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높이 나는 새, 낮게 나는 새

  • 수경샘
  • |
  • 2015-03-11
15

‘가장 높이 나는 새가 가장 멀리 본다’

미국의 소설가 리처드 바크(Richard Bach)의 ‘갈매기의 꿈’에 나오는 구절입니다. 자유와 자아실현을 꿈꾸는 인간의 본질을 상징적으로 그린 소설이지요.

그러면 낮게 나는 새는 어떨까요?

‘낮게 나는 새가 자세히 본다’네요^^ 책 제목이기도 합니다.

흔히들 ‘나무는 보지만 숲은 보지 못한다’는 말을 하기도 하지요.

전체와 부분을 골고루 보고 파악할 수 있다면 그야말로 금상첨화입니다!

 

문득, 아이들의 교육이 그렇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드네요. 높이 날아야 하는 엄마 새, 낮게도 날아야 하는 엄마 새가 떠오릅니다. 아이들이 어느 정도 성장해서 제 앞가림을 할 때까지 엄마들은 높게도 날아야 하고 낮게도 날아야 하니 엄마의 자리는 멀티태스킹이 필수인 주요 요직임에 틀림없습니다. 수퍼맘인 동시에 수퍼버드가 되어야 하는 거죠.

높게 날며 멀리 아이의 미래를 내다보아야 하고 낮게 날며 내 아이의 현주소를 자세하고 정확하게 파악해야 합니다. 아이를 위해 10개년, 15개년 계획을 수립하고 한 학기, 한 달, 한 주, 짧게는 하루의 스케줄도 잡습니다. 아직은 어리니 일일이 엄마의 관심과 손이 가는 것은 당연합니다. 꾸준히 무던하게 진행해야 할 과정이 있다면 오늘을 놓치면 안 되는 부분도 있지요.

 

계획세우기는 어쩌면 우리 삶의 일상이 아닌가 합니다.

새해 벽두부터 신년 계획을 세우고 포부도 당당하게 각오를 다졌던 날들이 그 얼마나 많았는지... 과연 그 중 얼마나 착실하게 지켜내었는지 스스로에게 묻습니다. ‘작심삼일’이란 말이 낯설지 않네요. 계획대로만 잘 실천했다면 오늘 내가 이 자리에 있겠나 싶습니다ㅎㅎ

그래도 우리 모두는 계획세우기를 포기하지 않습니다. 그것이 무엇이든 간에요.

해마다 아빠들에겐 금연, 금주 계획이 대표주자라면 엄마들의 다이어트 또한 빼놓을 수 없는 필수항목입니다. 공부 열심히 하기, 엄마 말씀 잘 듣기, 언니 동생과 사이좋게 지내기. 아이들의 다짐도 익숙하지만 뒤돌아서면 언제 그랬냐 되기 일쑤지요.

‘건강하고 튼튼하게만 자라다오’라는 모든 부모들의 속보이는 바람도 아이들의 초등학교 입학과 함께 먼 나라 이야기가 됩니다. 학습계획으로의 돌입과 함께 엄마의 전투력이 스멀스멀 새어나오기 시작합니다.

 

천진난만하게 뛰어놀던 시기여 안녕~ 아이들도 생활계획표를 짜기 시작합니다. 자기와의 약속입니다.

계획이란 대부분 시작은 창대하나 하루가 지나고 이틀이 지나며 지지부진해 지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스스로 패배감에 젖어 ‘계획은 계획일 뿐, 얽매이지 말자’ 자신을 위로하기도 하고요. 그래도 줄기차게 세워야 하는 것이 바로 계획입니다. 전부는 아니어도 일부를 지키기도 하니까요. 최소한 계획을 세우는 순간과 며칠간은 자신을 다잡으며 미래를 꿈꾸고 그 꿈에 가슴이 벅차기도 하니 좋은 기억과 경험이라는 생각이 드는군요. 새롭게 다지는 각오에 설레고 실천의 대견함과 기쁨도 잠시잠깐이긴 하지만 자신에게 선물로 돌아옵니다.

 

인간은 누구나 약할 수밖에 없습니다. 특히 자신에게는 지극히 너그럽고 관대하지요.

비록, 어제의 계획이 오늘은 의구심과 실망을 던져준다 해도 일단은 부딪쳐 볼 만 한 것 같네요. 계획과 실천도 연습과 경험이 필요하고 추진력과 의지도 길러줄 수 있다고 봅니다. 자신을 틀 속에 넣는 연습도 때로는 필요한 거죠. 실천의지를 다지는 기회와 과정, 결과 또한 만족과 보람을 안겨주기도 하니 완전 허사는 아닙니다.

