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케한 공기에 뒤를 돌아보니, 퐈이아!
시꺼먼 연기가 오븐에서 폭포가 뒤집어 진 것 마냥 솟아오르고 있었어요.
퐈이아!
드디어 저도 불지른 아줌마가 된거에요.
학교간식을 먹어야한대서 아침부터 마늘빵에 도전하다가 그만...!
일주일전의 저를 반성합니다.
주말에만 하기로 약속한 게임을 제가 집만 비우면 둘째가 귀신같이 하고 있더라구요. 아이고, 빵에서 아이패드 맛이납니다. 적당히 매케하고 칼칼해서 맥시칸 맛이 궁금해질 때 드시는 것도 추천합니다. 에피타이저로 연기를 마신 것은 그리 도움이 되지 않으니 환기를 재빠르게!
오븐에 녹아내린 패드커버를 닦아내며 일러스트나 포토샵에 있는 '언두'(했던짓 되돌리기 기능)이 그립습니다.
빵은 그 어느때보다도 맛있게 구워졌어요.
요즘 산에 불이 심심지않게 나지요?
무심코일부러 버린 패트병이 돋보기 효과를 내어서도, 자연일 수도 있다지만 사실 아이들의 불장난일 경우가 많다지요.
열려있었던 부엌문에 감사합니다.
잠겨버린 목구멍에 감사합니다.
매케함에도 감사를 드립니다.
안그랬음 저는 집태워먹은 아줌마가 될 뻔 했어요.
이제 알멩이만 남은 패드를 어떻게 언두시켜야할지 모르겠습니다. 사건의 전말은 아이패드를 장농속에도 숨겨보고, 침대밑에도 숨겨보고, 책꽂이 사이에도 책처럼 변신시켜보고, 싱크대에도 넣어놓다가 아이가 이리저리 찾아내는 셜록같은 능력이 있음을 발견하고 여유있게 오븐에 숨겨놓고 지낸 것이었습니다.
너도 잃어버리고 나도 잊어버린 미제의 사건.
열선에 붙어버린 커버조각들을 닦아내면서 비용발생의 한도를 잡아봅니다. 오븐을 버리면 10만원. 패드커버를 다시사면..월만가? 우선 오븐이 닦이는지 확인하다가 노래가 떠오릅니다.
아이 해브어 칼 아이해브 어 휴지! 아! 휴지 ~칼!
됩니다.
먼저 구운 빵은 사건을 은닉하며 분노의 칼을 갈아야하는 저의 몫이고,두번째 것은 아이의 간식입니다.
저희집 소식은 어찌 전할지 모르겠습니다.
왜냐면...저보다 더 어렵고 힘든 생활을 하시는 분들도
많으니까요.
나에게, 우리집에 너무 큰 일이지만, 자연의 하나이고 자연으로 돌아가는 순서인 것 같습니다. 저희 아버지는 마지막 단계에 와 있습니다. 모두 그런 것처럼 저희도 그렇습니다.
부러 마음 써주셔서 감사합니다. 기도도 감사합니다.
불낸 오늘이 있는 것처럼 내일은 또 그냥 화창할 거에요.
피에스. 아침부터 말하면 하루종일 기분이 안좋다 일번!
아침부터 말하면 조금이라도 웃을 수 있다 이번!
과연 남편에게 어떻게 알리는 것이 좋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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