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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맘이 아니어도...

  • 지나샘
  • |
  • 2014-11-17
20

오늘처럼 비가 오는 날이면 우산을 가져가지 않은 아이를 학교로 데리러 갈까 말까를 고민했던 예전 일이 생각난다. 우산 가져다주는 일이 어려워서가 아니라 내가 너무 과보호를 하며 키우는 게 아닌가 싶어서였다. 아이는 비를 맞으며 뛰어 오던지 아니면 친구랑 같이 우산을 쓰고 오던지 무슨 수를 낼 것인데 행여 비 맞을까 걱정하는 것이 엄마 마음인가 보다.

 

일하는 엄마들은 이런 순간 아이한테 미안함이 더 클 것이다. 까짓 비 한번 맞는 것은 대수로운 일이 아니나 우산을 들고 학교에 온 다른 엄마들을 보면서, 그리고 그 친구들의 의기양양한 얼굴을 보면서 부러움과 섭섭함을 동시에 느꼈을 아이 마음을 너무도 잘 알기 때문이다. 데리러 갈 수 없다는 미안함이 엄마가 뭐든지 다 해줘서 아이가 너무 의존적이 되면 어쩌지 하는 우려를 훌쩍 넘어설 수밖에 없다.

 

“엄마는 나를 맨날 맡겼잖아!” 강의 시간을 아이 하교시간과 겹치지 않게 하려 애쓰느라 썼지만 내 딸아이가 기억하는 어린 시절이다. 집에 와 보니 엄마가 없어서 쓸쓸했다는 기억은 누구나 가지고 있지만 엄마가 있었던 시간들은 잊어버린다. 하긴 운동회나 학예발표회에 엄마가 오기를 눈 빠지게 기다렸는데 내 차례 다 지나서야 겨우 도착한, 아니 오늘도 역시 오지 못한 엄마에 대한 서운함을 어찌 기억에서 지울 수 있을 것인가.

 

아이가 많아야 셋, 보통 하나나 둘이다 보니 부모의 관심은 온통 아이들에 가있는 것이 사실이다. 예전에 누가 구남매의 일곱째인데 부모에 대한 항의의 표시로 집을 나갔다가 힘들고 배가 고파 할 수없이 사흘 만에 집에 돌아와 보니 식구들이 자기 가출한 줄도 모르더라는 이야기를 해서 웃은 적이 있다. 요즘과는 너무 다른 모습이다. 이제 먹이고 입힐 걱정이 우선이던 시대는 지난 것이다.

 

그렇지만 시간을 같이 보내지 못하는 미안함을 절대로 물질이 대신해 줄 수는 없다. 이런 현실은 우리만 겪는 것이 아니어서 세계 여러 유명 브랜드들의 ‘마더 앤 차일드 (mother & child)’ 제품이 탄생하는 계기가 되었다고 한다. 경제적 여유가 생긴 워킹맘들의 보상 심리를 충족시켜 주고 또 어릴 적부터 브랜드에 익숙한 아이들이 자라 고정 고객이 될 것이라는 예상 마케팅이 성공한 것이다. 그러나 그런 고가의 물품이 아이들의 마음을 조금이라도 채워주려니 기대하면 안 된다. 그냥 솔직히 엄마의 빈자리, 모자람을 인정하고 아이들의 이해를 구하는 게 더 바람직한 해결 방법일 듯하다. 물론 아이가 너무 어리면 엄마의 마음을 잘 헤아리지 못할 수 있지만 그래도 시간을 두고 사정을 잘 설명하고 이해시켜야 할 것이고 또한 엄마 자신이 아이들 앞에서 당당해질 필요도 있다. 사실 아이들은 집에 있는 엄마를 부러워하지만 동시에 일하는 엄마를 자랑스러워하기도 한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두 가지 모두 충족시킬 수는 없는 일이므로 평소 자신이 처한 상황의 장점을 주로 아이들에게 강조하면 어떨까.

 

우리가 모두 슈퍼맘이 될 수도, 아니 될 필요도 없다고 생각한다. 애나 어른이나 자신이 가지지 못한 것을 욕망하는 법, 종일 아이를 돌볼 수 있는 행복을 누리는 엄마이건, 여러 가지 사유로 일을 해야 하는 엄마이건 어떤 자리에서든 최선을 다하는 엄마의 모습을 보이면 아이들은 자연스레 본받으며 커 줄 것이라 믿는다. 언제가 되었든 아이를 향한 엄마의 진심은 결국엔 통할 것이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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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관심과여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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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4-11-26 07:40
답댓글

저도 아직 아이가 어려서 일을 다시 시작할 생각은 못 하고 있는데..

