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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컨텐츠

천번을 말해야 고쳐지는 아이

  • 빨강머리앤
  • |
  • 2014-11-24
27

엄마의 말은

바람에 흩날리는 공기 같은 것.

같은 내용도 다른 사람이 하면 참 좋은 교휸이고

엄마가 하면 잔소리인 것.

백 날 말해보셔.

나는 내가 고치고 싶을 때 고칠거야.

 

........라고 생각하는 것 같은 작은 딸. ㅋㅋㅋ

무언가에 꽂히면 벼락같이 해치우는 반면

본인이 필요성을 못 느끼면 백 번을 이야기해도 절대 고치지를 않습니다.

제발 쿵쿵 걷지마라. 여긴 아랫집의 천장이다. 하루에도 몇 차례씩 이야기 하지만

아이는 발뒷꿈치를 들고 걸을 수가 없다고 합니다. 본인이 불편하대요.

입술 좀 뜯지 마라. 피가 나잖니.. 귀에 딱지가 앉도록 이야기 해도

결국에는 피를 보고 맙니다.

프린트물은 파일에 넣고 다녀라. 가방도 지저분하고 다 찢어지잖아. 4학년이 끝나가도록 이야기해도 여전히 조각조각 종이들은 가방 속에 구겨져 있습니다. 매번 넣어주는 클리어파일은 귀신같이 사라집니다.

일일이 열거할 수도 없을 만큼 지겨울 정도로 같은 잔소리를 해야 하는 딸..

 

가만히 돌이켜 생각해보니..

한 천번쯤 말 하면 고쳐지는 것 같아요.

수백번 쯤 이야기 했을 때 '천번쯤 말하면 고칠래?' 묻곤 하는데

천번쯤 되었다고 다그친 적이 없는 걸 보면 그 전에 고쳐지나 봅니다.

그런데 그것은..

천 번을 이야기 해서가 아니라

이제 그만 할 때가 되어서 그런게 아닌가 싶어요.

결국은 그냥 두었어도 고쳤을 습관들 일 수도 있고

인내를 가지고 가르친 덕분일 수도 있고..

 

고쳐지지 않는 것에 매달리다보면

아이의 장점이 보이지 않아요.

수백번을 이야기해도 고쳐지지 않는 저 뚝심(?)으로 아이는 또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이 있으면

해내기도 하니까요. 긍정의 눈으로 바라보아야 할 것 같아요.

 

천 번 같은 말을 되풀이할 수 있는 엄마라면

좋은 점도 천 번 칭찬해 줄 수도 있는 법.

바람에 흩날리는 공기같은 엄마 말일지라도

칭찬으로 무장된 산소같은 말이 많아야겠지요.

엄마가 이런 글을 쓰고 있는 것도 모른 채

옆에서 맛나게 김밥을 냠냠... 먹고 있어요. ^^

귀여운 녀석...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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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댓글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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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보물연우
  • |
  • 2014-11-25 13:44
답댓글

앤님..  글 읽으면서 제딸 얘기인줄 알았을 정도네요.

 

그리고 글을 다 읽고 나니 정말 공감하는 바가 크고요..... 많이 반성하게 되네요.

 

지난 주말 시댁 김장을 끝내고 피곤에 지쳐 아침에 세탁기만 돌리고 일요일은 좀 푹 쉬려고 했는데....

"세탁기가 노래해" 라는 딸아이의 말에 세탁기 끝났구나 하고 세탁기를 연 순간....

 

한두번 있었던 일도 아닌데...화가 머리 끝까지 났었네요.

왜냐면....딸아이의 옷 어딘가 주머니에 넣어놓은 휴지 뭉치가 온 세탁물과 함께 뒤범벅 되어 있어서요.

 

그날 옷을 털어 널고나서 책보고 있는 딸에게 화를 엄청 냈어요.

"도대체 몇번을 말해야 하니? 주머니에 휴지 넣지 말라고 !!!!"

 

이 말만 하고 말았어야 하지만 앤님 글에 있는 평소 아이가 못챙기거나 못마땅한 모든 과거 전력들을 제가 또 재탕 삼탕 하며 열심히 잔소리를 늘어놓고 말았네요.

 

결국엔 아이 눈에서 닭똥같은 눈물을 보고서야 어리석은 엄마는 잔소리를 멈추네요 ㅜㅜ

 

시간이 지나고 저도 아이에게 화내서 미안하다 말하고 안아주고,,,,아이는 또 언제 울었냐는 듯 배시시 웃으며 이 어색한 상황을 바꿔보려 노력하는 모습이 보여서......

 

그날 또 느꼈지요....아이가 내 감정의 하수구가 되면 안되는데.......

후회하면 뭐합니까마는.....저도 배워가는 엄마이기에..... 후회하고 또 반복하면서 조금씩 커가기를 바래보네요,

 

세탁기 사건이 몇번 있었을 때 친정 엄마께 하소연했더니 ㅋㅋ

울엄마 왈 " 세탁물을 세탁기 넣기 전에 주머니 확인 하는것은 엄마가 할 일 아니니?"

" 이제 겨우 11살 아이다. 아이한테 너무 완벽을 바라지 말아라"

 

그땐 살짝 서운했는데...울엄마 말이 맞았네요.

 

오늘 앤님 글을 보면서 한번 더 찔리면서 다짐하게 됩니다.

장염으로 이틀째 결석중인 딸을 보면서....그래....아무것도 바라는것 없다. 건강하게 자라만 다오 ~ 하고 바래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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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빨강머리앤
  • |
  • 2014-11-26 14:24
저희집 세탁기에서도 가끔 벌어지는 일이에요. 맞아요.. 그건 엄마 잘못이에요.. ㅎㅎ
아이 장염은 나았나요? 떨어진 체력 잘 보강되게 속 괜찮아지면 맛있는 거 많이 해주시고
많이 안아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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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브이엠
  • |
  • 2014-11-25 13:35
답댓글

우리 딸 얘기인줄 알았어요^^

백번 천번 옳은 말씀이네요.

문제는 아이가 아닌 제 얇디얇은 인내심에 있는거란걸...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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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빨강머리앤
  • |
  • 2014-11-26 14:23
다들 자기 아이 이야기 같다고 하니 외롭지 않게 육아합시당..
우리 애가 특별히 이상한 아이가 아니라는 사실이 얼마나 위안이 되는지요..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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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연지우맘
  • |
  • 2014-11-25 10:56
답댓글

ㅋㅋ 울 집은 큰녀석이 딱 요렇습니다...

에효~ 이젠 포기 할만도 한데... 엄마는 아직도 적응이 안되니...

분명 제가 문제인거지요 ㅠㅠ

의외로 작은 넘은 말 잘 듣습니다... 근데 고넘은 엄마 몰래 일을 저지르는 스탈이라...

어느 쪽이 나은 건지 요즘 헛갈리는 중임돠 ㅋㅋ

어쨌든 그래도 귀여운 걸로 마무리 해봅니다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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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빨강머리앤
  • |
  • 2014-11-25 11:25
어느 쪽이 더 나을 수는 없어요. 각자가 가진 개성이 다르니까요.
둘 다 귀엽고 둘 다 사랑스럽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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