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슬이는 요즘 두 언어 다 읽기 독립을 위해 훈련을 좀 하고 있습니다.
거의 똑같은 방식으로 해 보니, 정말 과정이 비슷하게 진행되길래 흥미롭게 지켜보고 있습니다.
이슬이는 소리 중심으로 하루 평균 2-3시간 엄마표 영어를 2년 반째 해 왔습니다.
두 언어를 비교한다면 듣기에 한해서 우리말이 6, 영어가 4 정도로 우리말 어휘나 표현 등이 다소 우세합니다.
유창성(말하기)으로 따지자면 우리말이 압도적인 편이죠. 일단 우리말로 한 사회생활이 5년이고 영어는 여기저기 모임을 다니긴 했지만 다 합쳐봐야 고작 며칠일테니까요. 집에서 한 생활영어는 독후활동에 불과했다고 생각합니다. 엄마가 생활영어를 익힌 경로가 아이의 그림책이었으니까요. (그림책을 많이 읽어주면서 입이 트였다고나 할까요.)
처음 읽기 독립을 시도한 건 세 돌 때였는데요. 알파벳은 비교적 쉽게 떼었답니다. 공짜 자료도 워낙 많고...
하지만 한글은, 통글자는 도저히 무리더군요. 아이가 문자를 전혀 받아 들이지 않는 두뇌였답니다. ^^
쓰기는, 그리기조차 세 돌 전엔 해 본 적이 없는 정도였으니 아예 엄두도 안 내었었구요.
[낱자]
통문자보다는 낱자로 접근하는 게 나은 아이도 있다는 견해에 따라서,
한글도 네 돌 지나서 낱자로 시작을 해 보았답니다.
'ㄱ'은 기역이라고 읽고 쓰는 법은 이렇게...
작대기에 옆으로 삐침이 있으면 'ㅏ'라고 하고 혼자 소리가 나서 홑소리라고 하며 ㅇ는 생략해도 소리가 난다고... 다소 이론적이죠? ^^
같은 기간에 알파벳도, 음가 부분을 다졌습니다. A는 대문자, a는 소문자로 /a/ 소리를 내며 이렇~게 쓴다고,
낱자와 낱자 쓰기를 동시에 진행했습니다.
한글은 연필잡고로, 알파벳은 인터넷에서 뽑은 워크시트나 알파벳 카드를 활용하구요.
[자음과 모음의 조합]
파닉스의 아주 기본적인 CVC 구조를 익혀야 하는데,
한글은 받침을 빼고 CV(자음+모음)부터 하게 됩니다. 이중모음은 빼고 일단은 단모음만...
영어도 알파벳은 음가는 다졌으니 자음과 모음 a, e, i, o, u를 결합시키면 어떻게 소리가 난다는, 파닉스의 단모음 과정에 들어가게 되었는데,
이 부분에서 한글은 자음 [ㄱ~ㅎ]과 모음 [ㅏ, ㅣ]가 있는 한글 자석을 활용하고,
영어는 걍 비트윈 보여주었답니다.
그리고 둘 다, 리더스에 해당한다고 할 수 있는 한 줄짜리 간단한 그림책 짚어 읽기를 했답니다.
엄마가 짚어주는 집중읽기라고 할 수 있겠지요.
[사이트 워드]
그 과정에서 두 언어 다, 파닉스와 상관 없이 사이트 워드에 눈뜨게 됩니다.
자주 눈에 띄는 문법 기능을 하는 단어들이죠.
한글에서는 조사 [은/는/이/가/을/를/의/에게] 동사 활용형 [~고/~면/~다] 등이죠.
영어에서는 관사 [a, the] 대명사 [I, you, he, she] 부터 전치사 [for, to, of] 등을 먼저 읽게 됩니다.
그리고 두 언어 다 그림책에 주로 쓰이는 소재인 동물 이름, 계절, 자동차, 기차 등등의 명사들을 (어쩌면 사이트 워드보다도 먼저) 읽게 되더군요.
[파닉스]
짚어읽기를 하면서 문장을 자주 접하게 되니, 상위 단계의 파닉스도 눈치를 채 갑니다.
한글에서는 받침 읽는 법, 쌍자음(ㄲ, ㅆ 등과 ㄶ, ㄻ 등의 받침)을 조금씩 익히고 있고, 영어는 CVC의 뒷부분 VC 부분을 연달아 읽는 것이나 자음 클러스터라고 하는 복자음 tr-/st-/sh/ch 등을 접하는 순서대로 읽을 수 있게 됩니다. 덩달아 돼지의 ㅙ나 다람쥐의 ㅟ 등의 한글 이중모음과 moo의 oo, now의 ow 같은 영어 이중모음도 통밥으로 읽을 수 있게 됩니다. 둘 다 읽을 때는 연음이 안 되고, 한 글자씩 딱딱 끊어 읽죠.
