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세 여자 아이 엄마입니다.
경제적인 이유로 영유 안 보내고 집에서 여유롭게 조금씩 하고 있는데
얼마 전 영유 2년차 아이도 우리 아이보다 말을 잘 못 한다는 것을 알게되었어요.
물론 영유 나름이겠지만요.
그래서 자랑겸 그동안 돈 별로 안 쓰고 아이를 어떻게 키워왔는지 알려드리려고요.
1.방관
제가 원래 교육에는 관심이 없었습니다.
단지, 아이가 겨우 앉을 무렵 그냥 한글 동화책 그림이 맘에 안 들어서
노부영 3권만 사서 줄창 읽어주고 들려주고
( 책 이해도 못 할 나이에 많이 사주는 게 아깝다는 생각이었습니다.)
재택 근무 하느라 하루종일 영어 DVD만 틀어대니
돌 무렵엔 알파벳을 원어민 발음으로 읽더라구요.
그 무렵 천재라고 착각했었는데
알고보니 웬만한 아기들 디비디만 보여주면 혼자서 돌~ 두 돌이면 알파벳을 다 읽습디다. ㅋㅋㅋ
두 돌 지나 아이를 데리고 친구와 밥을 먹고 있는데
혼자 손가락으로 세모, 네모를 만들며 triangle! rectangle! 하고 노는 모습을 보고
발음도 좋고 영어로만 논다고 놀라더군요.
그래도 여전히 교육엔 신경 안 썼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아이가 공주 놀이를 하며 영어로 뮤지컬을 하더군요.
온갖 디비디에 나오는 공주가 영어만 하니 공주가 되려면 영어를 써야된다고 생각했던 모양입니다.
그러고는 절더러 영어로만 말하라고 합디다. ㅡㅡ;
2. 튼튼 영어를 시작하다
아이에게 절대 공부에 대한 스트레스를 주기 싫었지만
아이가 절실히 영어를 하고싶어하니 3돌 지난 작년 이맘때 좋다고 소문난 튼튼 영어를 시작했습니다.
18권이 한꺼번에 오니 아이가 너무 신나서 계속 읽어달라고 가져오더군요.
부끄러운 이야기지만 그렇게 많은 책을 사준건 처음이었습니다.
제가 읽어줄 수 있는 시간은 일과를 마친 밤 10시
매일 한 번씩만 읽어줬습니다.
그리고 비싼 돈 주고 샀으니 cd도 열심히 들려줬죠.
(카세트는 너무 전근대적이라는 생각과 함께 같은 책만 줄창 나오는 게 듣기 싫어서 엄마의 이기적인 생각으로 그냥 총정리로 모아놓은 cd만 들려줬습니다.)
1주일 지나니 쉬운 책들은 줄줄 외우더군요
외울뿐 아니라 거기에 나오는 단어를 엮어 "Mom, Daddy sleeping, go, wake up!"하고
나름대로 영작을 하더군요.
그렇지만 2단계를 조금 진행하다가 튼튼은 그만 뒀습니다.
선생 발음이 심하게 이상하고 틀린 영어로 이야기 하니 제가 듣기도 싫었고
아이에게 오히려 해가 되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감기 걸렸니? 를 "Do you have a cold?"라고 하질 않나
She is go 라고 하질 않나
lion을 "롸~~이온", shirt를 "셔리"라 발음하니 아이가 전혀 못 알아 들었습니다.
선생한테 계속 들으면 얻는 것은 없이 책에 낙서만 해대니 중고로 팔기만 힘들어지겠다는 생각에
당장 못 오게 하고 그냥 엄마표로 3단계까지 했습니다.
아직도 저는 아이에게 참 돈을 안 쓰고 교육시키고 싶어합니다.
4단계를 나가지 않은 이유는 단계가 올라갈수록 중고를 팔기가 힘들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입니다.
3.교포 영어와 엄마표 노부영
대신 교포를 일주일에 두 번 불러 한 시간씩 같이 놀게 했고
튼튼 영어를 끊은 이후 대여 사이트를 통해 노부영 베오영 등 cd가 있는 쉬운 책들을 대여하여 계속 저녁마다 읽어주고 흘려듣기를 시켰습니다.
아이가 잘 따라와주니 저도 좀 노력해야겠다는 생각에
작년 이맘때부터 음악 듣기 안 하고 혼자 운전하고 있는 시간에도 아이 cd를 듣습니다.
교포 영어는 작년 6월부터 시작해서 계속 하고 있는데
아는 말은 영어로 하고 때로는 영어 옹알이?로 떼울 때도 있지만
옹알이 단계를 거쳐야만 원어민 발음이 나온다는 누군가의 댓글을 보니 정말 그런 것 같습니다.
옹알이로 떠들고 있으면 잘 모르는 사람은 아이가 영어를 하는줄 알 정도로 진짜
영어권 아기 같고 디비디에서 나오는 말을 거의 똑같이 잘 따라합니다.
그리고 가족간 대화를 가끔 영어로 합니다.
아주 짧은 영어이고 어떨 때는 단어로 밖에 대답 못 하거나
틀린 문장으로 말해버려 얼른 다시 고쳐 말하는 경우도 허다하지만
아이에게 큰 도움이 되는 것 같습니다.
지금 돌이켜 생각해보면
어릴때부터 영어로만 디비디를 보여준 것 때문에 아이가 영어를 좋아하게 되었고
영어책을 먼저 접하게 해줬기 때문에 한글 책을 굳이 고집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그리고 엄청난 돈 쏟아부어 영유를 보내지 않아도
어렸을때부터 적절한 노출이 있으면 얼마든지 영어를 잘 할 수 있다는 희망을 드리기 위해 글을 올렸습니다.
교포 선생 소개해달라는 댓글은 사양하겠습니다.
소개하기 싫어서가 아니라 지금 저도 새 선생을 구하고 있거든요.
원어민 수준이면서 싼 값에 아이와도 잘 놀아주는 사람은 정말 구하기 힘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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