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게시판분위기가 예전하고 많이 바뀌었습니다.^^
저희집은 영어는 아직도 다독원칙을 고수하고 있습니다.
하루 영어책 읽기에 할애하는 시간은 30분에서 한시간 남짓.
양적으로 다독은 못하지만, 다양한 도서로 영어책 읽기의 즐거움을 지켜가려고 하고,
꼿히는(?) 책이 나오면 세번이고 네번이고 반복해서 읽기도 합니다.
재밌는 사실은 아이의 writing이, 당시 읽는 책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는 점입니다. 간결한 문체의 책을 읽을땐 writing속의 문장들도 간결하고 깔끔해집니다. 구와 절로 이어진 복문이 많은 클래식이나 환타지를 읽을 당시 쓴 writing에는 관계대명사와 관계 부사, 분사구문이 많이 들어간 서너줄짜리 복문이 많아집니다. wimpy kid나 dork diary류의 책을 읽을때는 writing속에 미국 틴에이저들이 쓰는 은어,약어가 많이 등장하고. 영시를 읽었을때는 본인도 시를 써보겠다면 시를 썼으니, 결국 엄마표 영어의 선생님은 엄마가 아니라, 아이가 읽는 reading material의 집필진과 영미권 작가들이 되는 셈입니다. 어떤 언어권에서든 professional writer는 가장 글을 잘쓰는 사람들이니 학원표에 비할 수 없는 실력있는 교사진으로 무장한 것이 엄마표 영어교육의 장점이자 특권이 되겠습니다.^^
저희집은 영미교과서만 빼고 그림책, 챕터북, 판타지, 클래식, 뉴베리, 만화, 잡지와 연감, 심지어는 시집까지 다양한 reading material을 구해 주었습니다. 교과서는 우수한 집필진에 의해 정확한 표준어로 기술되고, 검증된 지식만을 압축해 놓은 최고의 도서입니다만, 지식의 전달을 주된 목적으로 하기에 언어 교과서를 제외하면 대부분의 교과서는 학습적이고 아이들 눈에 썩 재미있는 책은 아니라는 점이 아쉽지요. 그래도 투자시간과 비용, 에너지를 생각하면 교과서만큼 효율적이고 실용적인 책이 없으니 아이들 영어실력의 기본을 다지고 싶으시면 literacy같은 미영어교과서의 단계적 접근을 추천드리고, 아이입장에서 좀더 즐겁게 영어를 접하고 엄마가 책 골라주는 번거로움을 감수할 수 있다면 저희집처럼 다양한 책으로 다독하는 방법도 나쁘지 않다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책장 정리를 하면서 보니 영어시집이 몇 권 보여 소개해봅니다.
A Light in the Attic & Where the Sideways Meets
아낌 없이 주는 나무의 작가 셸 실버스타인의 동시집입니다.



:모든 시와 삽화는 셸 실버스타인이 직접 쓰고 그렸습니다. 검색해보니 이분은 작가인 동시에 대중가요, 영화음악을 작곡한 작곡가, 음악가, 만화가, 극작가이기도 하네요. 이 시집들은 미국교사들의 추천 도서이기도 한데 익살스러운 시가 많아 아이에게 반응이 좋았습니다.
로알드 달의 Revolting Rhymes.


: 신데렐라, 빨간 모자와 늑대처럼 내용이 잘 알려진 동화들을, 원작동화을 비틀어서 라임이 잘 살아있는 새로운 결론의 시들로 재구성 놓은 책입니다. 빨간 모자의 경우 red riding hood가 늑대를 쏘아서 늑대 코트를 만들어 입는 것으로 결론이 납니다. 부분적으로 엽기적인 내용도 꽤 있어서 교육적인 측면에서는 논란거리도 있겠지만, 리듬과 라임을 절묘하게 2행씩 맞춘데다가 특유의 익살까지 풍부한 이 시집(?)을 읽노라면 언어천재란 이런 사람을 두고 하는 말인 듯 싶어요. 로알드 달의 많은 동화책 중 가장 로알드 달스러운(?) 책인 듯 합니다.
Poems for Young Children


: 지은이를 알 수 없는 시부터, 위의 시처럼 셰익스피어, 엘리어트, 로버트 스티븐슨, 루이스 캐럴 처럼 내노라 하는 영미권 작가들의 동시를 한권에 묶어놓은 책입니다.
500페이지가 넘는 양에 삽화도 예뻐서, 책꽂이에 꽂아만 두어도 배부른(?)) 시집입니다.
가끔씩 보았는데, 워낙 양이 방대해서 아직 앞쪽 일부밖에 못읽었네요.
A Visit to Wiliam Blake's Inn

: 1982년 뉴베리 수상작이자 칼데콧 명예상도 함께 수상한 그림책이자 시집입니다.
구두 직조공의 아들로 태어나서 독학으로 교육을 받은 영국의 화가이자 시인인 윌리엄 블레이크의 신비로운 시들에서 영감을 받아 쓴 작품이라고 해요. 윌리엄 블레이크가 운영하는 마법의 여관에 도착한 여행자들에 관한 이야기를 시로 다루고 있습니다. 글을 쓴 사람과 일러스트를 그린 사람이 서로 다름에도, 신비롭고 마술적인 분위기의 시와 몽환적인 그림이 서로 잘 어울어진 멋진 그림책입니다. 리딩레벨을 4.5라고 하는데 글쎄요. 체감레벨은 4.5보다 훨씬 높게 느껴집니다.
Joyful Noise for Two Voices


