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많은 분들이 진행기를 쓰는 것을 보고 저도 쑥쑥과 함께 10년 가까이 영어를 진행해 왔기에 고마움을 표현하고자... 몇번을 망설이다 시작하네요.
제가 사실 뭐든지 분석병이 있어서 아이의 영어도 머릿속에 흘러가는 흐름을 명확히 짚어내고 '요렇드라고요~ 짠!' 하고 싶은데 영어란 놈은 도통 맥이 잡히지 않네요 ^^;;
'지나온 후 돌아보니 이렇게 되어있더라' 라는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넘 김 빠질까요?
아이가 돌 지난 지 얼마 안되어 미국유학갔다 온 친구가 엘모키즈송 디비디를 주면서 놀면 뭐하냐고 한번씩 틀어주라고 해서 영어DVD와 인연을 맺게 되었는데요
이때부터 영어 노래라는 노래는 좔좔 영어신동 난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그냥 노래를 좋아해서 멜로디만 입히면 뭐든 외우는 아이였더군요^^
그 후 회사사보에 난 광고를 보고 알게된 쑥에서 정보를 얻어 노부영이라는 것을 알고 정말 멀미가 날 정도로 반복해서 들려주었죠.
5살 무렵부터는 매일 dvd보기를 시작했던거 같아요. 딸내미가 반복의 여왕인지라 까이유 DVD를 엄마는 귀가 트이고 아빠까지 외울 정도로 봤는데 정작 자신은 외우지 않더군요. ㅠ.ㅠ 멜로디가 없다보니.. 까이유dvd는 제가 가장 좋아하기도 하는데요 발음이 퍼펙트한 dvd로는 최고인거 같아요. 영어를 쓰는 모든 사람이 이렇게만 말해주면 다 들어줄텐데 아쉬워라..
이때부터 지금까지 꾸준히 해오고 있는건 dvd보기 였죠. 가장 쉽고 거부감이 없어서? 가끔 저거 그림만 보고 있는거 아니야 하고 의심도 해보지만 아이 머리 속의 영어흐름을 잡기는 포기했으니깐요.... 근데 아이가 발음, 그리고 그보다 더 중요한 억양과 악센트가 아주 자연스러운 편이거든요. 이건 dvd의 힘이지 싶어요.
이때 같이 병행했던게 쑥쑥의 북클럽이였던 거 같아요. 그 당시에는 리더스나 학습서 보다는 유명작가의 그림책을 가지고 엄마들이 액티를 만들어내는 형식이 많았는데..... 이 부분은 영어공부를 떠나서 아이와 즐겁게 책을 즐긴 좋은 추억을 남겼다는 면에서 제가 정말 엄마표를 하길 잘 했구나 백만번도 더 생각하는 부분이죠.
전 사실 액티는 재능이 없어서 북클럽 미션만 하고 주로 한권의 책을 일주일동안 매일 읽어주는 정도였는데 아이는 지금도 그 당시에 읽던 책을 보면 반가워서 펼쳐들죠^^
그 때는 아이가 영어를 내뱉지 않는 게 실망스러웠고 다른 엄마들 처럼 신나게 액티를 해서 아이에게 아웃풋을 이끌어 내지 못하는 자괴감도 있었는데 지나고 보니 다 어리석은 생각이였네요.
저도 아이도 가지고 있는 그릇만큼!!!
그 후로도 오랫동안 영어아웃풋은 없지만 책사랑은 남는다!!!
(물론 이후에 책사랑조차 순탄하게 이어지지 않아 지금도 저의 애간장을 태우지만 유아기는 요렇게 아름 답게 마무리 할게요^^)
지금까지 보면 쑥쑥의 엘리트 코스와 별 다르지 않죠?
근데 초등학교 입학 이후는 이리첨벙 저리 첨벙 정말 별로 한게 없을 지경이예요.
이때부터 무조건 책을 많이 읽혀야 하는 시기인데 리더스류는 싫다. CD도 싫다. 싫은 이유도 못찾으니 통 길을 못찾겠더라구요.
초등 입학전부터 시작된 가려움증이 심해져서 근 일년정도는 모든 걸 쉬면서 길은 더욱 안개속으로였는데 증상이 호전되고 저의 불안감도 슬슬 올라올 무렵 홍박사님의 프로젝트들이 시작되 었고 이 때부터는 다른 거 없이 ICR, BB, SQR 를 이어서 했죠.
어느것 하나 완주는 못했는데.. 초등시절 영어라곤 이게 전부라....
only 저의 TESOL 선생님 홍박사님만을 믿고 ㅎㅎㅎ (아이고 낯간지러워라~)
정말 힘들었어요. 아이가 너무 모르는게 많아서 ㅠ.ㅠ
근데 그냥 해보자고 아이와 저를 달랬죠.
이 당시 상태는 영어를 읽기만 하는 상태였는데 누가 봐도 아이가 하기 힘들었죠.
근데 얼르고 달래서 묵묵히 하다보니 BB중반쯤 아이가 모르는데도 자꾸 쓰다 보니 스펠링의 규칙을 깨우쳐서 쓰기는 가능해졌다고 하더라구요. 실은 소리에 따른 알파벳의 나열이죠.
테솔수업시간에 '고학년이 되어도 스펠링이 자꾸 틀리면 파닉스훈련을 다시 해야한다'는 말씀을 해주셨었는데 이게 바로 그런거구나 하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영어가 소리에 충실하지 않은 언어이긴 하지만 자연스럽게 쓰기 위해서는 소리와 연결된 규칙을 알아야 하는 거죠.
BB가 스펠링 규칙을 깨우치기 위한 프로젝트는 아니였는데.... 뭐든지 저절로 되는 법은 없는 아이이기에 요것도 한 단계로 넘어가야 했나보더라구요.
