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저희집 인근 세군데 도서관에서 각 8권씩 2주동안 총 24권의 책을 대여하고 또 교회 도서관에서 역시 2주동안 6권의 책을 대여할 수 있습니다.
2주에 30권의 책을 빌리러 네군데 도서관을 휩쓸고 다니는데...고충이 만만치 않네요.
무겁긴 엄청 무겁지, 네군데 각기 다른날 빌려 오기라도 하면 반납일정 맞추고 네 도서관의 책이 섞이지 않게 주의하고, CD나 테잎같은 딸림 자료까지 빌려왔으면 반납하는 시점마다 머리가 복잡해 오기 일쑤입니다.
그래도 매번 무식하게 배낭에 짊어 지고 땡볕에 낑낑대며 집에 오면서 처음엔 뿌듯한 심정으로 발걸음을 옮기기 시작합니다.
'옛날엔 산에서 땔감 나무를 지게 한 가득 해오는 어머님의 심정이 이랬겠지? 21세기 새로운 엄마상은 도서관에서 부지런히 책 실어 나르는 모양이 됐구나...무거워서 내가 고생한 들..자식이 책을 보는 모습을 보는 어미의 심정은 보릿고개 시절 자식입에 밥 들어가는 것만큼 뿌듯한게 없었던 어머니의 심정 못지 않겠지'라며 자못 비장해지기까지 하는 것입니다.
그러다 점점 책 무게가 마음까지 짓눌러 오기 시작합니다.
'내가 미쳤지. 이게 왠 생고생이야. 이거 완전 내 욕심에 내 만족이지...왜 하드커버 미국 교과서에 꽂혀가지고 내 몸만 축내누...'
그래도 집에 와 펼쳐 놓고나며..다시 기분이 업 됩니다.
'그래도 이게 모두 얼마짜리야..호호...이거 다 살려고 해도 살림 한밑천 거덜날텐데...아~~어쩜 너희들은 보기만해도 뿌듯하니~'
2주간의 대 장정은 이렇게 매번 다시 시작됩니다.
지들이 유치원간 사이 엄마가 뭔 전쟁을 치뤘는지 아랑곳 없이 아이들은 펼쳐놓은 책을 징검다리 삼아 뛰어 넘어 다닙니다.
1학년용 책은 조금씩 읽기를 시키고 2학년 책은 나도 어떤 책들이 실렸는지 궁금해 살펴볼 겸...엄마가 읽어주고 있습니다. 물론 절대 다 보지도 못합니다. 어떤책은 그림만 휘리릭 보고 반납하게 되지만, 미국교과서가 워낙 인기가 좋아 수준에 맞는 책을 매번 빌려오기도 힘들어, 일단 1,2단계 그 근처만 되면 빌리고 보는 것이죠. 그리고 빌렸던 책 또 빌리고 또 빌리고...1년간 그렇게 하다보면 1단계를 어느정도 한번씩을 훝어 볼 수 있겠다는 요량인 셈이죠.
엄마의 욕심이 조금이라도 앞서는 날엔 아이가 어느새 알고 쭉 내빼기 바쁘고,
아이가 조금씩 읽기 속도가 붙기 시작하는 모습엔 혼자 쾌재를 부릅니다.
엄마 만족인가, 아이의 발전을 위함인가 그 아슬아슬한 경계에서 오늘도 줄타기가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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