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억장이 무너지는것 같은 마음을 가지고 이 글을 씁니다.
오늘 튼튼영어 선생님에게 '태연이는 외우기가 안되요' '태연이가 영어를 읽을 줄 아는게 너무 방해가 되서, 튼튼영어가 원래 연상력으로 영어를 배우게 하는건데, 태연이에겐 효과가 없네요' 란 말을 들었습니다.
매주 1권씩 진도를 나갔었구요. 선생님이 방문하는 날 이외에 일주일에 두번 전화로 그주에 나갈 책을 외워서 말하기를 하고 있었답니다. 전화가 올때는 저도 모르게 아이한테 '선생님 오시는 날이니 공부하자'하고 채근을 했었나봐요. 아이가 그것에 많은 스트레스를 받았나봐요. 대놓고 반항하는 그런 아이가 아니라서.. 제가 공부하자고 할때마다 딴짓하고, 집중하지 않느 아이 때문에 저도 힘들었답니다. 고만하고 싶다고 오늘 말하길래 '니가 직접 선생님께 말씀드려라'고 했더니 전화가 오자 '선생님 저 튼튼영어 그만할래요. 끊을래요' 라고 말하네요. 제가 또 직장다니는 엄마라 전화오시는 날은 일부러 일찍 퇴근하여 공부하곤 했었는데.. 오늘 저런 말씀을 들으니 너무 실망 스럽네요.
태연인 올해 7살이 되었죠. 12월생이니 실은 이제 겨우 6살이 된 아이이구요. 아이의 성향을 알려드리자면, 24개월에 말하기도 전에 한글을 알았다죠. 말을 하면서 한글자씩 우리에게 읽는것을 알려줘 놀라움을 줬었죠. 글자를 무척 좋아하는 아이예요. 요새는 한글을 빨리 읽는것도 권장하지 않고 있지만.... 그렇지만 많은 책을 읽을 수 있다는 장점도 있구요. 어쨌든 한글에서는 그렇게 나쁘다고 생각하지 않았던 '글읽기'가 영어에서는 아이에게 이렇게 부정적으로 작용할지 몰랐어요. 영어책이 집에 몇권 있었고 - 저는 외국인이 보스라 영어를 쓰는 직업입니다만 아이에게는 영어를 어려서부턴 별로 가르치고 싶진 않아서 본격적으로 영어를 시작하게 된건 작년 가을 쑥쑥을 알면서 부터예요 - 영어를 가르쳐 주기보단 책을 보면서 아이가 이게 무슨 자냐고 물을때 예를 들어 'Car' 라고 써있으면 '카~' 라고 알려준 정도였어요. 그렇게 몇달 하고 나자 (이때 만 3세정도 되었을 때구요) 그때부턴 영어를 한자 한자 읽기 시작하더군요. 그래도 올 가을에 영어를 시작할 때만해도 이게 얼마나 안좋은것인지 몰랐었어요.
가을부터 튼튼영어를 시작했죠. 처음에는 그래도 재미있게 하더니 언젠가부터 아이가 한권을 펼쳐보고 쭉 읽어봅니다. 틀리는 발음이 없을수는 없겠죠. 그렇때 가르쳐 주면 고쳐 읽습니다. 그리고 끝입니다. 더이상 그 책이 흥밋거리가 아닌거에요. 놀때 테이프 틀어주기 많이 했죠. 그런데 아무리 틀어놔도 -아이의 그 특유의 집중력 때문에 리듬타기가 안됩니다. 외우는게 안되는거죠. ㅜㅜ 언제부터인가 튼튼영어 선생님께서 아이가 잘 읽기는 하는데 뜻을 모르는것 같다고 하시면서 뜻 말하기를 시켰어요 'Mia is picking vegetables' 무슨 뜻이니 하고 물으면 두번도 생각안합니다' 몰라요' '한국말로는 안써 있어서 모르겠어요'그냥 생각하기가 싫다는듯이 그렇게 말합니다. 그래서 제가 뜻을 알려주면 다음번에 물어도 모르고 그 다음에도 몰라요. 그리고 무엇보다 억장이 무너지는건 아이가 자기 머리를 가리키면서 이렇게 말할때예요 '잘 기억이 안나요, 모르겠어요' 자기도 답답한가봐요.
읽기를 시키면 왠만한 스토리북은 혼자서 읽는 아이가, 뜻은 아주 간단한 문장도 모르겠다는 식으로 말합니다. 저도 영어를 공부해봐서 영어는 외우기가 반이고 어떻게 보면 아무생각없이 무식하게 반복을 해야만 느는것인데 이런 아이의 모습을 보면서 너무 속이 상합니다.
나름 소신있게 해보려고 7세에 영어유치원도 보내지 않으려고 했었는데요. 지금 흔들리고 있습니다. 영어 유치원을 보내면 기본부터 배우지 않을까 싶어서요. 한글읽기는 수준이 나름 높은 편이구요. 한국말할때 어휘사용도 세련됬습니다. 제가 너무 욕심을 부렸던 걸까요. 아니면 나름 늦게 시작했지만, 그래도 너무 공부공부 하고 싶지 않아서 그냥 즐거운9?) 책읽기 로만 시작했던것이 체계가 없어서 오히려 이런 결과를 만들었던 걸까요. 아니면 아이 성향이 특이하니 (예를 들어 레고로 팽이를 만들면, 팽이만 100번을 만듭니다. 한글책도 한번 읽기 시작하면 1시간은 꼼짝도 않고 보구요.) 그러려니 하고 받아들여야 할까요.
쑥쑥맘님들에게 어떤 답을 구하려는것은 아니구요. 저 한번도 글 남긴적 없었지만, 항상 좋은 정보 얻고가고 저에겐 나름 영어교육의 어떤 이정표라고 해야하나 그런 곳인데, 오늘 너무 큰 암초에 부딪친것 같아 어찌할 바를 모르겠어서 글 남깁니다.
오늘 튼튼영어 선생님이 하신말이 계속 마음에 걸리네요. 다른 아이들은 그림을 보고 연상을 해서 외워서 말하기가 되는데 태연이는 '외우기'가 안된다고. 다른 것도 아니고 영어는 외우기가 전부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어서 청천벽력같은 말씀이었어요.. ㅜㅜ 우리 아이 이제는 어떻게 방향을 잡아야 할까요. 지금 태연이 데리고 하는것은 영어책 읽어주기와 킴앤존슨 스토리 타임 (매주 토요일 1시간), 유치원 오후반에서 하는 영어수업1시간 그리고 튼튼영어구요. 책을 읽을 때 쑥쑥맘님들은 해석을 말해주지 말라고도 하신것 같은데 저는 아이가 '한국말로도 말해주세요' 해서 영어 한문장 한글로 번역해서 한문장 이렇게 읽어 줬었어요.....
여러 선배맘님들 저 이제 어떡해야 하나요... ㅜㅜ 영어 시작한지 5개월만에 나침반도 없이 완전히 길을 잃은 느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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