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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보내보니 이렇습디다 8

  • charity14
  • |
  • 2015-05-26
30

오프 때, 오로라 공쥬 님 아드님 "학교 보내보니-" 를 비롯하여, 요즘 초등을 보내고 있는 맘들 얘길 듣다 보니... 저희 아들들의 학교 해프닝이 주마등 같이 떠올라 울뻔 했습니다..

 

저희 애들은 벌써 다 커서 작은 애가 작년 1월 한국 돌아와 마지막 진통을 겪으며, 고3을 끝내고 있네요. 저희 아이들은 한국에서 초등 3학년, 2학년 1학기를 하고 타향살이를 갔더랬죠.

 

남편이나 저가 지금까지도 잘했다고 생각하는 일 중 하나는, 아이들이 글을 읽게 된 때까지도 애들 자기 전에 끼고 앉아 책을 읽어줬던 거 같아요. 남편이 동화구연을 맛깔나게 하는 사람이라, 아빠가 있는 날엔  6~8 권 책을 뽑아와서는 지들 자도록 읽으라더군요.

전 영어 동화 책을 읽어주고,.. 애들도 그때가 지들 부모가 가장 존경스러웠던 시절이었다더군요..

 

한국에서 초등을 보낼 땐, 저 역시 쑥 맘들처럼, 학습보다는 지들 좋아하는 악기며 미술학원, 수영 빼고는 학원은 보내질 않았죠. 수영할 때도 울 작은 애의 도발적인 놀이 정신 때문에 같은 시간 맘들한테 한소리 듣곤 했던 기억이나네요.

 

사내녀석들이라 집에서 어지간히 별 이상한 짓들을 많이 하길래, 과학 실험하는 학원엘 출국 전까지 보냈었네요. 큰 애는 정말 자기 성향에 맞았던지, 수준 높은 과학 관련 도서를 사달라기도 하고, 신이나서 자기가 한 실험 얘길 집에 와서 쏱아 놓는데, 뭐라는 지는 몰라도 자기가 원하는 일을 찾았구나 싶은 생각이 들었죠..

영재원을 보내보라는 둥, 과학 영재라는 둥 부추기는 말들을 들었었지만, 남편이나 저나 우리나라에서 영재라고 하는 사람들이 장성해서 까지 어떤 삶을 살게 되는지 많이 본 터라, 평범하게 자기가 잘 하는 걸, 잘 나누며 살 수있는,  자기 삶에 만족하는 삶을 살길 바래서, 으레 하는 소리려니 흘렸죠. 그러다 아빠따라 외유를 시작하면서, 여러 생각이 들긴 하더군요.

 

키우면서 들은 생각이지만, 일찍감치 애들의 성향을 파악했던 게 큰 다행이었다 싶기도 한데... 아이들은 어떤 환경과 여건 가운데서 영향을 받느냐도 있지만, 벌어진 상황과 환경가운데서 정말 자기다운 성향을 드러낼 때가 있는 거 같아요. 그것도 신중한 검증과 시간이 필요하기도 한 것 같기도 하구...

저희 아들 둘은 성향과 취향이 너무 틀린 애들이라 평범하고, 클래식컬한 사고 방식의 엄마가 둘을 따라가기 버거울 때가 많았어요.

 

울 작은 아들 James..의 바란만장한 학교 얘길 하려 사설이 길었네요.

어지간히 독특한 영혼의 소유자라, 어려서 부터 자기의 생각을 행동으로 옮기는데 주저함이 없는,  우리 나라에 있었으면, 문제아나, 학교 부적응아로 심각했었을 .....

 

어릴 때도 자기가 좋아하는  책은 마르고 닳도록 읽어서 한글을 감으로 깨치고, 학굘 들어가서 받아쓰기도 한번도 연습않고 보겠다고 우기며, 70-80점 받으면 됐다고 만족하고 좋아하는 아이였죠.