SQR 시작 단계부터는 제가 과외를 시작해서 정말 혼자하라고 출력만 해줬더니 너무나 힘들어해서 중반쯤 그만두고 어학원에 아이를 보냈어요.
이 시기가 아이는 가장 힘든시기였나봐요. 4개월쯤 다니고 갑상선항진증을 발견하고는 바로 all stop 했죠. 예전에 어느 글에선가 혜정님이 쓰신 '내 새끼 몸에 쌓이는 것보다 내몸에 사리가 생기는게 낫다' 표현이 유난히 저의 맘 속에 꼭 박힌 이유이기도 하죠.
물론 저희가 주말부부를 하고 제가 과외를 해서 저녁시간을 혼자 보내는 스트레스가 가장 컸을 거라고는 위안하지만 어찌됐든 급하게 학원을 끊고 이사준비를 하면서 몇달은 속시원히 놀게 해줬어요^^
그리고 이사와서 작년 가을쯤 쑥쑥리더스에 한달간 보냇는데 아이가 먼저 엄마랑 공부하는 방식이랑 차이가 없으니 그냥 집에서 엄마랑 하고 싶다고 먼제 제안을 하더라구요.
쑥쑥리더스에서 본 리더스 Read it yourself로 하자는 구체적인 제안을요.
진행은 cd듣고-> 소리내서 읽고-> 단어찾아 외우고-> 웍싯풀고-> 엄마가 고른 한페이지 외우기...
한페이지 외우기는 sqr에서 배운 방식예요.
근 1년동안 아이의 영어를 들여다 보고 있지 않다가 만난 상태는 우리말 글쓰기가 늘어서 그런지 영어를 쓸때도 길게 쓰려고 하며 그나마 영어쓰럽게 쓴다는 점, 복문을 만나면 생각하기도 싫어서 짜증은 낸다는 점, 그리고 문장의 의미에는 직접적인 상관이 없는 문법적인 영역에 속한 조동사들이 눈에 자꾸 걸려 의미파악의 본질을 흐린다는 점이였어요.
첫번째는 완전 땡큐였죠. SQR에서 많은 문장을 외운것이 머릿속에 돌아다녀서 일까요? 어학원에서 기본적인 어순에 대한 훈련을 받아서 일까요? 요부분은 영원히 미제로 남을 듯해요^^
두번째는 책을 함께 읽다가 모르는 문장을 물어오면 의미가 묶인 구와 절단위로 끊어서 읽어줬죠. 왜 이런 방식으로 해야 하는지 자꾸 설명해주면서요.
세번째는 역시나 저절로 되는 법은 없는 아이이기에 영어 문법서를 좀 곁들여 줘야겟다는 생각에 Grammar Time을 시작했죠.
이걸로 시작해서 Azar문법서를 하는게 제 계획인데요. 제가 원서로된 문법서를 선택하는 이유는 저는 한국식문법을 배웠기 때문에 그런 방식으로 가르칠텐데 그러다 보면 영어적인 느낌이 쏙 빠져 학교시험은 잘 보겠지만 표현면에서는 경직되게 만들거 같더라구요. 물론 저희 아이와 같이 책을 많이 읽은 아이도 아니고 그러기에 저절로 되는 아이가 아닌 경우.
다른 아이 수없을 하면서 Azar 검정을 보게 되었는데 떠오르는 생각은 정말 나도 이렇게 배우고 싶다였어요. 근데 저만요.. ㅎㅎ 그 아이는 엄청 싫어하더라구요. 문제 많다고.
(Azar에 대해서는 브죵님께서 정말 소개를 잘 해주셨어요. 궁금하신 분은 찾아 보세요. 전 링크를 몰라요 ㅠ.ㅠ)
4개월 어학원에 학을 뗀 아이도, 십년가까이 쑥과 함께 영어를 진행해 온 저도 쑥을 사랑해 이제는 자연스럽게 미영교프로젝트에 합류해서 하고 있답니다.
워낙 끝까지 하지 못한적이 많은지라 처음에는 책이 비싼 책사서 중간에 말면 어쩌지 하고 많이 망설였는데 시작해서 하고 보니깐 학생들이 글쓸거리를 정말 잘 만들어주더라구요.
글쓰기 연습이 중요한 것도 책을 기반으로 하는 것도 알겠지만 문제풀이에만 익숙해서인지 적절한 글감을 주는게 정말 어려웠거든요. 매번 웍싯을 받을때마다 민사고 학생들에게 감탄하죠..
이쯤에서 제가 느리지 않은 아이라고 한 이유만......
초등입학전에 영어책읽고 초등 저학년에 쓰고 지금은 질문에 약간의 오류는 있지만 영어스럽게
몇문장을 적을 수 있고 초등 고학년에 문법적인 부분을 공부한다면 느리지 않은 거 아닐까요?
책을 많이 읽고 잘 쓰고 잘 말하는 것이 모두의 워너비이긴 하지만 그렇게 만들기 위해서 억지로 끌면 그 스트레스는 몸이든 마음이든 상처를 남기는 거 같아요.
영어는 초등에 고등수준으로 수학은 중등수준으로 가야한다 하며 내모는데 휘둘리다 보면 한단계 한단계 여기가 그 단계야 표내며 힘겹게 넘어가야 하는 아이들의 손을 잡아 줄 수가 없잖아요. 내 아이가 뒤쳐져 있는 거 같아도 수학이든 영어든 문제는 차근차근 푸는게 답인거 같아요.
쓰다보니 넘 길어져 무슨 말을 쓰고 있는지 저도 머리가 @.@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하구요.
그동안 게시판 글로 저에게 많은 가르침을 주신 많은 분들께 작은 보답이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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