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전 준준맘이 첫 김치 성공해서 좋아하는 것 보고 칭찬해놓고는
그 밑에 달린 댓글에 김치 어렵다는 베테랑 주부들을 보면서 든 생각여요.
우리 애들 영어랍시고 쥐꼬리 만큼 배웠는데 어려운 책 읽어라, 영어일기 써라,
읽은 책 마다 영어독후감 써라 한다면 그건 마치 이런 거 아닐까요?
"그대 주부들 살림한지 이만큼 됐으니 신선로 해라, 된장 담가라,
bouillabaisse 끓여라, 체리 타르트 구워라! 그것도 못 하냐?"
누가 이렇게 시킨다면 예상되는 결과는 이렇습니다:
1. 허둥지둥 해보려고 이것저것 사들여 시작, 별반 잘되진 않는데
"난 그런 요리 해봤잖아," 하는 허세파와 (제가 그런 쪽...)
2. "뭐여? 뭔 헛소리. 난 그런 거 못해", 하고 때려지는 포기파.
3. 그러고는 요리라면 말도 못 꺼내게 하는 적대파가 될 수도 있슴다.
저런 메뉴는 아주 요리를 많이 한 자가 보고 배워할 수 있는 것.
그가 갖춰논 조리 도구와 식재료가 있을 때 좀 사서 하는 것.
초보라면 일단 이름도 모르거나, 살 게 엄청 많을 겁니다.
초보라면 일단 재미난 책 읽으면서 그 가운데 나오는 어휘 갖추고,
배경지식이 쌓여 새로운 것도 그닥 어렵지 않을 때 하는 겁니다.
그 쯤 돼야 명문 일기도, 창의적인 독후감도 나오는 겁니다.
쌀 씻어 밥 하고 두부전이나 하면 카레 정도나 시도할 테고,
카레 할 수 있으면 스파게티로 확장해 볼 수 있는 게 주부요리.
두 세줄 문장 읽고 자주 나오는 어휘나 아는 정도면 그림 그리고
단어 한 개 쓰다가 차츰 문장 그리고 문단 쓰기로 확장하는 게 영어.
모처럼 만든 카레 싱겁다, 감자를 더 작게 썰어라 소리 들으면?
모처럼 쓴 문장이 틀렸다고 시뻘건 글씨로 고쳐놓으면?
처음엔 맛 없어도 먹어주고 좋은 카레집 가서 이러니까 맛나네.
처음엔 칭찬 많이 해주고 아, 동화에서 보니까 영어 이렇게 하네.
요리 실력이 느는 것과 아이의 영어가 발전하는 게 흡사하쥬?
왜 내가 겪는 일은 그렇게 기분 나쁜데, 애가 겪을 일엔 둔감할까?
아휴, 저도 제 아이 어렸을 때 알았으면 그 짓(?) 않고 잘 키웠을 거여요.
다시 애를 키운다면 아주 초특급 유사에 남을 모친 될 자신 있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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