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쭤보는 쪽지도 있었고
또 막상 시작은 하나 막연할 것도 같아서
저희 모임에서 시작했던 방식을 알려드리면 조금 도움이 될까 싶네요.
1.인원
둘러 앉았을 때 서로의 소리가 들려야 합니다. 사실 10명 정도가 되면 끝에서 끝 사람은 제대로 들을 수가 없어요. 하지만 10명 정도로 시작하셨으면 좋겠습니다.
일단 모진 맘 먹고 시작해도 사정이 생기거나 모이는 데 어려움이 생기는 분이 반드시 생깁니다.
몇 분 정도는 그만 두실 것으로 예상되므로 5-8명이 남는다는 가정 하에 10명 정도 모이시기를..
그럼 5-8명은 매번 모이는가...
우리는 엄마이자 며느리이자 아내이자 딸이기 때문에 정말 수도 없이 많은 이유로 모임에 불참할 수 밖에 없는 사건들이 생깁니다. 그런데 3명 이하가 되면 진행하기가 어렵더라구요.
따라서 적당한 최종인원은 5-8명..
2. 장소
처음에 토즈라는 모임장소에서 시작해서 쭉 몇년을 진행했어요.
가장 좋은 점은 부스별로 칸막이가 되어 있어 다른 이의 시선 의식하지 않고 우리끼리가 가능한 점이었고 사용료는 있지만 음료가 무한리필이 되므로 그 정도는 아깝지 않더라구요.
찾아보니 토즈 말고도 모임공간이 여러개 생겼던데 지역별로 적당한 곳을 찾으시면 좋겠어요.
물론 조용한 카페도 괜찮긴 하지만 기본적으로 카페는 우리 테이블 옆으로 사람들이 지나다니고
음악이 틀어져 있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안 그래도 자신감 쏙쏙 기어들어가는데 오픈 되어 있는 카페는 아마 부담스러우실 거에요.
그리고 가능하면 제 2의 장소도 물색해 놓으시는 것이 좋습니다. 예약제로 운영되는 곳이면 좋은데 그렇지 않다면 항상 우리만의 자리가 있으리라는 법이 없으니까요.
3. 리더
역할 분담을 하시는 편이 좋습니다. 한 분은 출석을, 한 분은 회비를. 한 분은 진도 분량을 담당하는 것으로 하면서 1년에 한 번씩 로테이션 하는 것입니다. 그 와중에 1학년 엄마는 빼주는 친절함도..^^
4. 책 선정
아마 처음 모이면 다들 지나치게 겸손을 내보이시며 자신의 영어실력이 저급하다는 것을 강조 또 강조하게 될 것이에요. 그래서 아이들이 읽는 챕터북이나 리더스를 읽자는 제안도 나올테구요..
저는 조심스럽게 반대의 의견을 냅니다. 그렇게 하면 정말 어느 세월에~~~가 됩니다.
가급적이면 버겁더라도 아이들보다는 높은 수준의 책을 읽으시는 게 아이들을 이끌기에도 좋습니다.
뉴베리 3점대 책이나 로알드 달의 얇은 책 정도에서 시작하셨으면 합니다.
그리고 다음에 읽을 책 두 세권을 미리 선정하여 한꺼번에 주문하도록 하는 것이 좋아요.
그러면 배송비 문제도 해결되고 이왕 산 책이니 그만 두고 싶어도 그럴 수가 없습니다. ㅋㅋ
시간이 될 때 저희 모임에서 읽었던 책 리스트 정리해서 한 번 올리겠습니다.
5. 진행
책을 정한 뒤 분량담당이 그 주에 읽어야 하는 분량과 각 회원이 담당해야 하는 분량을 정해 줍니다.
(7년 전에는 다음 카페를 이용했는데 요새는 밴드나 카카오톡으로 하고 있어요)
예를 들어 The hundred dresses를 읽는다 치고..
'A 2-8, B 9-14, C 15-20, D 21-18, E 19-26, F 27-35'라고 공지를 띄웁니다.
그러면 그 중에 모두가 읽어야 하는 분량은 35 페이지까지이고
각자 집에서 읽으면서 스토리 파악에 중점을 둡니다. 그리고 위에 정한 자신의 담당 분량만큼은 최대한 해석이 가능하게, 모르는 단어 없이 꼼꼼히 보고 옵니다.
모임이 시작되면 A부터 각자 10-15분내로 자신이 담당한 부분의 간략한 줄거리를 말하면서 좋았던 표현이나 알게된 단어들을 소리내어 말해봅니다. 이 때 너무 지나치게 자세히 하여 자신의 시간을 많이 오버하지 않도록 주의하시구요. A 끝나면 B가 이어서 시작하면 됩니다.
결석자가 많아지면 스토리가 쭉 이어지지 않기 때문에 책임감을 가지고 임하시겠지요?
해석이 잘 안되는 부분은 서로 서로에게 질문하고 의견을 모아보아도 좋습니다.
의견이 갈리기도 하고 영 해석이 안 된 채로 넘어가기도 합니다.
그래도 괜찮습니다. 책이란 독자에게 넘어 온 순간 독자 것이니까요. ^^
6. 회비
저희는 토즈를 사용했기 때문에 그 곳 사용료를 한달치씩 거두어 냈었어요. 미리 예약을 하는 체제였기 때문에 결석을 하더라도 회비를 돌려받지 않기로 하였지요. 아까우면 결석하지 않으면 됨. ㅋㅋ
각 모임의 장소나 사정에 맞추어 회비 여부는 결정하시면 될 듯 합니다.
7. 기타
아줌마들이라 아주 잠시만, 아주 약간만 틈이 생겨도 수다로 이어지고 삼천포로 빠져듭니다.
따라서 누군가 군기반장이 있어야 합니다. 영어를 잘 하는 사람일 필요는 없습니다.
가장 연장자가 그 역할을 해 주는 것도 좋구요, 아이러니하지만 저희 모임은 제가 막내였는데 제가 독하게 딴 길로 빠지지 못하게 하였답니다. 그러니 누구라도 좋지만 반드시 그 역할을 하는 사람을 정하고 시작하세요. 수다로 빠지려고 할 때 "자. 이제 시작합시다." " 자. 이제 계속 할까요? ", 그리고 혼자서 너무 길게 진행하는 분이 계시면 "시간 다 되 갑니당~" 요것만 해 주시면 됩니다.
공부를 원하는 분들도 있을 것입니다. 저희 때에도 단어 시험을 보자는 둥.. 말들이 있었지만 시도하다가 실패 했습니다. 여튼... 책을 읽고 느끼고 나누고...그게 제일 중요하더라구요.
우선 생각나는 것 먼저 적어 보았는데 혹시 더 궁금하신 것 있으시면 물어보셔도 됩니다.
가볍게 입김을 불었을 뿐인데 불길이 확 타오르니 어리둥절하네요..
이곳 저곳에서 영어책 읽는 멋쟁이 엄마들이 생겨난다 생각하니 해피 해피입니다.
아직도 망설이시나요?
할까 말까 할 때는 하라고 하더라구요.
살다보면
해서 후회하는 것보다
하지 않아서 후회하는 일들이 더 많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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