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1일 만우절. 내생일. 마음날씨 : 극도로 우울
미역국도 안먹고 생일케익도 안받은 최초의 날(앞으로도 그런 날이 있을 것을 대비하여 번호를 매기겠음 '1').
좀 알아서 해주면 좋으련만 남편은 궂(굳?)이 할지말지 묻는다. 그럼 나는 하지말라한다.
결국 애들이 좋아하는 메뉴로 외식을 하고만다. 집에 돌아왔더니
그래도 맛났던지 마늘방귀가 온 집안에 진동한다. 궁둥이가 밉다.
애들은 단기방학이다.
대책이 없다. 항상 이런 식이다.
친구에게 전화가 온다. 알리지 않는다. 내. 생. 일.
암 것도 아닌, 암시롱도 안한 생일은 그렇게 지나간다.
전화끝에 방학대처법이 오간다.
제주갈까? 이러쿵저러쿵 하다가(하루종일) 남편의 허락과 함께 급작스레 제주여행 티켓을 끊는다.
4월2일 오후.
벌써 2시간째 비행기 안이다. 그것도 제주 상공에서 말이다.
그리고 드디어 착륙시도!
기체가 심하게 흔들린다.
아아들은 바이킹이라며 좋아한다.
목이 심하게 아플정도로 비행기가 우왕좌왕한다.
게임기를 꽂아놓고, 침묵속에 빠진다.
상황이 보통이 아니다.
최근 국가적으로나 전세계적으로 대형참사를 많이 겪었기에 그 모든 사건들이 머리속으로
빠르게 딸려들어온다.
어린나이라지만, 웃는 아이들이 미워진다.
복도를 경계로 갈라져 앉은 우리아이가 울려고 한다. 4학년이라 예사롭지 않음을 안 것 같다.
머리를 누군가 내리 찍는 듯하다. 거인이 비행기를 통조림인냥 흔드는 것 같다.
전화기를 꺼낸다. 남편에게 전화를 해야겠다.
아직 비행기는 상공에 있지만, 마지막 말을 해야할 것 같았다.
하지만, 남편에게는 별말을 하지는 못했다. 차마, 걱정할 상황이 걱정되어 사실만을 알린다.
다들 그렇게 죽어갔었나보다.
우리는 아직 상공에 있다고, 벌써 2시간이 지났는데도 말이다.
기내 방송도 전혀 없었다.
..
.
..
땅에 닿았다.
땅에 닿음이 이렇게 대단한 일인줄 오늘 처음알았다.
비행기는 위험한 폭탄 그 자체인데, 그것을 겨우 국내선을 탔을 뿐인데도 알겠다.
공항으로 들어가니 평일인데도 수많은 사람들이 공항에 앉아있다.
결항!
제주 바람이 너무 심해서 서울에서 오던 비행기가 회항을 해서 지금 공항은 결항행진 중이다.
제주의 4게절을 다 겪어봤고, 여권이 있었다면 제주여행으로 도배했을 사람인데 이런 제주 바람은 처음 겪는다.
펜션에 갔더니 주인이 이야기 한다.
오늘 내려와야할 직원이 한사람은 광주에, 한사람은 제주시에서 돌다가 서울로 돌아갔다고 한다.
우린 제주상공에서 한시간 반을 돌고 있었던 것이다.
기장은 너무 당황스러워 방송도 할 수 없을 지경이었고...
둘째 아이는 속이 울렁거린 나머지 극심한 흔들림의 증거물을 토해냈다.
그리고 그날 제주 비행기 결항사태가 뉴스에 나왔다.
나는 지금 살아돌아와 우리집 식탁에 앉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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