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부터 이 책을 읽기 시작했습니다. <두 살에서 다섯 살까지>
유나가 여섯 살이지만, 다들 이 책을 꼭 읽어보라 해서
뭐야......뭐길래 이렇게 읽어보라 하는거야......하고 빌렸지요.
진작에 이 책을 읽지 못한게 후회됩니다.
아이들이 모국어를 익혀가는 과정에서
수많은 문법규칙을 받아들이고 적용하는 과정이
제가 유나 18개월 무렵 유아영어를 시작하면서 관찰한 과정과 일치합니다.
제가 지나오면서 느꼈던 자질구레한 일들을 이 책에서 정리해 주더군요.
찌찌뽕이라고나 할까요.........ㅎㅎ
작가 추콥스키가 자신의 아이와 다른 아이들의 표현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엄마, 내 뒷다리 좀 덮어 줘!"
"아빠, 왜 오늘은 목소리가 어두컴컴해?"
"우리 할머니는 겨울에 거위가 감기에 걸릴까 봐 죽였어."
"나 좀 봐. 난 온몸이 맨발이야!"
아이가 꽅을 그리고 있다. 꽃 둘레에 아이는 점을 수십 개 찍는다.
"이건 뭐야? 파리?"
"아니! 꽃향기잖아."
세 살배기 타냐는 아빠 이마에 생긴 주름살을 보고 작은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말했다.
"아빠가 구겨진 거 싫어!"
"우리 가게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악마밖에 모를 거야."
"왜, 무슨 일이 있었는데?"
남편이 물었다.
그러자 다섯 살짜리 아들이 바로 반박하며 훈계하듯 이렇게 말했다.
"엄마가 방금 악마밖에 모른다고 했잖아. 엄마가 악마야? 엄마가 어떻게 알아!"
"베티, 왜 화이트 씨한테는 수저를 드리지 않니?"
"필요 없으실 것 같아서요.아빠가 화이트 씨는 말처럼 먹는다고 했어요."(많이 먹느나는 뜻)
위와 같은 일화 중 어느 하나쯤, 아니 그 이상 재미있는 일상이
우리 모두의 집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이었지요?
그런데 모르고 지나간 적이 많았지요.
저는 18개월에 유아영어를 시작하면서
유나가 영어로 아웃풋을 보일 때마다 달력에 조금씩 적어놓았어요.
적으려고 애를 썼는데, 많이 놓치고 지나갔지요.
진행형을 말하기 시작하는 시기, 부정사를 말하기 시작한 시기, 분사를 말한 시기 등을 기록했는데
말이 많아지면서 더이상 기록할 수가 없어서 중간에 멈추었다가
네이버로 이사하면서 다시 적기 시작했어요.
영어 아웃풋 중심으로 기록하다 보니
귀한 우리말 표현을 놓친게 많지만
그렇게라도 적어놓길 얼마나 잘 했는지...
그래서 지난 기록을 가지고 추콥스키처럼 정리해 봤어요.
<유나의 두 살에서 다섯 살까지>
함께 유나가 좋아하는 동시책을 소개합니다.
아이들의 말처럼
말도 안되는 것같은 동시집입니다.
전에도 마주이야기에 대한 글을 올린 적이 잇었는데요...
마주이야기를 엮으신 박문희 선생님 강의때
아이들이 한 말이 모두 시가 될 수 있다는 말씀을 하시더군요.
우리 아이들은 정말 천재에요. 그렇지요?
소중한 시간 꽉 잡으세요.
도서관에 갈 때마다 대출중이어서 빌리지 못하고
드디어 빌려와서 읽기 시작했다.
왜 이제야 이 책을 알게된 것이야.
읽는 중에, 유나의 기록을 모아보고 싶은 생각에.....
조금씩이라도 남겨두길 잘했다.
다시보니 정말 사랑스러운 아이라는 생각이 든다.
너무 예민해서 사랑받지 못했다고 항상 걱정했는데.....
<유나의 두 살에서 다섯 살까지>
Jan. 3, 2005 22 months & 18 days
'러브 인 하버드'를 보고 있는데 래원이가 태희를 위해서 엄청 많은 heart로 장식해 놓은게 보이길래...
Look, there are lots of hearts...그랬더니
어디가 아픈지 묻는것처럼 내 다리를 토닥토닥 거렸다.
아마 hurt로 들은건지? 내가 그렇게 발음한건지? 알게뭐람...하여간..
맨날 Does it hurt a lot? 해도 반응이 없더만 듣긴 듣고 있었구만...
2005년 3월 4일 금요일 24개월+20일
Great...정말 자주, 적절한 순간에 사용한다.
