덜 투덜댈테구요.

 

남들이 하니까.. 못 쫒아갈까봐...

그런 이유로는 선행을 시키지 말자...

현재 진도보다 선행을 중시하지는 말자...

버거워하게 하면서까지는 하지 말자...

목표가 서고 스스로 해야겠다 말 할 때까지 기다려주자.. 다짐해봅니다.

 

조금은 마음이 가벼워졌습니다. ^^

 

추가: 아이는 현재 6-2 개념서를 보고는 있습니다. 단. 6-1현재 학교 진도 맞추어 그 단원이 끝나고 시간이 남는 경우에 ..  중3과정까지 한 친구들이 주변에 있어서 잠시 혼돈이 왔었습니다.

그 친구들은 그게 가능한 친구들이고 저희 아이는 그렇게 시키면 죽습니다.

힘들어서 죽고. 병들어서 죽고. 불행해서 죽고. 입맛없어 죽고. 수면부족으로 죽을 게 뻔합니다.

아이를 죽일 수는 없잖아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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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댓글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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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벨라
  • |
  • 2014-06-05 09:28
답댓글

"극장에서 서서보기" 절묘한 표현이네요.

전 직장을 다녀서 사실 동네 엄마들을 잘 모르고,

게다가 아이도 아직 학원도 안다녀서..(초5) 정말 세상물정 모르고 살고 있다.. 이러고 있어요.

며칠전에 다른 직장맘 엄마를 만났는데, 자기 아들은 수학 6-2학기 들어갔다는 둥, 사회랑 과학 선행은 안시킬 꺼냐는 둥 그런소리를 들어서 심란했는데..(과학도 선행해야되나요...? 라고 말도안되는 질문했다는.. @.@)

사실 지금 단원평가 보기도 바쁜녀석을 데리고 무슨 선행일까.. 싶어요..

전 현재에 충실하려구 마음 다잡았어요.

앤님 저도 아이가 할수 있는것을 찾아서 최선을 다하려구요.. ^^

좋은글 감사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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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빨강머리앤
  • |
  • 2014-06-11 18:42
현재에 충실한 것보다 더한 선행은 없는 것 같아요.
충실한 오늘이 없이 어찌 화려한 미래가 있겠어요..
우리 같이 화이팅 해보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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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뿐달이
  • |
  • 2014-06-03 12:12
답댓글

앤님의 말씀에 깊이 공감이 됩니다.

 

초2인 우리딸, 오늘도 학교에 가야 하는 현실이 슬프다고 하면서 갔답니다.

유치원 경험이 없는 딸아이,

입학전부터 홈스쿨링을 할까 생각하다가

작은 시골학교라 나름 융통성이 있을까 해서 보냈는데...

요즘 아이가 유난히도 집에서 함께 하고 싶다는 생각을 자주 말해서 고민중이네요.

아이가 바른 가치관과 정체성을 가지고

삶을 진지한 자세로 살아가도록 잘 도와야 할텐데... 

 

삶을 가치있게 살기 위한 작은 몸부림은 오늘도 진행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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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빨강머리앤
  • |
  • 2014-06-03 13:03
아이가 왜 학교에 가는 게 슬플까요?
왜 엄마랑 공부가 하고 싶을까요?
친구는 좋은데 공부를 배우는 게 싫은 걸까요? 공부는 좋은데 학교 방식이 맘에 안 드는 걸까요?
홈스쿨링을 하더라도 지금은 아니지 않을까.... 싶어요.
아이의 말을 진지하게 듣되
아이가 큰 그림을 그리고 하는 말은 아닐테니 말이어요.
더불어 홈스쿨과 관련된 많은 자료를 찾아보고 검토하고 진중하게 생각하는 모습은 아이에게 보여주셔야 할 것 같네요..
남들이 안 하는 고민을 하셔야 해서 외로우시겠어요..
그치만 따지고 보면 모두 남들이 안 하는 고민을 하고 산답니다.
각자 자기 집에 있는 그 아이는 남의 집에 없는 애들일테니...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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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후형맘
  • |
  • 2014-06-03 11:50
답댓글

앤님~.. 

좋은 글 감사합니다.

저희집도 초6 초4 형아들이 있기때문에~  공감이 팍팍됩니다~ㅎㅎ

초등 고학년으로 가면서부턴 억지로 한다고 해서 따라와지지도 않고

어차피 결과물은 본인이 맘먹은거 까지더군요..

어차피놀꺼 내가 편히 쉬라는 말 않고 있음 맘 편히 못 놀고 불편히 논다는 밑에 어느분의 아이처럼

저희아이도 그런 시간을 보냈겠군요.

성미급한 애미에 베짱이같은 큰아들녀석이라..

그 조합이 말만 들어도 큰 아이가 불리하네요.ㅎㅎ

 

요즘 드는 생각은

아이 그릇에 맞춰 적당히 목표량을 늘려주고 또 힘들땐 줄여주고..

그게 제가 할일인거 같아요..

 

거기다 아이의 꿈도 본인의 그릇에 맞춰 키워줘야 겠다는 생각을 하기 시작했답니다..

엄마 혼자만 다른 세계의 꿈을 꾸고 아이에게 접해주다보면

거기에 미치지 못하는 아이는 스스로가 못나보이고 사는게 더 불행할꺼란 생각에..

(초6인데 벌써 이런 생각을..ㅠ.ㅠ...)

 

자기 역량에 맞게 매일 조금씩 노력하며 성실히...

그리고 만족하며 행복하게 사는 삶을 꿈꾸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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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빨강머리앤
  • |
  • 2014-06-03 12:59
엄마 혼자 북치고 장구치고 하다가 엄마 혼자 나가 떨어지고...
쑥쑥엄마들은 그러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6학년 엄마들 다들 같은 생각인데 드러내놓고 풀어나가면 좋겠어요.
고학년 되면 다들 속으로만 삭이나봐요..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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