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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가 크면서 한국어로만 말하는거 극복방법.

  • 하양맘
  • |
  • 2008-10-23
2

게시판에 제 이름이 있어서 너무 놀라 들어와 봤습니다.

쑥쑥의 고수님들 부르는 자리에 왜 제 이름이...--;;;;;;;;;;;; 무지 죄송스러워 지네요.

저도 님과 같은 시기를 거쳤구요, 쑥쑥의 많은 맘님들이 같은 시기를 거치면서 속상하신 경험이 많은 줄로 압니다.

고수 근처에도 가지 못하지만 제 경우를 가지고 답변을 드릴께요.

저는 친정 시댁 다 멀어서 아무도 애를 봐주실 분이 없었습니다.

그리고 직장에 다니기 때문에 애는 둘 다 100일도 되기 전에 어린이집에 보냈습니다.

아침 9시에 데려다주고 저녁 6시에 집으로 데리고 와서 10시면 취침.

자연히 주말 빼고 하루 중 대부분의 시간을 어린이집에서 지내다보니 한글에 대한 노출이 훨씬 많죠.

게다가 저는 책도 반드시 한글책 영어책을 반반씩의 비율로 읽어주려고 노력했기 때문에 영어에 대한 노출은 더 적었습니다.

대신 저랑 있는 시간 동안은 대부분 영어로만 대화했어요.

영어만 썼다고 해서 기죽으실 거 없구요, 저는 영어전공도 아니고 다른 맘님들처럼 책보고 영어공부하고 종이에 써붙여서 외우고, 같이 책읽으면서 같이 비디오 보면서 하나하나 외워갔어요.

아이의 영어 아웃풋은 엄마와의 영어대화가 절대적으로 중요합니다.

아무리 혼자 비디오보고 책 잘 읽어도, 엄마나 누군가와 영어로 대화할 기회가 없으면 절대 입에서 아웃풋 술술 안나옵니다.

아웃풋이 전혀 안나온다고 고민하시는 맘님들은 애기랑 얼마나 영어로 대화하는 시간이 많은가 체크를 해보시고, 자연스럽게 대화시간을 늘리는 것이 최상의 방법입니다.

혼자 비디오 아무리 많이 봐도 책만 아무리 주구장창 읽어줘도 절대 기대하는 것만큼의 아웃풋은 기대하기 힘듭니다. 같이 영어로 떠드는 시간을 늘리세요.

비디오 보면서 대화하고, 책 보면서 대화하시고. 놀면서 영어로 묻고 답하시고...

저희 애는 책도 한글책 영어책 구별없이 읽었기 때문에, 4살때까지는 이게 영어인지 한글인지 구별을 못했어요. 한글로도 영어로도 다 뜻을 알지만, “이게 영어로 뭐지?” 이렇게 물으면 어떻게 대답해야 할지를 모르더군요.

두 단어 중 어느 쪽이 영어인지를 모르는 거죠.

머릿속에서 영어와 한글이 따로 개념을 가지고 분리되어 있지 않았던 듯 해요.

하지만 나름대로 어떤 기준은 있었던지 다른 사람과는 한글로 잘 대화하다가, 제 얼굴만 보면 바로 “Mommy.”라고 부르면서 조잘조잘 영어로 떠들었어요.

그래서 저녁에 어린이집에 데리러가면 원장님이 아주 신기해 하셨어요. 낮에는 한마디도 영어라고는 안쓰다가 제 얼굴만 보면 모드가 바뀌어서 영어로 조잘거리니까요.

그런데 4살 초반까지는 그런대로 저랑 이렇게 잘 대화했었는데, 작년부터 올해초까지 이제 머리가 좀 컸다고 그런건지 점점 한글만 쓰는 비율이 늘어나더군요.

정말 님의 경우처럼 영어로 물어도 꼬박꼬박 한글로만 대답했고, 집에서든 어디서든 아예 영어를 안 쓰더라구요. 저랑만큼은 영어로 했었는데 저한테도 한글로만 말걸고 대답하고.

흐미, 저도 성격이 느긋한 편인데 무지 마음이 초조해지더랍니다.--;;;;;;

아기때부터 열심히 영어공부해서 대화해주고 영어책을 한글책만큼 열심히 읽어주고 해 온 모든 것들이 점점 커가면서 다 묻혀져 버리는 게 아닌가 해서요.

하지만 절대 “영어로 대답해.” “영어로 말해봐.” 이런 말은 하기 싫더라구요.

그렇게 말하는 건 뭔가 애에게 큰 부담을 준다는 느낌도 들었고, 한국사람이 한국에 살면서 영어로 말하는 걸 강요하는 것만큼은 죽어도 하고 싶지 않더라구요.

그러던 중 저를 구제해 준 말이 바로 “Pardon?" 이었습니다.

그 날도 영어로 물으면 오직 한글로만 대답하는 딸아이에게 내심 화가 좀 나있는 상태여서 엄마답지 않게 좀 삐쳐 있었습니다.--;

그래서 딸애가 묻는 말에도 못 들은 척 하고 있다가 “Pardon?"하고 되물었는데, 아, 얘가 그 말을 듣고 제가 한글로 못 알아들은 줄 알고 영어로 고쳐 말하지 뭡니까?

