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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은 알아요!

  • 진아샘
  • |
  • 2015-03-30
3

오늘은 좀 다른 이야기를 꺼내볼까 한다.

그전만큼은 아니라도 여전히 유교적 관습의 영향을 받고 있는 우리는 성(性)에 대해 언급하는 것을 불편해 한다. 이는 나도 마찬가지여서 내 문학 강의에 대해 어떤 학생이 ‘핫 하다’고 한 이유가 아마도 성에 대한 담론이 많았기 때문일 텐데 작품을 분석하는 방법론으로 프로이드의 정신분석이론을 가르치면서 수업 중 반드시 다루게 되는 성 이론이, 또는 특정 용어의 사용이 아직도 어색하고 껄끄러울 때가 있다.

 

프로이드가 활동했던 유럽의 1900년 초는 보수 부르주아계층의 기독교적 윤리가 지배했던 시대라 그의 이론들, 특히 ‘유아 성욕론’이 발표되었을 때 그에게 쏟아진 비난은 무척이나 거세었다. 천사 같은 아이들에게 성욕이 존재한다니 당시 사람들에게는 말도 안되는 주장 같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혁명적이라고까지 한 그의 이런 주장들은 ‘성호르몬’의 존재를 몰랐던 때에 만들어진 것이므로 일부 오류가 있다고는 해도, 상당부분이 이미 오래 전부터 받아들여지고 있다. 그 시절에도 어쩌면 사람들은 단지 보고 싶은 것만 보며 거슬리는 것은 믿으려 하지 않았는지도 모른다.

 

사실 우리는 아이들의 성에 대해 진솔한 대화를 하기를 꺼린다. 왠지 쑥스러울 뿐 아니라 세상이 다 그래도(?) 내 아이는 잘 모를 거라는 부모의 순진한 믿음이 남아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과연 그럴까? 초등학교 고학년 남자아이들 대부분이 야동을 본 적이 있다고 답했고 여자아이들도 퍼센티지만 좀 낮았을 뿐 예외는 아닌 것으로 조사가 나와 있다.

 

예전에 성교육강사로 유명한 구성애 선생님의 강의를 직접 들은 적이 있다. 그녀의 직설적이고 화끈한 화법은 놀랍기도, 재미있기도 했는데 한마디로 요지는 아이들은 부모가 생각하는 것만큼 순진하지도 성에 대해 무지하지도 않다는 사실을 부모들이 알아야 한다는 것이었다. 문제는 우리 아이들인 접할 수 있는 성에 대한 정보가 너무 빈약하고 원칙적이라는, 겨우 아기는 엄마 배꼽에서 나오는 게 아니라는 것을 알려주고, 기껏해야 콘돔을 사용한 피임법 정도를 교육한 후, 결혼을 통한 성이야말로 진정 아름다운 것이라는 말을 반복하는 데 있다고 생각한다. TV를 비롯한 각종 매체, 무엇보다 인터넷에서는 온갖 정보들이 쏟아져 나오는데 이에 대응하는 어른들의 방식이 너무 안이하고 시대에 뒤떨어졌다는 것이다. 그래서 결국 호기심 많은 -어쩌면 건강하고 당연한 것이 아닐까? - 아이들이 접할 수 있는 것이 삐뚤어진 성을 보여주는 야동이 될 수밖에 없다는 것, 그 결과 당연하게도 성과 남녀 간의 사랑에 대한 바르지 못한 접근, 이해를 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야동 속에서는 그릇된 성이 마치 당연한 것처럼 그려지는 경우가 많다. 한 예로 강간이 남성의 지배욕구와 여성의 피지배 본능이 만나 일어나는 일이며 죽기를 각오하고 반항하면 여자가 스스로를 지킬 수 있다거나 당사자도 속으로는 좋아하면서 괜히 싫은 척 한다는, 정말 크게 잘못된 인식을 심어주는 것도 있다. 야동이 얼마나, 어떻게 잘못하고 있는지를 가르쳐주기 위해 심지어 아이들과 야동을 같이 보며 성교육을 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올 정도이다.

