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도 올해부터 심한 무기력증에 빠졌습니다.
컴퓨터에 게다가 스맛폰까지 사용하면서 부터입니다.
물론 페이스북이나 트위터를 하는 것은 아닙니다.
포털 사이트 휙 둘러보고 교육사이트 몇군데 살펴보는데도 그렇습니다.
오늘 오전에도 지난 주말 수시 합격자 면접 후기 읽다보니 시간 다~가고...
댓글까지 틈틈히 확인하다보면 ..거의 폐인이 되는 것이지요.
긴글은 읽기 싫고 책한권 읽기도 힘이 듭니다.
고등학생 언어 영역 풀어보면 거의 0점일 듯 합니다.
온갖 어설픈 잡지식만 늘어갑니다.
그러면서 빠르게 피로감이 몰려옵니다.일은 쌓여있는데 처리능력은 점점 떨어져 갑니다.
인터넷은 큰애 초5부터 시작했으니 늦은 편이지요.
스마트 폰도 갤럭시 노트 나오면서 올해 처음 구입했으니 늦은 편이구요.
남편이 컴퓨터공학 박사이지만 그 폐해를 잘 알기에 우리집은 늦은 편입니다.
큰애 외국보내고 소식전달 때문에 5학년 여름방학부터 인터넷을 연결했죠.
그 이전부터 엄마표 공부를 아니 했던 것은 아닙니다.5세부터 했으니까요..
어떻게 알고 했냐고요? 시중의 서점에 나온 교육서는 모조리 사서 읽었죠.
그래도 인터넷에서 얻은 정보보다 실속이 있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아침이면 집 청소를 하고 마트에 가서 장을 보고 온갖 계절 식품으로 요리를 했죠.
홈 베이킹을 배워 작은 아이 등에 업고 빵과 피자와 쿠키를 구웠고..
요즘 처럼 무가 맛나는 계절엔 동치미,깍두기,무 크게 썰어넣고 국도 끓이고..
지금은 아침에 일어나면 새벽에 아이와 남편을 보내고 컴퓨터와 친구가 됩니다.
헐..왜 싸이와 현아의 근황을 궁금해 해야하는지..
아베크롬비 정품 확인법을 왜? 조사해 보아야 하는지...ㅋㅋ 정말 미치겠습니다.
이것도 모자라 스맛폰의 카톡으로 친구들(?) 아니 지인들 제자들이 어찌 살고 있는지
여기저기 둘러봅니다.무소식이 희소식 아닌가? ㅠㅠ
몇몇 교육사이트,입시카페 들러보고 나면 아침부터 피로가 몰려오고 아무것도 하기 싫습니다.
집안일을 해야 하는데..짜증이 나기 시작합니다.
누가 만나자고 하면 이것마저도 귀찮아집니다.일이 밀려있으니까요..
겨우 두식구 저녁 한끼 먹는 살림인데도 너무 벅찹니다.
어제 작은 아이가 대학도서관에서 국어선생님을 만났다고 합니다.
일요일 오후내내 도서관에서 공부하시는 40대 초반의 국어선생님이 부럽고 존경스럽습니다.
저도 일주일에 두번은 도서관에 가서 공부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마음만 먹었습니다.
아직도 10년은 더 일해야 하는데..갈수록 '감'도 떨어지고 문제푸는 능력이 급격히 떨어지는 것 같습니다.
게시판에 글 하나 쓰고 게시글 몇개 읽는 시간...카톡으로 한번 수다가 시작되면..ㅠㅠ 끝이 없어요.
이 시간이 얼마나 긴 시간이냐 하면?
EBS 영어지문 30문제는 족히 풀 수 있는 긴 시간입니다.ㅠㅠ
9,10월 아침미사가 끝나고 성체조배와 십자가의 길...묵주기도를 드렸습니다.
천정이 유난이 높은 성당 그리고 고요함...어느 자리에서 보다 마음에 평화를 얻었습니다.
내일 부터는 이 무서운 무기력에서 벗어나기 위해 아침미사가 끝나면 일주일에 2,3번
도서관에서 가서 집중해서 공부를 하고 학교 식당에서 점심을 먹고 돌아오는 길에는
장을 봐야겠습니다...
그리고 도서관 가는 날은 스마트 폰은 집에 두고 가야겠습니다.
밧데리가 나가면 그 순간 뭔가 세상에,아니 내주변에 큰일이 일어나고 있다는 망상을 버려야겠습니다.
어제는 두아이들과 대판했습니다.
아이들에게 엄마는 가장 좋은 멘토이며 매니저가 될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귀차니즘이 아이들을 소홀하게 했던 것 같습니다.
이것도 컴퓨터와 스마트 폰에 열중하며 무기력해졌기 때문....
그냥 너희들 맘대로 하여라...
