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의 여름이 시작되던 그 어느날..
덤벙대고 실수를 해도 나름 사고력문제들을 술술 풀어대는 아이의 수학에 문제가 있는거라고는 생각해본적 없는 제게 아주 큰 고민이 다가왔습니다.
연산...
엄마가 수포자로 나름 유치원때부터 수학의 기초를 다지기위해 노력했다고 생각하는바.
눈이 빠른 여자아이. 문제푸는 속도가 유난히 빠르고, 책읽는 속도가 빨랐던지라 수학도 빨리 풀어버리는 데 어려워보이는 문제도 곧잘 풀던아이.
그런데 그 속도가 발목을 잡았다는걸...
두자리 곱하기 두자리에서 알게되었습니다.
그전에는 학교수학정도는 ...이라고 생각했는데 그 학교수학을 백점맞기가 두번에 한번 꼴이니 쉽지 않았지요. 왜 그런걸까.. 분명 다 맞을 수 있는 문제니까 그냥 실수야...라고 넘기기엔 실수도 실력..이란 말이 자꾸 생각나더라구요.
찬찬히 아이의 수학공부를 보았어요. 문제를 빨리 풀다보니 점점 더 많은 양의 문제를 제가 주고 있더라구요. 아이는 더 빨리 더 빨리 풀어야 놀 수 있으니 글씨는 점점 엉망이 되었구요.
물론 연산보다는 사고력, 심화문제들을 많이 풀었어요.
연산도 더하기 빼기, 곱하기 나누기를 다섯문제 정도씩 매일 풀었구요.
그러다가 자꾸 실수하는 아이와 씨름하기를 여러날.
글씨는 엉망에 문제는 눈으로 읽고 계산도 눈으로 하고...많이 풀고 정답률이 높다고 안심한게 탈이었지요.
그동안의 공부방법을 다 바꾸었어요.
일단 숫자 알아보게 쓰기. 손에 힘이 없는듯하여 필기 연필을 미술용으로 다 바꾸어 주었어요. 조금 나아지는것 같더니 아주 더디게 좋아집니다. 지금은 그나마 용된편인데도 어쩔땐 막 다 지우고 싶어요. 그동안 그렇게 연습이 되었으니 뭐라 할 탓이 없습니다. 그냥 천천히 예쁘게 -알아볼수 있다는 뜻이지요 -쓰도록 한마디씩 하는 수 밖에 없었습니다. 사오개월쯤되니 스스로도 신경을 쓰네요.
두번째 문제에 표시하기. 이미 문제가 눈에 들어와 있는 아이는 문제를 다 풀고 밑줄을 치곤했어요. 엄마가 하라니까 하긴 해야겠고, 하기는 싫고. 지금도 문제에 밑줄치라는 말이 입에 붙었습니다.
이 문제가 뭘 너에게 묻고있니? 가 제가 주로 쓰는 멘트예요..어흐흑...지겨워요...그만 하고 싶습니다...언제 그만하게 될지는 아무도 몰라요...
그래도 예전보다는 조금씩 나아지고 있어요. 희망이 없지는 않습니다. 어쩔땐 스스로 중얼거려요. 문제에 동그라미..뭐 이러면서..
아..문제집 풀때 맨 위에 문제에 동그라미 라고 쓰고 연습한적도 많아요. 이젠 그정도는 아니예요. 벌써 사개월쯤 된거 같네요...아주 느리지만 조금씩은 달라져요. 그게 아이들의 놀라운 점이죠.
어른들은 아무리 해도 달라지질 않으니까...^^
여름방학이 지나고는 많이 좋아진듯했어요.
그런데 그러는 동안 두자리 두자리 학교진도를 나가네요.
할 줄은 아는 상태였기때문에 괜찮을 거라 생각했는데 이게 아닌 거예요.
할 수 있는데 자꾸 틀려요. 엄마가 걱정했다 화가났다 하네요.
아이도 자꾸 틀리니까 짜증이 나나봐요.
자리수를 맞추고, 여러 받아올림을 하고, 쉽지는 않겠지요. 눈이 빠르고 손이 빠른 아이들은 더 그래요. 막 곱하고 눈으로 올리고 난리 부르스를 춥디다...
제가 그때 눈이 확 뒤집어 졌어요...
이번에 못잡으면 수학 놓겠다 싶은 무식한 생각이 들더라구요.
결국 다 접고 두자리 곱하기 두자리에 매진합니다.
아무리 해도 안되요... 멀쩡히 풀다가 틀려요. 아는건지 모르는건지 모를정도로 헷갈리는 상황이 됩니다. 안다고 하기엔 찝찝하고 모른다고 하기엔 열두문제정도에 한문제정도만 틀려요..아..정말 어려워요...