스틸이라는 영화를 보는데
주인공들이 돈을 훔쳐서 낙하산을 펼치면서 다리에서 뛰어내리고
나쁜아저씨는 낙하산이 없어서 기냥 떨어진다.
거기서 유나가 "Great" 하는데 어찌나 놀랍던지...
2005년 3월 30일 25개월+
오늘 갑자기 인형 머리를 feather라고 하는것이다.
hair라고 고쳐주기는 했는데, hair를 모르는 것도 아니면서, feather라고 하는것이 참 신기했다.
듣고보니 그럴듯 하지 않은가 말이다.
2005년 5월 3일
삼촌을 가리키며 Is this boy?라고 묻기도 했다.
누군가를 만나면 '엄마처럼' 이런 질문을 즐겨 한다.
27개월 반(2월 16일생) 몸무게 : 13.5 키 : 92
그만 먹어야 할 걸 계속 달라고 할때 "이젠 끝이야."라고 하곤 했는데
언젠가부터 "0이에요?"라고 하는데...알려준 기억이 없는 말을 할 때는 좀...놀랍다.
2005년 6월 27일
옷을 입다가 This is your sleeveless shirt.라고 했더니
sleeveless shirt가 아니라고 생각했는지
He is 메리야스. 라고 우긴다.
2005년 7월 3일
"땀띠나네"를 "땀안띠나"라고 한다.
(Yuna)마니 슬펐어요
(Mom)어디가?
(Yuna)여기가(눈을 가리키며)
(Mom)얼마나?
(Yuna)이만큼
(Mom)왜?
(Yuna)지금(동문서답)
2005년 7월 12일
한솔 읽기 그림책 중에서 "빨간 장화 신고 시집가요"란 책을 요즘 읽고 있다.
오늘 잠자기 전 이 책만 읽고 자자~ 하고선 책 다 읽고 자자 하는데
낮에 사온 초록색 우산을 갑자기 찾는다. 장난감 같은 우산.
찾아다 주었더니 "유나 엄마 손잡고 시집가요"그러더니 "작은 우산 쓰고 시집가요" 그런다.
2005년 7월 29일
(Yuna) I go to supermarket.
(Mom) Really? Do you want to go to the supermarket? What do you want to buy at the supermarket?
(Yuna) Twinkle twinkle little star.
(Mom) Do you want to buy a twinkle twinkle little star? (그런가부다....한참 생각...)
그게 뭐였냐면??? 최근 유나가 사들이고 있는 '별별구미' 였던 것이었다.
병원놀이할때I'm doctor. Who are you? Your tongue is red so brush your teeth.
2005년 9월 26일
유나가 먹고 있던 건포도 하나를 뺏어먹으려다가 걸렸다.
Yuna : It's mine. Wha~
Mom : I'm sorry. I'm sorry.......
Yuna : Wha~ Say "I didn't mean it."
Mom : I didn't mean it.
Yuna : That's all right. It's mine. No eat the mine.
2005년 10월 2일
(Mom) Yuna, do you want to make a snowman or a snowdragon?
(Yuna) I'm making a snowyuna. (아직은 making을 주로 쓴다.)
(아빠에게) Do you want to make a snowdaddy?
(Dad) (멍~)?? 예~
2005년 10월 31일 32개월+15일
유나아빠는 영어를 잘 못하는데
Rosie 발음을 하다가 유나한테 걸렸다.
아무리 해도 /r/ 발음이 안되고 /l/ 발음이 되는데
본인도 어떻게 해야하는지를 모르는걸.
유나한테 한참 잔소리 들었다.
그래서 내가 그럼 Rabbit을 발음해 보라고 했더니, 그래도 이건 좀 낫다.
옆에서 듣고 있던 유나 "아빠, 토끼 해보세요"
아빠 "토.끼....맞아요?"
유나(고개를 끄덕이며) "네, 맞아요"
이젠 유나 다른거 하다가도 아빠만 보면 "아빠, 토끼 해보세요." 한다.
상 아래 쟁반이 있는걸 보고 "상이 쟁반을 삼켜버렸어요."
무당벌레는 여름과 겨울에는 잠만 잔다는 내용을 읽고 있는데
"겨울에는 잠바 입으면 되요. 잠은 밤에 자면 되지요."
2005년 11월 5일
동물원 양 우리 앞에서 유나랑 민정이가 양털을 만지면서 tickle tickle...
옆에 있던 민정맘이 민정이한테 "tickling under the arm"
듣고있던 유나 "He(the sheep) has no arm!"