눈썰미도 빠르고, 상황 판단이 빨라, 금방금방  깨치길래 집에서 하는 숙제 공부면 족하지..싶었죠.

 

외국으로 나가서 제 학년을 낮춰서 시작하는 얘들이 많은데, 저흰 빨리 돌아올거란 생각에 하는 데 까지 하는거 보고 결정해야겠다 생각하고, 제 학년에 넣었더니, 1~2 주 만에 학교에서 얠 데려가라고 전화가 왔네요.

그 사이에도 학교 정문에서 배가 아프네, 화장실을 가고 싶네, 머리가 아프네 하며 집으로 되돌아 올 적도 많았죠.

놀라서 가봤더니, 학교 수업엘 안 들어가고 운동장에서 혼자 놀이에 빠져서 보냈던 거예요.

초 2 에 웜업도 없이 외국 얘들하고 넣어놨더니, 자기가 왜 이상한 얘들하고 같이 학굘 다녀야 하냐고, 교실 들어가긴 싫고, 집엘 가자니 엄마한테 허락될 상황은 아닌것 같고, 1~2 주를 운동장에서 혼자 놀았던 시간이 더 많았다는 거예요. 

해도 해도 이 정도의 상황까지 될 줄은... 집에 데려와 얘길 해봐도 자긴 여기가 싫고, 한국으로 돌아가겠고, 영어고, 중국어고 안해도 된단 거예요.

울 작은 아들은 적응을 하고 못하고가 아니라,  자기 앞에 상황이 자기가 결정한 게 아니라 따를 수 없단 거라...

거의 1~2년  집에서 책을 읽거나 저랑 국어, 수학 문제집을 풀고, 영어 동화 책 읽고 웍싯하고

홈스쿨링 비슷하게 하면서 상황이 이해되고, 자기 스스로 하겠다는 생각이 들 때를 기다리는 수 밖에 없었죠.

출국 하면서 사 갔던 7~800 권 되는 책들이 그 아이의 위안이자, 성장 도구가 되어줬던 거 같기도 하고....

학교 안가겠다는 날, 갔다가 여러 이유로 일찍 집에 온 날은 종일 책만 읽거나, 영어 디비디를 보며 시간을 보냈지요. 

한국 학년으로 4~5학 년 될 때까지 집에 있던 모든 책을 보고, 또 보고..., 각종 디비디를 섭렵하며 세월을 보내더니, 중학교 갈때도 되고, 혹여 학력 미달자라 외국대는 커녕 한국 대학도 못가면 어쩌나 싶어 한국 국제학교엘 보내자 아이가 많이 달라지더군요.

 

글로 쓰려니, 이리 심플하지만, 그 시간동안 남편과 저는 무수히 고민과 다툼의 시간을 보냈죠.

 양가 식구들, 주변 한국 분들 모두 얼마나 친절하게 많은 방법과 대안들을 쏟아내 놓던지요......

뭐가 옳다, 그르다, 아이를 위한 교육이 뭐냐, 가족이 함께 사는게 뭐가 중요하냐, 교육이 중요하다....

 

자기가 바라던 모국으로 돌아온 냥, 한국 얘들과 학교 셔틀 안에서 몇 번 텃세싸움에 밀리는 가  싶더니, 금세 저희 집은 작은 애 친구들로 조용할 날이 없어졌고, 못따라 가면 어쩌나 하던 한국 학과목도 쉽게 하더니, 자작 시가 당선됐다고 하고... 그렇게 싫다던 중국어를 하기 시작하더니, 완전 중국애들 처럼 수다를 떨어대고, 영어는 듣고, 말하기는 그럭저럭 하지만  문맹 수준이었는데, 토플 셤을 봐 보니 외유했던 얘들 만큼은 나오고 .....

 

다른 게 아니고 이게 기적이구나 싶었습니다.