: 메뚜기 소금쟁이, 하루살이 등 다양한 곤충의 생활상을 아름다운 시로 묘사하고 있는데
제목에서 보듯, 두사람이 어떤 구절은 한 행씩 번갈아서, 또는 어떤 행은 동시에 읽을 수 있도록, 세로로 시를 분리해 놓았습니다. 엄마와 아이가, 침대맡에 나란히 앉아서 소리내어 읽기 좋은 시집으로 1989년 뉴베리 골드메달 수상작입니다.
God Went to Beauty School


: Henry and Mudge. missing may의 작가. 신시아 라일런트의 시집입니다.
첫번째 시를 보면, 하느님이 미용학교에 가신 이유는 nail art를 배우기 위해서라네요. 하느님이 사
람들의 손을 좋아하시기 때문이랍니다. 같은 작가의 다른 책들과 마찬가지로 시들이 전반적으로 잔잔면서도 따뜻합니다. 저학년들이 보기에도 어렵지 않습니다.
SurrenderTtree


: 쿠바출신 작가가 쓴, 쿠바의 슬픈 역사를 담아놓은 시집입니다. 쿠바가 스페인의 지배를 받던 시절 사탕수수 농장에서 탈출한 노예들을 치료해주고 몰래 돕던 여자해방노예 rosa와, 탈출 노예를 잡으러 다니던 노예사냥꾼이 풀어내는 이야기를, 화자를 바꿔가며 나레이션이 이어지는 극처럼 구성해 놓은 시집입니다. 노예들이 고된 노동과 농장주들의 억압에 자살을 많이 하니, 자살한 노예의 시신은 4등분헤서 따로 cage에 담아 나무에 걸어놓았다는 내용이 나옵니다. 육체가 분리되면 영혼이 온전히 저세상으로 갈 수 없다는 원주민의 미신과 공포심을 조장해서 노예들의 자살을 방지하기 위한 방법이었다고 해요. 한때 서양귀족들과 상류층을 살찌우던 달콤한 케이크과 과자에 들어가던 설탕에, 이렇게 무시무시하고 슬픈 역사가 숨어 있었다는 사실...
영어는 어렵지 않지만 무거운 내용때문에 고학년이상, 중, 고생이 읽기에 적합할 듯 합니다.
2009년 뉴베리 아너상 수상작입니다.
I'm nobody! Who are you?


: 세일도서중 눈에 띄어 샀던 시집입니다.
은둔생활을 하며 삶과 죽음, 자연과 영원을 노래했던 미국의 여류시인 에밀리 디킨슨의 시 중에서 버지이나 울프가 추려놓은 놓은 판본입니다. 시들이 군더더기가 없고 간결하지만 그만큼 함축적이고 추상적이여서 에밀리 디킨슨의 시는 아이들에게는 어렵습니다. 엄마들에게 추천드려요.
저희집에는 없지만 a child's garden of verses라는 시화집도 있네요.






: 보물섬, 지킬박사와 하이드의 작가인 로버트 스티븐슨의 시집으로, 타사 튜더를 포함한 여러 일러스트레이터의 버전이 있는 것으로 보아 영미권에서는 널리 알려진 시집인 듯 합니다.
마지막으로 로버트 프로스트의 시에 칼데콧 수상작가가 그림을 그린
Stopping by Woods on Snowy Evening


그림책에 실린 프로스트 시의 전문입니다.
Whose woods these are I think I know,
His house is in the village though.
He will not see me stopping here,
To watch his woods fill up with snow.
My little horse must think it queer,
To stop without a farmhouse near,
Between the woods and frozen lake,
The darkest evening of the year.
He gives his harness bells a shake,
To ask if there is some mistake.
The only other sound's the sweep,
Of easy wind and downy flake.
The woods are lovely, dark and deep,
But I have promises to keep,
And miles to go before I sleep,
And miles to go before I sleep.
시는 언어의 정수라고들 합니다. 우리말 싯구인 <얇은 사 하이얀 고깔은 고이 접어서 나빌레라>를 누가 어떤 언어로 번역한들, 지금 시에서 느껴지는 우리말의 아름다움을 고스란히 재현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생각해요. 해리포터에 나오는 호그와트의 교가 중 hogwarts, hogwarts, hoggy warty hogwarts로 시작되는 첫 구절을, 돼지사마귀들, 돼지사마귀들, 돼지같은, 사마귀같은, 돼지사마귀들학교라고 한글로 번역하면 원문에서 느낄 수 있는 리듬감과 즐거움이 완전히 사라집니다.
저희아이의 경우 언어유희를 즐기는 편이여서 리듬감과 라임이 잘 살아있으면서도 위트와 유머까지 담겨있는,셀 실버스타인이나 로알드 달의 영시집들이 반응이 괜찮았습니다. 시집은 글밥도 적어서, 가끔, 글밥많은 많은 영어책 읽기를 지루해 하는 날, 아이들에게 글밥에 대한 부담없이 편하게 읽히는 용도로 좋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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