그리고 그 다음부터 딸애가 한글로 대답하거나 물으면 “Pardon?" 또는 “Pardon me?"하고 되물었어요. 그러니 알아서 영어로 다시 말하더군요.

이 방법은 별 거 아닌 것 같지만 님처럼 이전에 영어로 대화하던 적이 있는 분께는 아주 효과적일 겁니다. 미리 한 번 정도 엄마는 ‘영어 아니면 잘 못 알아들어. 내가 “Pardon?"이라고 물으면 잘 못 알아들은 거니까 영어로 설명해 줘.’ 그렇게 언급을 해주시는 것도 좋겠죠.

그럼 “Pardon?"이란 말만 들어도 아, 엄마가 영어로 설명해야 알아듣는 구나 하고 인지하고 영어로 말해준답니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도움이 되었던 것은, 이제까지 한글책 영어책 거의 반반씩 읽었던 것을 딱 한달만 한글책 일체 읽지 않고 영어책만 같이 읽었던 시간을 가진 것이었어요. 특히 애가 좋아하는 내용인 공룡, 개구리, 파충류(이런 거 좋아하는 딸램도 있나요?T_T) 이런 책들을 집중적으로 들이대니 뭐 시키지 않아도 지가 가져와서 읽더군요.

그리고 그 이후부터는 쭉 좋아하는 영어책을 같이 보면서 제가 영어로 간단한 질문부터 책 내용에 이르기까지 영어로 묻는 시간을 더 많이 가졌어요.

그렇게 하니 책을 가지고 보면서 자연스럽게 저랑 영어로 대화를 하게 되더군요.

그리고 카이유 비디오 등을 보고 난 후 대본을 가지고 책을 만들어 역할놀이도 했구요.

세 마리 아기돼지 등의 내용으로 영어연극하는 것도 무척 좋아해서 그런 것도 했구요.

뭐 이런 건 다른 맘님들도 다 하고 계시는 것일 겁니다. 중요한 건 그런 것들이 영어대화를 일상 속에서 자연스럽게 할 계기가 된다는 거죠.

그러다보니 이제는 100%는 아니구요, 그래도 많은 부분 저랑은 영어로 대화합니다.

하지만 저도 솔직히 소심한데다 누구 눈에 띄는 거 별로 좋아하지 않는 성격이라서, 밖에 나가면 아무래도 다른 사람들 시선을 의식하게 되더라구요.

그래서 자연히 목소리도 작아지고, 사람이 많으면 거의 귀에 속삭이는 수준에까지...--;;

그런데 엄마가 그렇게 하니 애도 눈치가 있어 밖에서는 잘 영어로 안하려고 하게 되더군요.

다른 사람이 곁에 있으면 한국말로 해야 한다고 의식적으로 생각하는 모양입니다.

저도 이 점은 앞으로 극복해야 할 문제입니다.

초조해 하실 것 없구요, 페이스만 잘 유지해주시고 엄마랑 영어대화 시간을 더 늘리면 어느 순간에 화산이 분출하듯이 푸악, 하고 터져나올 때가 올 겁니다.

열심히 썼는데 얼마나 도움이 되실지 걱정되네요.

이건 제 경우입니다만, 진정한 쑥쑥의 고수님들도 많은 도움말씀 부탁드립니다._*_


: 열공맘님의 글입니다.
애 재워놓고 잠은 안오고 너무 갑갑해서 문의드립니다. 나름대로 엄마표 영어로 잘 이끌어왔고 또 오히려 어릴때는 아웃풋도 그런대로 잘 되었는데 점점 커가면서 친구들도 많이 접하고 하다 보니 아예 영어를 안쓰네요.
영어로 물어도 꼬박꼬박 한글로만 대답하구요, 영어책은 읽으라면 그런대로 읽는데 대화는 일체 영어로 되지를 않네요
밖에서는 말할 것도 없고 집에서 나랑만 있어도 영어 안쓰려고 합니다.
이제까지의 노력이 물거품으로 돌아가는 것 같아 안타깝습니다.
하양맘님 쓰신 글 중에 저랑 비슷한 상황에서 엄마의 약간의 노력으로 극복하셨다고 하셔서요, 그 노하우를 좀 알려주세요.
하양맘님 외에도 쑥쑥의 고수님들 지나치지 마시고 답변 좀 주세요.
어떻게 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일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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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unny
  • |
  • 2008-10-23 1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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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조금이라도 영어를 할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이 엄마가 아이의 발전 가능성을 막고 있다는 생각을 떨칠수가 없네요...

엄마가 안되면 영어로 놀수있는 선생님이나 환경을 찾아봐 줘야 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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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하양맘
  • |
  • 2008-10-23 19:20
저도 10몇년을 영어를 손놓고 있다가 처음 시작할 때는요, 너무 너무 쉬운 단어조차 기억이 안나고 회화는 꿈도 못 꿀 일이었어요.
누구나 똑같답니다. 저도 직장맘이고 바쁜 걸로 따지면 둘째가라면 서운하지만, 밤에 잠 덜 자가면서, 운전대에 회화 붙여놓고 운전하면서 외웠어요.
그냥 할 수 있는 것만 해주시면 될 것 같구요, 만일 대화가 어려우시면 그냥 애가 꾸준히 책읽고 진도나가는 걸 체계적으로 유지되도록 해주시면 될 것 같아요.
그것만 잘 해줘도 애는 알아서 잘 하더라구요.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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