다음주 일욜 유나에게 작은아버지와 작은어머니가 생긴다.
유나에게 미리 가족관계를 좀 알려주었더니 아빠한테 가서
"아빠, 혹시 큰아빠 있어요?"
2005년 12월 13일
유나 "시골에는 할머니와 할아버지가 있고, 가게에는(울 엄마네 가게) 할머니 두 마리가 있어요."
엄마 "뭐라고요?"
유나 "~ 할머니 두 개가 있어요."
목욕탕에서 내 등을 밀어주면서 "여기서 수다 떨어도 되나요?"
비닐장갑 끼고 김치를 덜어내고 있는데,
저도 비닐장갑을 끼워달라고 하더니 김치를 만지겠단다.
유나는 지금 세살이니까 일곱살이 되면 만지게 해 주겠다고 했다.
그랬더니 하는 말 “세살이어도 김치를 만질 수 있어요”
I have a golden mane. I have many stripes. I hop. Who am I?
이런 말도 안되는 guessing game을…답은 tiger였다. 크하하.
하긴 호랑이가 깡총 뛰지 말란법 있어?
엘리베이터에서 어떤 할아버지 “똘똘하게 생겼네~”
(엄마 속으로 생각 “또 난리치겠군” 예쁘게 생겼네 라는 말을 들으면 “흥, 유나 안이뻐”라고 하니까)
그런데 씩 웃더니 “할아버지께서 유나 똘똘하게 생겼다고 말씀하셨어요.”
(엄마 허거덕 놀라며) “그럼 고맙습니다 하고 말씀 드려야지.”
“고맙습니다.”
얼마전 삼촌 결혼식에 다녀오고 나서
아빠랑 손을 잡고 머리에 손수건을 올려놓고 결혼식 놀이를 한다.
“딴따다단~”도 하면서.
그러면서 유나는 아빠를 사랑하니까 아빠랑 결혼을 할거란다.
그럼 엄마는 어떻게 하냐고 물으면
벽에 걸려있는 야외촬영 사진을 가리키면서 “엄마랑 아빠는 빨간차에서 결혼했잖아요.”
2005년 12월 17일
콧물감기중..
오늘 아침.
I have a runny nose.
The nose is runny.
The nose runs.
Mommy's nose runs.
Daddy's nose runs.
Yuna's nose runs.
The nose is running away.
라고 줄줄이 말을 하더라.
말은 좀 우습기는 하지만, 기특하다.
2008년 10월 현재 이 책의 소개를 봤다.
유나도 34개월에 이 작가랑 똑같이 생각했던 것이다.
내 딸은 진짜 천재였던 것이다.......음하하하
이 책에는 이디엄만 나옵니다.
작은 제목도 이렇지요. Idioms from head to toe
코가 달아나고 - My nose is running
혀로 온 몸이 칭칭감기고 - I'm tongue-tied
내 피부가 기어갑니다. - It made my skin crawl
2005년 12월 29일
손을 잡고 걸으려는데 주먹을 꼭 쥐고 있다.
그래서 손을 펴서 엄마 손을 잡아야지 그랬더니 참새가 있단다.
뭐 종이조각이라도 있으면 그려려니 하는데 그렇지도 않다.
그렇게 주먹을 쥐고 한참 그렇게 간다.
어느날은 비둘기한테 옥수수를 준단다.
그러더니 지하철역 근처에 가더니 저기 가서 비둘기한테 옥수수를 주겠단다. 그래서 비둘기 없는데..그랬더니...저기 있다고 다녀와도 되겠냐고 그런다. 그래서 그러라고 했지.
도로 가까이 가더니 손에 있지도 않은 옥수수를 보이지도 않는 비둘기한테 뿌려준다.
돌아와서는 비둘기한테 옥수수 주었단다.
2006년 1월 2일
(엄마) (곰돌이를 데리고 노래) I love my polar, I love him~
(유나) No~ "her" He is a girl. He is Rosie. Caillou's sister.
2006년 3월 1일 36개월+15일
유나가 즐겨쓰는 말 중 하나...chicken pox(수두)
오늘 충격적인 말을 들었다.
Mommy, you have many chicken pox.
오 마이!
내 얼굴이 좀 심하긴 하다.
뾰루지가 없어도 점, 주근깨, 잡티 등등 얼굴 가득 차지하는데
요즘엔 뾰루지가 얼굴 여기저기 돌아가면서 나왔다 들어갔다...
그런 얼굴을 보고 chicken pox라니...
늦둥이 학교 보내면서 성형수술한 아줌마가 있다더니...
남 일이 아니다.