계획과 실천에 자기만족과 보람을 경험해 본 아이들은 ‘자기주도학습’에 도전하기도 합니다. 의지가 강한 아이들은 제법 꾸준하게 자기 관리를 하니 어려서부터 시행착오를 겪었던 생활계획표가 밑거름이 되었다 할 수 있습니다. 처음엔 비록 단기간일지라도 시작이 반이라고 계획표를 일부라도 지켰다면 핀잔보다는 칭찬하는 요법은 어떨까요?

 

컵 속의 물도 생각하기 나름입니다. 80%나 담겨있는가 하면 20% 부족할 수 있으니까요. 아이들에게 칭찬요법은 자신감과 도전감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합니다. 비록 이번 생활 계획표는 단 이틀에 불과해도 다음 생활계획표는 일주일을 지킬 지도 모릅니다.

 

한 몸에 두 개의 영혼을 담았던 엄마는 특별합니다. 그래서 아빠와는 다를 수 있고요. 뼛속깊이 내 아이를 품었기에 인내심도 품고 무한한 칭찬과 격려도 할 수 있습니다.

온전히 제 발로 걷고 뛰며 자기학습을 주도할 수 있는 탄탄한 기둥으로 버텨낼 수 있도록 오늘도 우리 엄마들은 높게, 낮게 날며 아이를 지킵니다.

그 무엇보다도 고귀하고 소중한 엄마 새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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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emgreen
  • |
  • 2015-03-13 11:36
답댓글
높이 날고만 싶어하는 어린 새와
나뭇가지에 앉아서 관망만 하는 엄마새의 모습이 저와 제 아이아닌가 합니다.
항상 느린엄마와 언제나 빠른아이는 항상 아이의 재촉이 힘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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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경샘
  • |
  • 2015-03-13 22:51
emgreen님,
아이가 의욕이 넘치는가봐요. 일단 축하드리고.
아이의 의욕과 에너지는 억지로 만들 수도 살 수도 없니 정말 소중하죠.
지금은 관망하는 엄마라도 때가 되면 날게 됩니다.
어쩌면 아이가 먼저 높이 날며 자리를 잡게 될 지도 모르겠어요.
지켜보는 엄마가 있기에 아이도 안심하고 든든한 마음에 힘껏 솟아오르는 거라 생각되네요.
아이의 에너지가 페이스를 유지할 수 있도록 관망하면서 간간히 북돋아 주시면 좋겠어요.
방향을 잘 잡고 있는지, 잘 가고 있는지 지켜보는 만족감도 느끼시면 행복할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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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dkcarrot
  • |
  • 2015-03-12 11:42
답댓글

칭찬요법.

이거 좋은 거 같긴해요. 가끔은 칭찬 해주면 왜 잘했냐고 묻는데.. ^^;;

지가 생각해도 너무 과한 칭찬인가 싶나봐요~ㅋㅋㅋ

높게 날지 못하는 엄마새 이지만 그래도 노력하는 엄마새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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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경샘
  • |
  • 2015-03-12 21:19
dkcarrot님,
넘 겸손하신 게 아닌가 싶네요^^
이미 저만치 날고 계신 느낌이거든요.
좀 더 멀리, 때로는 자세히 보려고 노력하는 엄마새, 넘넘 멋집니다.
응원할게요.
멀리도 보시고 자세히도 보시고 좋은 엄마새 되실 거에요^^
화이팅!!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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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강이 성이 맘
  • |
  • 2015-03-12 10:08
답댓글

한 몸에 두 개의 영혼을 담았다는 말씀 너무 멋지고 다시 한번 엄마라는 존재에 대해

생각할 수 있게 해주십니다.

선생님의 글을 읽기 전에는 꼭 차 한잔을 준비하고 읽는데 그 시간이 너무나 행복하답니다.

감사합니다. 선생님도 행복한 시간들로 가득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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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경샘
  • |
  • 2015-03-12 21:17
차 한잔을 함께 하는 여유와 소통을 바라는 마음으로 칼럼을 시작했는데
강이 성이 맘님께서 차 한잔의 여유를 즐기신다니 반가워요.
편안하고 좋은 시간 함께 하시길 바랄게요.
다양한 내용으로 편안한 글을 쓰고 싶은데, 내 보따리가 너무 부실한 듯 해서 고민이 되곤 합니다.
깊은 구석 어딘가에 괜찮은 얘깃거리가 있으면 좋겠다는 바람도 가져봅니다 ㅎㅎ
행복한 시간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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