 

부끄러운 주제가 되어버린 성을 어떻게 건강하고 건전하게 알려줄 것인가. 매일 접하게 되는, 나이와 교육수준, 지위의 고하를 막론하고 벌어지는 성추행, 폭행 사건 기사들, 미혼모와 버려지는 아이들이 자꾸만 늘어나는 이 현실 속에서 우리의 성교육은 잘못되어도 한참 잘못되어있다고 생각한다.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아이들은 이미 저만큼 가있는데 원칙적인 이야기만 내세우는 게 옳은 건지 아니면 아들, 딸 불문하고 ‘책임’을 우선으로, 보다 현실적인 접근을 해야 할지 고민해야한다. 절대로 딸에게만 해당되거나 내 아이는 예외인 문제가 아니기 때문이다. 성교육은 단지 학교 같은 공교육에서만 책임져야 하는 것이 아닌 부모도 같이 부담해야하는 매우 중요한 교육 문제이다.

 

우리 쑥맘들은 얼마나 지혜롭게 이 문제를 풀어 나가고 있는 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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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elove
  • |
  • 2015-03-31 0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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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아이가 "반가워 사춘기, 고마워 성"이라는 얇은 책을 읽었는데, 소감문에 야하다라고 적었더라구요.

현재 5학년이라 성교육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우연히 구성애성교육재단에서 강사분을 초대해서 따로 교육하는 자리가 있다고 해서 성교육을 받았어요.

남자 아이들만 모아 놓고 남자 강사분께서 편안하게 숨김없이(?) 진행을 하시더군요.

강의가 끝난 뒤 엄마들에게도 간단히 브리핑을 해주셨거든요. 

부모가 해주면 제일 좋지만 여건이 되지 않을 때는 이런 기회도 괜찮은 것 같아요.

성교육 시기를 5세, 5학년, 중2 이렇게 세 번 정도 하는게 좋다고 말씀하셨어요.

특히 중2 때는 반드시 하라고 당부하시더군요. 가장 민감한 시기라면서

집에서도 편하게 얘기하려는 편인데 아이가 어색해하는 것 같네요.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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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원영사랑
  • |
  • 2015-03-30 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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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책으로 성교육을 했어요. ^^;;;

제가 직접 말해주기에는 부끄럽기도하고....책을 읽으며 자연스럽게 이야기를 나눌 수 있더라구요.

그리고 성교육에 대한 세트 그림책을 사주었더니 열심히 읽어요~

 

특히나 외국 그림책들 중에는 우리 나라 그림책들에 비해 직설적(?)이고

자세히 설명해주는 경우가 많아서 큰 도움이 되었어요.

 

아기가 낳오는 것에 대한 궁금증 역시....여자의 몸에는 쉬하고 응가하는 길 이외에

아이가 나오는 길이 하나 더 있다는 설명으로 자세히 해주더라구요.

저는 지금 아이의 나이 때는 정말 아기는 배꼽에서 나온다고 믿는 무지한 엄마였는데 말이지요. ㅎㅎ

 

 

지나샘님의 칼럼을 읽고나니...이에 관련된 그림책을 모아서 소개해볼까...하는 생각이 드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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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진아샘
  • |
  • 2015-03-30 23:16
원영사랑님 께서는 자연스럽고 편하게 대화할 수있는 길을 천천히 만들고 계시는군요. 부모와 자식이 이런 주제로 대화할수 있다는게 정말 중요하지요. 오늘 저녁에도 명문대 출신 법대 교수가 성추행으로 걸렸다는 뉴스를 들었어요. ㅠㅠㅠ 참 이해하기 힘든 일인데 어쨌든 우리 교육에 구멍이 있는것만은 확실한거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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