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이 기말고사..
요즘 저는 한숨이 늘었습니다.
어떤 한숨인고 하니..
이제 사춘기가 시작된 큰 딸에게는 잔소리를 최대한 하지 말아야겠다고 결심하면서부터 생긴 한숨입니다. 시험인데 버스커버스커 음악에 빠져서 심취해 있고, 공부하나 들여다보면 소설책 읽고 있고, 조용하다 싶으면 책상에 엎드려 자고 있고....
턱밑까지 올라오는 잔소리를 자제하고 마음을 내려놓는다는 것이 어쩔 수 없이 한숨으로 나옵니다.
그러나 그 잔소리마저 아이가 듣기 싫어하는 것 같아요.
제 딴에는 참는다고 하는 것인데 어짜피 그 한숨 소리에 제 잔소리가 다 녹아있다는 걸 아이도 바보가 아닌 이상 알 테니까요.
시험을 앞두고.. 성격이 판이하게 다른 두 딸은 엄마와의 대화 내용도 역시 극과 극입니다.
큰 딸- 엄마. 나 왜 이렇게 불안하지? 학교에서 시험 대비로 보는 문제들은 잘 맞히는데 그런데도 맘이 불안해. 왜 그럴까? 엄마는 내가 최선을 다 했다고 생각해? 몇 % 정도 했다고 생각해? 내가 너무 놀았다고 생각해?
엄마--마음이 불안한 것은 네 스스로 생각해도 완벽하게 공부하지 않았다는 것을 네 자신이 알고 있다는 거지. 시험 전까지 사회 교과서를 세 번 정도 더 읽으면 불안한 맘이 좀 가라않을 거 같다. 그리고 네가 최선을 다 했는지는 엄마가 전혀 알 수 없는 일이다. 엄마가 판단하는 것은 의미가 없어.
초등때 성적은 중요하지 않다고 말했잖니. 대신 어떻게 공부를 해야겠구나.. 깨닫는 시기라고. 그러니 편안하게 시험 봐..
큰 딸--엄마. 이거 봐. 내가 아주 좋은 것을 발견했어. (아빠 스마트폰에서 사회 요점정리 되어 있는 앱을 보여주며) 굉장하지?
엄마--공부하겠다는 명목하에 스마트폰을 들여다보는 핑계일 뿐이라고 생각해. 누가 해 준 요점정리가 무슨 도움이 되겠니? 전교1등의 노트를 훔쳐본다고 전교 1등이 되는 건 아니야. 왜인줄 알지? 그 노트를 만들었기 때문에 그 애가 전교 1등인거지. 공부하면서 너만의 요약노트를 만들어야 의미가 있겠지?
반면 작은 딸과의 대화는 이랬답니다.
작은 딸- 엄마, 할머니가 나 올백 맞으면 십만원 준대.. 엄마는 나 시험 잘 보면 뭐 해 줄꺼아?
엄마-- 네가 시험 잘 보는 게 나랑 무슨 상관이라고 내가 너한테 뭘 해주냐? 네가 시험을 못 봐도 엄마 인생에는 아무런 지장이 없어. 너를 위해 잘 보길 바라는 거지. 엄마를 위해 보는 시험이 아니니까 엄마가 뭘 해 줄 필요는 없을 거 같은데.
작은 딸--그래도 내가 시험 잘 보면 엄마도 좋잖아. 그러니까 엄마를 위해서라고도 할 수 있지. 그럼 내가 못 보면 좋겠어?
엄마-- 물론 네가 시험을 잘 보면 기쁘긴 하겠지. 그렇지만 엄마을 위해서라면 잘 보지 않아도 돼. 네 인생 네가 사는 거지...
오늘 아침에도 일찍 일어나 몇 장이라도 읽어보는 큰 딸과 시험 끝나면 시간이 많이 남아 지겨운 데 뭘 하면 좋을지를 고민하는 작은 딸을 보며 달라도 어찌 저리 다를까.. 싶었답니다. ^^
그냥가면 서운하니 초등 6학년 여학생에게 추천하고픈 책 소개 하나 할께요.
후두엽의 발달로 시각적인 것에 극한 반응을 보이는 시기잖아요.
예쁜 카툰과 아기자기한 디자인으로 구성된 중학생을 위한 교과서 소설전집이에요.
이런 류의 책들이 많은데 표지나 속 페이지가 좀 딱딱했는데 요 책은 사 주었더니 일단 예뻐서 좋다고 시험 기간인데도 불구하고 계속 보네요.
소설 일부분들이 발췌되어 들어있는 것이기 때문에 읽어보고 전체를 다 읽고 싶은 책이 있으면 구해줄테니 말하라 했어요.
혹시 소설 읽혀야겠다 싶으면 한 번 생각해보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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