2006년 3월 6일
곰탕집에는 곰이 살고
공탕집에는 공이 살아요.
2005년 3월 25일
"유나야, 아빠 못생겼니?"
"아니, 아빠는 생겼어요."
2005년 3월 27일
사과파이는 어디 있나? 응용편
물어보는 이 : 유나맘
대답하는 이 : 유나
"사과파이는 어디 있나?" 책은 어디있나?
책꽂이에 있지.
책꽂이는 어디 있나?
침대방에 있지.
침대방은 어디 있나?
집에 있지.
집은 어디 있나?
상왕십리에 있지.
상왕십리는 어디 있나?
지하철역에 있지.
지하철역은 어디 있나?
길에 있지.
길은 어디 있나?
저기 있지.
2006년 10월 16일
토욜 유나아버지 유나한테 전화해서
하계동 2001 아울렛 가자고 한다.
유나가 하는 말
"아울렛은 둥지에서 사는데요. 아울렛 가면 부엉부엉 해요?"
하.하.하.
out -> outlet owl -> owlet 으로 말해 주었다.
2006년 10월 16일
어린이대공원에 가려고 준비하는데 데리고 갈 나비를 밀어주는 지팡이를 찾을수가 없다.
시간은 가고, 찾을수는 없고 해서...
"1번, 지팡이를 계속 찾다가 해님이 떨어지면 어린이대공원에 가지 않는다.
2번, 지팡이 없이 어린이대공원에 간다. 어떻게 할래?"
다행히, 아빠가 지팡이를 찾았다.
문을 열고 나가면서 유나아빠가 내가 신을 하얀운동화를 꺼내주었는데,
유나가 보라색운동화를 꺼내주면서 하는말...
"1번, 신발을 다르게 신고 간다.(엄마, 아빠, 유나 각각 다른색으로)
2번, 다른 옷을 입고 간다." 라고.......
거꾸로 당하는 기분...
2006년 11월 7일 44개월+
아빠가 서랍에서 양말을 꺼내주었다.
유나, 다른 양말을 꺼내면서 하는 말
"이건(아빠가 꺼내준 양말) 포기한 거에요."
아빠 "???? 포기한 거라구?" ('포기한'의 어감이 형용사 같았다.)
"내일 신으려고 포기한 거에요."
유나가 11시까지 잔다.
깨웠다.
서둘러 병원에 가는데, 빵을 사겠단다.
유나가 늦잠 자서 빨리 가야하기 때문에 빵을 살 수 없다고 했다.
유나 "늦잠 잔게 아니고, 너무 졸려서 조금 더 잔거지."
음....할말 없더라.
2007년 1월 23일
47개월 유나의 질문
왜 사람은 연주황이야?
왜 대한민국에 사는 사람들만 연주황이야?
하얀사람은 어디에 살아?
2007년 2월 13일
작년 봄부터 계속해서 아빠랑 결혼하겠다던 유나, 몇일전부터 찬서랑 결혼하겠단다.
아빠는 엄마랑 결혼했으니, 유나는 찬서랑 결혼하겠다는 것.
이제 결혼제도에 대해 이해한 모양.
그래서 준혁이나 현수는 어떠냐고 했더니, 아니다..찬서랑 결혼하겠다.
그렇게 티격태격 하더니, 시간이라는 것이 무서운것 같다.
어제는 갑자기
"아빠, 짝짓기가 뭔지 알아요?" "뭔데?"
"벌레들 결혼!" (아..명쾌한 해설)
"유나도 찬서랑 짝짓기 할 거에요." (허걱!)
오늘 또 찬서랑 짝짓기 하겠단다.
그래서 유나아빠가 "찬서도 유나랑 하고싶대? 찬서한테는 물어봤어?"
"찬서도 그렇게 생각하고 있어요."
"찬서한테 물어봤냐고?"
"아니요."
"그럼 찬서가 유나랑 결혼 안하고 다른 친구랑 결혼한다고 하면 어떻게 해?"
"다른 여자랑?"
"그래. 다른 여자랑."
.......(유나 생각중)
"찬서한테 유나랑 결혼하자고 해."
"네."
2007년 2월 20일 48개월
"아빠가 보시면 깜짝 놀라서 오르락 내리락 하시겠지.." 하면서 옷을 앞뒤를 바꿔 입었다.
괴물처럼 보인다고 날카로운 이빨도 그려서 붙였다.


"화성이 뭐 여러개야? 하나지. 왜 Mars야?"
단.복수를 구별해서 말하기는 하지만, 이런식으로 스스로 의문을 가진건 처음이다.
신기하다. 스스로 깨우친다는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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