그렇게 뜨거운 날 시작된 둘곱둘은 추워서 내복을 꺼내 입을 때가 되니 마감이 되었어요.
한달정도는 모을 수 있는 모든 문제집을 다 모아서 하루에 백문제 가까이 풀었어요.끽해야 열문제정도 풀던애한테 이건 정말 모진 맘을 먹지 않으면 못할 짓이예요.
진짜 이러다 곱하기하다 죽겠다 싶을 정도만큼 했을때 신기하게 안틀려요.
그게 내 아이의 임계량이 었던가 싶어요.
그때 생각이 들었어요.
아이는 7살때 더해서 5를 만드는 숫자 연습부터 시작해서 네자리 더하기 네자리, 세자리 빼기 세자리를 안틀리고 쓱쓱하게되기까지 4년이 걸렸어요. 이건 안틀려요. 안틀린다는 말은 전혀 안틀린다는 말이예요.이렇게 해도 안틀리고 저렇게 해도 안틀린다는 얘기예요.
곱하기는 겨우 이학년때 시작했으니 이년차밖에 안되었는데, 푸는 양이 너무 적었더건가봐요.
무식하게 백문제씩 주말빼고 한달이니 아마 이천문제 정도 되었을 거예요. 이천문제를 열문제씩 나누면 이백일인데 그냥 이백일 꾸준히 했으면 되었을것을..무슨 배짱으로 연습도 안시키고 애만 고생시켰나 싶어요. 지금은 둘곱둘은 안틀려요. 그 생고생을 하고 얻은것은 있어요.
매일 꾸준히 하는것. 그리고 그 양을 채워야하는것은 영어나 수학이나 마찬가지라는것.
아마 시간이 지나서 천천히 열문제씩 해도 되는 거였으면 그 후엔 잘 하게 되었을 거예요.
그런데 학교 진도에 맞추자니 맘은 바쁘고...
지금은 둘곱둘이 잘 되어 셋곱둘을 해요. 하루에 열여덞문제 가량, 슬슬 풀어요.
백문제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지요. 처음이라 그런지 힘들어해서 여섯문제씩 세번으로 나누어 풀어요. 그렇게해도 될거라는 생각이 들어요. 지금은^^ 4학년이 되어서 곱셈단원이 되기전에 이 과정이 해결나길 바랄 뿐이예요. 물론 방학에는 지금보단 조금 더 풀거예요. 그래야 할거 같아요.
겨우 곱하기 에서 이 난리 부르스를 추고있는데 우짤까..싶기도 하지만, 이렇게 용기낼 수 있는건, 할 수 있다는걸 알게 되었기 때문일 거예요.
빨리 푸는 연습도 습관을 나쁘게 해주었지, 아주 소용없는 짓은 아니었어요. 숫자 바르게 쓰고, 문제 읽는 연습이 조금씩 되니 예전에 하던 속도도 다시 붙고 있어요.
7살때부터 중요하게 생각했던 사고력문제도 다시 풀고있어요. 곱하기만 지겹게 하다보니 너무 재미있어해요 ㅎㅎ
곱셈이 잘 되면 같은 학년의 나눗셈은 더 쉬워져요. 두자리 곱하기를 하는데 나누기는 두자리 한자리니까... 많아야 세자리 한자리니까 쉽다고 느껴요. 쉬운걸 잘하게되니까 자기가 나눗셈을 엄청 잘한다고 생각해요^^ 자신감도 얻었으니 좋으네요.
나누기를 좋아해서 그런지 분수는 아주 쉬워요. 다들 어렵다는데 쉽다고 생각해주니 고마울 뿐이죠.
곱하기 문제를 풀리다가 분수문제를 주면 고마워해요^^
이제 복병은 마지막 단원 이네요.
꼼꼼히 세는게 세상에서 제일 어려운 우리딸에겐 가장 어려운 표와 그래프가 남았네요.
그래도 이번 학년 땀 삐질삐질 흘리고 서로 힘들어가면서 얻은게 있으니 한번 기대해 보는걸로.
참! 얼마전에 어디 다녀오는 차안에서 사과했어요.딸에게.
둘곱둘 할때 엄마가 너무 몰아부쳐서 미안했어~ 근데 엄마도 그땐 좀 마음이 그랬네. 뻔하게 보이는데 자꾸 실수 하니까. 게다가 시험도 봐야하고, 해결은 안나고 그랬으니까.. 셋둘은 천천히 4학년올라갈때까지 연습하자...
우리딸이 4학년!!!!이라고 외쳤지만 저는 쿨하게 운전이나 하고있었지요.어차피 우리의 연습은 계속될거니까^^
현재. 아침마다 넷넷더하기 셋셋빼기 기적의 계산법 2학년과정 각각 한줄-한페이지가 아닙니다. 한줄이요.^^ 요 책은 늦게 시작해서 지금 아직 하고 있어요.
