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커 가면서 책선택은 주로 아이가 하게 되었는데요..
작년 말쯤부터인가 아이가 책읽기의 레벨 업을 좀 부담스러워 하는 것 같아 자기 전에 30분씩 책읽어 주기를 시작했어요. 모든 일이 그렇듯이 건너띄는 날도 있고 해서 한권을 다 읽는데 꽤 오랜 시간이 걸리긴 하는데 아이의 책을 다시 펼치니 저도 재미가 있긴 하더라구요.
대신 제가 읽어주는 책은 선택권이 제게 있는거죠.
보수동 책방골목 (부산사시는 분들께 너무나 추천하고 싶은곳.......) 에서 우연히 발견한 책.
시공주니어문고를 좋아하는 아이가 로알드달 책을 고를때 제가 호기심에 집은 책이지요.

처음에 '마루밑에 사는 작아진 사람들' 이란 말을 들었을 때는 당연히 요정이나 마법같은 이야기를 떠올렸는데 일반책의 서문에 비해 상당히 긴 서문을 읽으면서 '엥?' 하게 됩니다. 서문은 길기도 길었지만 작가가 성장한 2차세계대전의 분위기를 설명하죠.
느낌이 오나요? 작가는 2차세계 대전 당시 숨어지내야 했던 사람들의 이야기를 쓰고 싶었던 거죠. 그런데도 책이 무겁거나 지루하지도 않다는게 이 책을 추천하는 이유입니다.
처음 예상과는 다르게 그들은 요정도 아니여서 아무 능력도 없지만 짧지 않은 책이 끝날 때까지 독자의 긴장감은 유지되고 그들의 천진한 일상이 재미있기까지 합니다.
이책을 읽고나니 '안네의 일기'가 읽고 싶어지지 않냐고 아이를 꼬셔 바로 읽기 시작합니다.
안네의 일기는 여러 버전이 있는데 아무래도 부담스러워 하는 아이를 고려해 아이들버전으로 골랐습니다. (역시 보수동 헌책방골목에서^^)

모든 엄마들처럼 저도 작가별 책읽기, 주제별 책읽기를 해보는게 소원이였는데.. 어느정도 흉내는 내 본거 같다는 뿌듯함을 느끼며 ㅎㅎㅎ
마지막을 2차세계대전 당시의 역사적 배경을 알아보는 책읽기로 마무리 하고 싶지만 아이가 내맘대로 되는 건 아니니깐요 ㅋㅋㅋ
그치만 저 두권의 책읽기가 아이와 저의 맘 속에 있는 한 우연을 가장한 세계사책과의 만남도 가능하리라고 기대해 봅니다.
이번에는 메리포핀스.. 아주 예전에 추천하는 글을 어디선가 보고 한번 꼭 읽게 해주고 싶었던 책. 이 역시 헌책방 골목에서 마주칩니다. 먼지가 뽀얗게 쌓여 책안쪽에 98년에 이 책을 만났다는 어느 아이의 메모가 있더군요. 드라마에서나 나올 법한 묘한 감동을 엄마만 느낍니다.

메리포핀스는 아이를 돌보는 보모이죠.
그냥 일상이야기 일 듯한 이 이야기에서는 '마법같은' 일이 벌어집니다.
그림 속으로 들어가고, 강아지와 말을 하며, 나침반만으로 뚝딱 세계여행을 하는 등의 뭐가 슝슝 나오고 변신하는 그런 마법이 아니고 동화책에서 나오는 이야기들이 모여있는 정도인데 재미있습니다. 큰 아이들이 읽는 그림없는 그림책 느낌이랄까요? ㅎㅎ
8편의 시리즈가 출간되었다는데 우리나라에는 2편까지만 번역서가 나왔죠. 아이가 이 책을 너무 사랑해 혹시 나머지 편을 영어로 읽는 일이 발생한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헛된 상상을 품는 저는 DVD를 들이밉니다.
줄리앤드류스가 나오는 뮤지컬 형식의 영화지요. (쑥몰에서 파는데 심지어 쌉니다^^ 링크 걸었시유~~)
아이는 열광합니다. 때마침 메르스 휴업이라 하루에 3-4번은 본 거 같은데....(벌써 2주는 된거 같은데 아직도 매일 봅니다)
영어가 잘 안되는 우리집 특성상 그 동안 밀려났던 피아노 뚜껑을 열더니 영화에 나오는 노래의 음을 잡고 반주를 만들고 연주를 합니다. ㅠ.ㅠ 역시 관심분야로 움직이는 건 어쩔 수 없나봐요...
책이 좀 긴데 책을 다 읽기 전에 영화를 보면 책을 읽지 않을까 걱정하시지 않아도 될거예요.
언제나 그렇 듯이 영화는 영화대로 책은 책대로입니다. 책에 훨씬 많은 이야기가 있으니깐요.
방학때 고전 책과 고전 영화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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