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TV 방송을 보면 아빠가 아기를 돌보거나 아이와 함께 여행을 가는 내용을 다룬 프로그램들이 있습니다. 육아나 아이돌보기는 엄마의 고유 영역이라는 고정관념을 깨고 이제는 아빠들도 아이 보살피기에 적극적으로 동참해야 하는 사회적 현실을 반영하기에 더욱 공감대를 형성합니다. 우리에게 익숙한 인기 연예인이나 운동선수의 모습은 벗어버리고 온전한 아빠로 애쓰는 모습에 친근함을 느끼게도 됩니다. 어쩌면 아이들을 보살피며 드러나는 그들의 어눌함이나 당황스러워 하는 순간들은 그들만이 아닌 우리들 자신의 이야기 일 수도 있습니다. 시간이 흐르면서 성장해 가는 아이나 아이를 이해하고 익숙해지는 아빠들의 모습이 흐뭇하기까지 합니다.
아이 하나도 감당하기 어려운데 쌍둥이 심지어 세쌍둥이를 보살피느라 진땀을 빼는 모습은 더욱 인상적입니다. 세쌍둥이 아빠가 아이 하나를 야단치는데 화장실로 데려가 주의를 주는 장면이 방송되었습니다. 다른 형제들 앞에서 혼을 내면 아이가 수치심을 느낄 수도 있기 때문이라는 인터뷰와 함께.
방송을 보며 저건 아이 키울 때 정말 중요한 거라고 옆에서 TV을 보던 딸에게 말했지요.
엄마도 니들을 키울 때 기본 원칙이었다고...
그래도 딸은 동생이 엄마한테 혼나는 걸 본 적이 있다니 정말 지키기 어려운 원칙이긴 했던 것 같습니다.
연년생 셋을 키우며 일도 해야 했던 엄마로서 아이들이 어렸을 때 가장 걱정이 되기도 하고 각별히 신경을 쓴 점이 있다면 바로 형제간의 우애였습니다.
자칫 두 남동생한테 치일 수 있는 누나의 입지를 공고히 해주려고 ‘엄마가 없을 땐 누나가 엄마니까 누나말 잘 들어야 한다’고 수시로 말했지요.
누나로서, 형으로서의 지위를 지켜주고 아이들 간의 우애를 다지는 데 바탕이 되는 기본요건은 바로 아이들의 인격을 존중하는 일입니다. 어른들의 자존심이 중요하듯 아무리 나이가 어려도 아이들에게도 지켜야 할 자존심이 있습니다. 형제들 간에도 자존심은 지켜져야 하지요. 큰 아이는 맏이로서의 위신이 있고 형은 동생 앞에서 지켜야 하는 체면이 있습니다. 나이어린 동생이라도 형이나 누나 앞에서 야단을 맞고 싶지는 않을 겁니다.
지금은 대학생이 된 아이들의 잘못을 지적할 때면 더욱 신중하게 됩니다. 방으로 조용히 불러 얘기를 하고 해결을 합니다. 아이와 어떤 얘기를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 지 생각해 보는 동안 나 자신도 어느새 진정이 되니 감정을 통제하기도 수월합니다.
아이들을 키우며 신경 쓴 또 한 가지 철칙이라면 형제간의 비교는 절대 금물이라는 것입니다. 우애를 다지는 데에도 필요한 절대 강령입니다. 비교가 아닌 나름의 장점을 수시로 아이들 앞에서 얘기합니다. ‘순발력이 좋다거나 기억력이 좋다거나 정리정돈을 잘 한다거나 양보를 잘 한다’ 등등.
늦된 막내는 초등학교에 입학하면서야 비로소 운동화를 짝 맞춰 신었는데 ‘드디어 왼쪽 오른쪽을 알게 되었다’고 다함께 박수도 쳐주었으니 참 웃을 일입니다.
아이들마다 장점도 능력도 다르니 공부를 들먹이며 비교할 일은 더더욱 아닙니다.
엄친아나 엄친딸 등의 신조어들도 비교에 근거해 생긴 단어들임을 생각해 보면 어쩌면 인간은 본질적으로 비교하는 본성을 타고났는지도 모릅니다. 어떤 경우든 무엇이든 무의식중에 비교를 하게 되니까요.
나의 기억 속에 세 아이 키우기는 버거운 숙제였음에 틀림없습니다. 여전히 그렇고요. 하나 키우기도 힘든데 무슨 용기였는지 알 수가 없습니다.^^ 그래도 감사한 점은 세 아이들이 어찌어찌 컸는지 키웠는지 우애있게 반듯하게 자라 주었다는 것입니다. 누나나 형에게 덤벼들거나 동생에게 함부로 대하지 않으니 그 또한 다행입니다.
아이들의 협조 덕분에 나의 오늘도 있다 생각하니 좀 더 살갑고 친절한 엄마가 되어야겠습니다.
뒤돌아서면 언제 그랬냐는 듯 까맣게 잊고 아이들에게 잔소리를 하고 있는 나 자신을 발견하겠지만...ㅎㅎ
어쩌겠어요? 그렇게 생겨먹은 게 엄마라는 존재인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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