요 단계에서는 한글은 [ㅏ,ㅣ]만 있는 한글 자석으로 이중모음 만들기를 해 보고, 영어는 여전히 비트윈만 보여줍니다.
이슬이가 딱 여기까지 왔답니다.
아직 두 언어 다 읽은 읽기 연습책이 20권이 안 된답니다. 읽기 독립을 위해선 터무니없이 적은 양이죠.
초게에서 들려오는 소리로는, 리더스(읽기 연습책)를 아주 많~이, 천권읽기까지는 아니더라도 500권 정도를 읽히면 잘 읽게 되더라고 합니다. 글밥 많은 책도 결국엔 짧은 문장이 잔뜩 모여있는 것 뿐이니까요. 그렇다고 리더스에만 에너지를 집중시킬 수는 없으니, 리더스는 맥시멈 하루 5권만 할애하고 나머지 시간에는 영어와 우리말 모두 다양한 그림책, 중장편을 읽어 줍니다.
최근에는 우리말은 서정오의 전래동화 시리즈와 채인선의 [산골집 도깨비 와글와글]이 반응이 좋았구요.
영어는 로알드 달의 [Fantastic Mr. Fox] 열광하며 '듣고' 있습니다.
영어와 우리말이 거의 비슷한 방식과 진도로 진행되는 경우는 거의 없는 것 같아 한 번 진행기를 올려 보았습니다. 올해 목표는 둘 다 연말쯤에 저학년 문고 정도 혼자 읽는 것으로 잡고 있습니다.
쓰기는 둘 다 낱자 쓰기만 획순에 맞게 연습하다가 문장은 알아서 만들어 쓰라고 나둘 생각이구요. ^^
(주댕이로는 이야기가 술술 나오는데 쓰기로는 과연 어떨지...)
말하기 부분은 전략이 좀 필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한답니다. 일단 둘 다 책 소리내어 읽기, 연극 대사읊기, 시암송을 목록에 넣었고 또래와의 상호작용을 위해 영어는 음성 채팅을 활용해야겠다고 생각합니다. 가을 쯤에요. - 듣기/읽기 진도 비슷한 또래를 두신 맘님들, 댓글이나 쪽지 주세요. 챕터북이나 DVD 내용을 중심으로 주3회 정도 음성채팅 진행해 보자구요.
구슬이를 무릎에 두고 치려니까 글이 참내, 죽겠네요. 뭐라고 자꾸 졸라서...
요즘 반항기인 7세 아들래미랑 힘겨루기 하느라고 맘고생 좀 하다가, 일단락이 난 것 같아서 기쁜 마음에 방문했답니다. 자식과 관계가 안 좋으면 영어고 뭐고 다 실패하고 있는 것 같이 우울하다가 사이가 좋아지면 다시 모든 것이 제 궤도에 오르죠. ㅎㅎ
이번에 깨달은 것은, 자율성은 정말 길러주기 어렵다는 것이었어요.
아마 스스로 공부하는 습관도 같은 맥락이겠죠. 지금 합의한 부분은, 아침에 일어나 잔소리 듣기 전에 씻고 옷입고 나갈 준비 하는 거랑 나갔다 들어와서 옷 벗어 놓고 씻는 거, 자기 빨래 자기가 너는 거, 이불 펴는 거, 장난감, 책 정리해 두는 거, 양치질 정도를 알아서 하기로 했답니다. 편식은 '굶겨서^^' 해결하구요. 밥상을 차려 놓으면 뭔 말이 그래 많은지, 두 끼를 굶겨서 쏙 들어가게 만들었답니다. 딱히 제 요리 솜씨 탓은 아닌게 ^^;; 어제 샐러드바 부페에 데려가서 니 좋은 것만 골라 먹으라고 했는데도 안 ㅊ먹더라구요. 무신 껍질 까는 외래 과일 하나 하고 에이드하고 아이스크림만 깔짝대길래... 걍 밑에 마트 내려가서 바나나 한 송이 나눠 먹이고 집에 와서 국에 밥 말아 퍼먹여 줬어요. 엄마가 끓여준 오뎅국이 최고라나... (피 같은 외식비 ㅠ_ㅠ)
엄마표고 육아고, 엄니들 다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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