작년엔 파트타임으로 일하면서... 몸도 힘들지만 정신적으로 참... 힘들더라구요.

모든 직장맘들... 정말 존경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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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리미
  • |
  • 2014-11-17 22:48
답댓글

거의 전업주부로 살아서 수퍼맘이 되어야 한다는 생각은 거의 없이 살았어요. 일을 했어도 프리랜서라서 아이랑 같이 있을 수 있었고, 일을 줄이면 충분히 전업주부처럼 살 수 있는 일이었기에.

그래서 직장 생활하면서 아이 키우는 게 얼마나 힘든지 피부로 느낄 수는 없었지요.

근데 최근 일을 시작하니 정말 직장맘으로 일하면서 아이 키우는 게 얼마나 힘든 지 뼈저리게 느꼈답니다. 수퍼맘이 되려다간 정말 너무 힘든 생활을 할 수 밖에 없겠지요. 적당히 할 수 없는 일은 내려놓고... 그래야 엄마도 숨쉬며 살 수 있을 것 같아요.

이 땅의 모든 직장맘들, 지금도 너무 멋지고 멋집니다. 고작 3개월 밖에 안 해 봤지만 직장맘들의 노고가 절절히 와 닿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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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나world
  • |
  • 2014-11-18 17:01
다시 일을하시게 된것을 축하드립니다! 복직하기가 쉽지않아 경단녀라는 표현이 생길 정도인데 대단하세요.
엄마의 당당한 모습에서 아이들도 배우는게 많을거라 생각합니다. "엄마 힘내세요!" 노래가 새로 나올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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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리미
  • |
  • 2014-11-19 00:57
헉, 그것만은 제발~~~ ㅋㅋ 엄마 힘 안내고 시퍼요~~~~
지나샘님은 지혜롭게 육아를 잘 해 오신 것 같아요. 대부분 그런 분들이 직장 생활하면서도 아이들을 잘 키우시더라구요. 해 줄 수 있는 것과 해 줄 수 없는 것을 구분히 놓고 아이에게도 납득을 시켜 아이가 자율적으로 하게 하더라구요. 아이도 자립심이 키워져 학교생활이든 일상생활에서든 정말 똑소리나게 하는 아이들을 많이 봤어요. 저처럼 전업맘 아이들이 좀 더 자립심이 떨어지는 듯, 늘 끼고 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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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혜정
  • |
  • 2014-11-17 15:41
답댓글

아이가 더 어릴땐 슈퍼맘이 될 수 있다고 생각했어요.

초등학교에 들어가고나서는 조금씩 그 마음이 작아지는 듯 합니다.

슬슬 내가 슈퍼맘이 되는게 중요한게 아니라 아이가 단단해 지는게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엄마는 엄마대로, 아이는 아이대로 자신의 생활을 즐기면서 앞으로 나가는것.

그게 둘다 윈윈하는 길인듯해요.

아직은 엄마냄새 찾아서 부비적 거리는 저학년이라 많이 안아주고 많이 비벼주지만, 이 기쁨도 언젠가는 슬슬 사라지겠지요...

아이가 멀어지고 싶어할때 멀어지고 싶어하는 만큼 거리를 떼어주는것. 그리고 지켜봐주는것. 그게 진정한 슈퍼맘이 되는 길이라 믿고 오늘도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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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나world
  • |
  • 2014-11-17 18:12
전 모든 분야에 70점이라고 생각하며 삽니다. 엄마로서도 70점, 아내 그리고 주부로서도 70점. 선생으로서는 좀 더 후한 점수를 줄 수 있을까요? ㅎㅎ
그래도 열심히 하려고 노력은 합니다. 딸한테 물어보고 싶네요, 엄마 몇점이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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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혜정
  • |
  • 2014-11-18 04:40
맞아요~^^ 백점맞고 싶었던 적도 있지만, 그렇게 하다가는 오래 버티기 힘들다는걸...이미 알아버린것 같아서...ㅎㅎ 저도 열심히는 하려고해요^^ 울딸은 아직 어려서 엄마 몇점이냐고 하면 아마도 아직은..백점!!!이라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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