아..나는 왜 현실의 세계에서 보다 가상의 세계에서 사람들과 의사소통이 더 잘되는 것일까?
SNS시대의 심각한 부작용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삼중당 문고판을 산더미 처럼 쌓아놓고 책을 읽던 그 시절이 그립네요...이 가을에...
이 무기력에서 벗어날 수 있는 방법과 비결이 있다면 알려주세요.^^
: 비투스님의 글입니다.
가끔씩 내 마음을 사로잡는 무기력증(無氣力症) 무기력감, 회의감, 피로감, 의욕 저하 등의 일련의
증세! 우울증의 초기 증상 또는 동반 증상으로 나타날 수...(사전에 요로코롬 써있네요)
이 노무 것은 열심히 살수록 독하게 온다는군요.
가끔 그래요.
주어진 일을 지독스레 해치우고나면 꼭 와요.
그러면 저는 참 어이없는 기분입니다.
긴~~시간도 없음서 갈 곳도 없는 거요! 참 당황스러워요.
머리에 스팀 내며 처리할 과제물 여섯 개를 줄줄이 끝낸 속 시원한 어제....
바쁜 틈 사이사이 운동도 살벌나게 했건만...
운동도 싫고, 매일 들르는 도서관도 싫고, 혼자 어디 가는 것도 싫고,
배는고픈데 맛난 것 혼자 먹으러가는 것도 싫고...
두어시간 괜찮은 것 없나?
이참에 빤쓰나 한 장 사러갈까?
이 증상이 딱 뭐였더라? 생각하려니 생각이 막혀 도통 생각이 안나는기라~
고픈배를 끌고 서점에 들어갔어요.
‘중년’이 읽을 만한 책 몇 권을 골라 뒤적거렸어요.
중년뜻: 한창 젊은 시기가 지난 40대 안팎의 나이
한창때라~ 젊은 때라~
이렇게 한창 젊은 때 갈대도 없고, 돈도 없고....나원 참
중년에 관한 책도 몇 줄 보니 거기서 거기
죽기 전에 통장에 잔고남기지 말라는 말이 어째 이렇게 감동을 주남?
내 통장에 잔고가 몇 푼 있더라?
한푼이라도 더 펄렁거려야 그 힘이 장땡이라 애끼고 아껴살았는디...
안 해본 운동에 도전하라
해본 운동은 또 뭐가 있더라?
걷기. 뛰기. 윗몸일으키기....그딴 것 말고...
수영이 하고 싶기는 한데, 수영복에 뱃살을 감출 능력이라도 있으면...
서점에는 개 코도 당치 않는 책만 수두룩 허이!
정리에 관한 책은 스님이 쓴 것도 있네요.
절간이 왜 그렇게 단정한가 혔는디...
쓸데 있는 것만 딱 있어서 그런기라~
버려라! 버려라! 버려야 정리가 된다! (뜨끔)
난 주워오기에 달인으로 이십년 가까이 살으니 장롱속이 꽉 차더라~
이불에, 옷가지에, 그릇들, 기타 장신구들, 한 번도 펼쳐본 적 없는 책들.
오늘아침에 계란후라이 해먹은 후라이팬은 언제 적 주은 거였더라?
돈 주고 산 것을 꼽는 것이 훨씬 쉬울 듯...
어쩐지 큰아들이 집구석을 들어오는 날이 드문드문한 이유가 집안 정리가 안 되어서 그런지도...
며칠 전 남편이 이런 말을 했어요.
큰애가 이핑게 저핑게 대며 대학근처에 원룸하나 얻어달라고 했답니다.
그 심오한 말을 듣고 큰애를 불렀습니다.
나: 큰애야, 너의 독립을 나는 적극 환영 한단다.
큰애: (눈을 꿈벅꿈벅)
나: 큰애야, 집안 살림살이 중에 네가 갖고 싶은 것은 모든지 가져가라.
무엇이든 좋다! 그리고 독립 후에는 이 집에서 쌀 한 톨도. 물 한모금도 너에게 줄 수 없단다.
그것이 독립 이란다!
큰애: ....... (그냥 집에서 살기로했다는...)
글이 삼천포로 빠졌네요.
저는 서점을 빠져나와 집을 향했어요.
그리고 버리기 작전에 들어갔어요.
팔다리 어깨쭉지가 빠질 만큼 죄다 버렸어요.
쓸만한 것은 통로앞에 쪽지와 함께 남겨두고
(쪽지: 많이 허접한 것이지만 필요하시면 가져가세요. 이틀 후에도 이 자리에 있으면 버릴께요.)
버릴 것은 버리고나니 집구석이 집이 되더랍니다.
저의 무기력증은 또 하루를 못 넘기네요.
‘무기력증은 열심히 살수록 독하게 온다하니 주의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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