저는 제 성품과 인내를 쥐어짜내며.. 집도 못찾아 올 타향의 어느 길가에 작은 애를 버리지 않고 델고 산 기적이라고 하고 싶었습니다.

아이는 아이대로 자기의 힘든 세월을, 7~800권 넘는 많은 이야기들 속에서 정리하며 나름 공불 했었던 것 같고....가끔 제 정신이 돌면 하는 소리가, 엄마가 자길 포기하지 않을 거란 믿음이 있었다고 하데요... -.-;;; 어~렵습니다.

남의 아들들은 좋은 환경과 지원을 쉽게도 받아먹고 엄친아들로 잘만 크던데, 난 고비마다 득도의 지경까지 가야 그 담을 보는 건지, 성찰의 시간들이길게만 느껴졌었죠.

 

그러고도 중학교 때부터 지금까지 험난한 사춘기를 찬란하고 유니끄하게 보내고 있답니다.- 그 얘기는 담에 하기로 ~~^ ^  이런 스펙타클한 소설이 없을 것 같으므로....ㅎㅎㅎ ㅠ.ㅠ

 

가수 이적 씨 어머님이 쓴 "믿는 만큼 자라는 아이들" 이란 책이 있었죠.

애들 어릴 때 읽었던 책인데... 사교육으로 엄마가 아이의 미래를 위한 스케줄을 짜지 말고, 아이의 성향을 파악해 주고, 그에 맞는 걸 찾아가게 해주고, 스스로 취하고 일어설 때까지 믿고 기다려주잔 내용이었는데...

부모는 자기가 기르는데로 아이가 커갈 꺼란 믿음은 갖지 말아야 한단 생각을 해요.

그런 아이들도 있지만, 나중에 혼란을 많이 겪죠.

물론 환경이란 것도 무시할 수 없지만, 많은 인생의 반전과 자기 발견은 많은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 속에서 자기 자신만의 조각들을 발견해 내고, 그걸 자기만의 것으로 키워가고, 사회와 공동체와 더불어 변형해 가고.... 세워 가는 것 같아요.

엄마는 아이가 이런 다양한 material 들을 어떤 주관으로 - 어떤 퍼스널리티로 - 만들어가야 하는지 기초 공사를 해주는 동역자, 상담자, 친구,....믿고 기다려 주는 사람이 되면 좋겠죠.

 

아이가 사춘기를 겪을 때, 부모는 인생 황혼기에 마지막 담금질로 "사람이 되어간다" 고 해요.

아이가 성장하면서 부모가 같이 성장한단 얘기겠죠..

전 아직 두 아들들이 사춘기를 다 끝낸 거 같지 않아서... 계속 담금질의 불도가니를 왔다갔다 합니다.  감사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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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맹이혀니맘
  • |
  • 2015-05-28 10:12
답댓글

득도하신 기분이. . .
정말 맘고생많으셨겠어요. 저라면 진짜 다 포기해버리고 한국왔을거 같아요.
엄마의 믿음이 기적을 만드셨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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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꽃향기와 함께
  • |
  • 2015-05-27 13:44
답댓글
글 잘읽고 갑니다.  믿는 만큼 성장한다..라는 말, 맘에 새기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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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charity14
  • |
  • 2015-05-27 18:54


꽃 향기와 함께 님 반갑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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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희서맘
  • |
  • 2015-05-27 13:20
답댓글

올려주신 글...너무 잘 읽었습니다^^

그 날 옆에 앉아 계시긴 했지만 일찍 가시는 바람에 넘 아쉬웠습니다..

 

아이들이 다 커서 좀 더 편하게 글을 쓰실수 있을거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사실 저도 쓰면서 초등을 졸업했으니 쓸수 있었거든요..ㅎㅎ

 

다음에 뵐때는 많은 이야기 나누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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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charity14
  • |
  • 2015-05-27 18:55


저두요~ 담에 뵐 땐 희서 맘의 노하우를 많이 들어보고 싶네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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