셋곱둘 열여덟문제. 기적 3학년용 한페이지랑 엄마가 내주는 문제 여섯문제.
셋 하나 나누기 기적 3학년용 한페이지 하고있어요.
물론 학교 문제집에서 연산파트가 나오면 합니다. 지금은 무게와 들이를 하는데 천단위 계산이 자유롭지 않으면 하기 힘든거 같아요. 이건 연습이 되어있어서 좀 편하게 가고있어요.
문제집은 쎈 합니다.-쎈은 문제가 진~~짜 많네요. 서술형도 많고. 답칸은 좁아 힘이든데 적응하면 문제는 깔끔하고 좋은거 같아요. 서술형은 아예 노트를 주고 풀려요. 그러면 글씨도 예쁘고 답도 잘 맞아요.
사고력은 문해길 하루에 한문제씩 하고있어요. 시간은 그리 걸리지 않아요. 한문제씩 언제 다하나 하는데 저희는 사고력은 그냥 매일 한문제씩 풀다가 학년 넘어간면 다음거 풀어요. 그래도 주말빼고 넉잡아 삼백문제는 푸는 거니까^^
재능에서 나온 사고력학습지가 있는데 이건 수학이라기 보다는 종합? 이런거인데 네살쯤부터 계속 해온거 같아요. 1월에 졸업합니다^^
문제 안!!읽는 연습이 너무 잘 되어있어서!!
문제 읽으라고 문제가 길게나오는 최상위 살짝 풀려요.
이건 둘곱둘 해결나고 사서 학교진도 나가버린 원까지는 텅 비어있고-그냥 버릴 생각이예요. 다하다간 애 잡을 거 같아서.- 삼단계는 겨울방학용으로 나두고, 첫번.두번째 단계만 하루에 한페이지씩 학교진도맞춰 풀어요.
이제 삼곱둘은 삼주하고 일주쉬고 삼주하고 일주쉬면서 하기로 했어요. 지나가 힘들어할까봐.
자..이러고 있으니 영어는 어느새 어디론가 가버린 한학기 였습니다.
읽기방에 숙제나 겨우겨우 내면서 버티고 있었어요.
그래서 이제 대강 자리잡은 수학은 이대로 진행하면서 이번 겨울방학은 영어를 자리잡아 볼까 해요.
사실 막막했던 여름보다는 기대가 좀 있어요^^
영어는 늘 수학보다 수월하게 받아들이는 편이었거든요. 울집이 특히나..
항상 집중해야하니 늘 들리던 씨디 소리도 조용했어요. 몇달동안.
이제 슬슬 돌리고 있어요. 오랜만에 집에 영어씨디가 요란하니 살아있는 집 같습니다.
수학은 계속계속 가도 빛이 들지 않는 골목길 같았는데, 지금은 랜턴 하나 손에 들고 있는거 같아요.
그러니 이제 꾸준히 갈거예요.
울집은 꾸준한거 하나는 알아주는 집이니까.
그러라고 시간 다 비워주는지 지나도 알고 있으니까.
다시는 애랑 이런식으로 시간 보내고 싶지 않아요...힘들었어요...
그래서 그냥 우리식으로 천천히 끈질기게 가려구요.
그러다보면 어딘가 도착하는 곳도 있겠지요. 그러라고 길이라는게 있는거겠지요^^
백날 천날 가기만해야하는 길이라면 힘들어서 어찌가요.
한고개 넘고, 잠깐 쉬고 그러면서 갈라요.
그러면서 갈 수 있는 만큼만 갈라구요. 이제 다시는 지나눈에서 눈물빼면서 수학공부 하지 않을래요. 서로 웃으면서 할꺼예요. 그럴수 있을만큼 지나도 단단해지고, 저도 단단해 졌어요.
그게 아마 올해에 얻은 가장 큰 수확인거 같아요. 그래야만해요.
그러느라 버려진 책읽는 시간과 영어를 즐기면서 배울 이 황금같은 시간들이 아까워서 라도요.
별거아니라 도움될거같지 않은 방황기였습니다. 그래도 이렇게 정리하니 아무것도 안남은건 아니네요^^
제가 방황할때 이렇게 저렇게 많은 말씀들과 도움들이 있었어요. 결국 그것들을 정리하고 방법을 정하고 실행에 옮기는건 제 몫이었지요. 이건 우리집의 방법일 뿐이예요. 아이도 다르고 집들마다 상황도 다 다르잖아요. 그러니 그냥 그 집은 이렇게해서 마음의 평화를 찾았다더라... 정도로 생각하시고 각자 자신의 방법을 찾아보는 길고 긴 시간을 가져보는게 어떨까...합니다.
그 각자의 길에서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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